헬로우 블랙잭 5
슈호 사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헬로우 블랙잭, 조금의 눈치가 있다면 몇 장을 넘기고 나서 이 작품의 스토리를 파악할 수가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스토리는 플롯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잘 아시는 이야기, 잘난체 하면....
 포스터라는 사람이 이런 식의 말을 했습니다.
 왕이 죽었다 그리고 왕비이 죽었다 (스토리; 시간 흐름)
 왕이 죽었다. 이로인해 왕비가 너무 슬퍼서 죽었다(플롯; 인과관계)

 저는 플롯은 상당히 중시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무렇게나 이 세상에 내더져서 바람이 부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분명한 인과 관계에 놓여져 있다는 점이죠. 하지만 아직 전생까지 인과 관계를 설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숨쉬는 시간만 한정하여...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고사성어가 교토삼굴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튼 헬로우 블랙잭을 몇 장 넘기면 금방 이 스토리를 알 수가 있습니다.


내용의 흐름을 암시하는 장면

이 작품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지은이의 가치관이 너무 많이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조금 넘치는 듯 한데... 하지만 사람에 대한 사랑이기에!! 그리고 일본의 의료 현실을 보면서 우리의 거울로 삼을 수가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줍니다.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이 어떠한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논의를 시작하여 봄이 어떨가 합니다.

이러한 장점이, 만화라는 작품에서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게 하는 점이 있습니다. 예술 작품이라는 것은 무슨 목적 의식이 투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과하게, '내 말을 듣어라'라는 투의 표현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수잔손택이 말했듯이 "철저히 억제된 정념(126쪽)"[해석에 반대한다]을 통해 스스로를 가장 낯추고, 정확성과 객관성을 함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이미 진부한 박영희와 김기진의 내용형식 논쟁을 통해 무엇이 먼저인가는 생각해 볼 수가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은 주인공은 착하다. 그리고 주인공과 생각을 같이 하는 몇 몇 사람이 보이지만 그밖의 인물들은 모두 나쁜놈들이라는 인식이 깔려가 있습니다.  1권에서는 일본 의료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꿈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사회에 나가 좌절되는가 그들은 왜 꿈을 버렸는가에 대한 인간적인 탐구는 미약하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어떻게 구속당하는가?
 
참고적으로 아래의 장면은 제1외과의 시라토리 다카히사와 주인공과의 설전입니다. 내일모레 저세상을 향하는 분을 두고 과연 어떻게 할 것인라고 열띤 의견을 주고 받는 모습입니다. 
 

 "제1외과의 시라토리 다카히사"라는 인물이 지닌 의미는 주인공의 인간적인 감정에 의해 지워져버린다. 이러한 주인공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목적의식적 글쓰기로 비춰져 안타까움을 더하는 것이다. 예술 작품은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은이의 맹목적 보여주기씩의 나열은 제 입맛과는 틀립니다.

하지만 ㉿해원㉿에서 그에게 반해 버린 난, 콩깍지가 씌여서 끝까지 다 읽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5권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음편을 기대해봅니다.


중언부언 : 하나마나한 소리 하나, 지은이의 두 작품을 읽고 느끼는 점은 사람을 동등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해원이라는 먼저 작품에서 보여준-바다 건너 사람이 밀항을 통해 일본으로 들어오다가 배가 침몰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주인공이 나타나 만화 전편에 흐르는 굳은 의지 "꼭 살려낸다", 이 집념을 통해 선(線)에 놓인 사람을 구해낸다. 밀항을 통해 들어오려는 바다 건너 사람은 조금의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뜻뜻하게 그를 바라본다. 내가 보는 지은이의 눈은.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라는 느낌. 이 느낌은 헬로우 블랙잭에 옮겨 져서도 빗나가지가 않는다. 돈에 의해 움직이는 의사가 아닌, 마음에 움직이는 의사. 그는 사람을 고치는 기술을 가진 것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인술을 가진 사람인 것입니다.

하나마나한 소리 둘, [여자들이 의사의 부당의료에 속고있다]라는 작품은 여자들이 의사들에게 해부당하고 마는 아픈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면, 이 작품은 (일본이라는 나라이지만) 그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의사들과 환자들이 겪는 인물 의료체계의 구조적인 폐해를 드러낸 작품입니다. 물론 모든 것은 정부의 지도력 부재라고 어벌무리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지은이이의 시선은 간간히 여기에 머문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둘 다 가슴아픈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해 봅니다.

하나마한소리 셋, 의사들은 제약회사와 야합을 했을 지도 모른다. 아직 극복하지 못한 암! 우리는 암을 치료하기 위해 환자들은 또다른 마루타로 만들어 항암제를 투여한다. 물론 살아날 가능성은 하늘 만이 알고 있을 뿐. 설령 운이 좋아 살아나게 되는 경우가 발생을 하며 제약회사는 임상실험을 공짜로 하고 특허를 얻어서 막대한 이윤을 챙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의사들은 제약회사와의 야합을 통해 뒷돈을 받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암에 걸리게 되면, 돈이 없어 치료를 하지 못하고 병원 밖에서 죽어갈 뿐... 제약회사가 사람을 살리기 위한 임상실험을 한다면 도장 하나를 받아야 한다. 환자들은 요구해야 한다. 내 몸이 실험체가 되어 불치의 병을 낳게 하는데 도움이 될 테니, 이로 인해 제약회사와 의사들은 특혜나 부당이득을 취하지 말고 가난하고 힘든 사람을 위해 약을 쓰도록... 물론 이것은 나의 어설픈 기대치이자 측은지심으로 무장한 오만함입니다.

하나마한소리 넷, 과연 끝을 어떻게 맺을것인지 계속 읽어나가겠습니다.

하나마한소리 다섯,  그림을 클릭하면 더 가까이에서 볼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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