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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제국 - 서양인의 마음속에 비친 중국 ㅣ 이산의 책 13
조너선 D. 스펜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이산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한동안 비단길에 탐닉하여 이 책 저 책 읽다 보니, 몇 권이 겹쳐지곤 했는데... 그 연장 선사엥서 나는 이런 생각을 꿈꾸었다.
'비단길에 이슬람의 장악이 없었다면, 폴로씨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았다면... 콜롬부스가 책을 안읽었다면.....'
역사는 되돌아보면 인과론적, 당위론적 흐름에 놓이며, 쉬이 그 흐름을 재구성할 수 있다. 비단길, 비단에 대한 환상은... 어떠한 꿈과 믿음 앞에서 장애물(이슬람)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네들은 또 다른 방법으로 길을 찾고 있었으며, 그 길을 구했기에... 하지만 그 꿈과 믿음이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아닌 약탈과 침략에 의한 하부구조에서 성립되었다는 점에서 중세 서양의 가치관은 세리카(중국)의 높은 도덕 혹은 법률에 믿치지 못했다.
이는 서양의 원류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이라며 숭고한 인류애적 가치를 포장하지만, 중세에 닥쳐 현대의 기틀을 갖춘 원천은 비도덕적, 야만적 행위에 따른 폭력에 기초한다.
서양의 고대 그리스로마라 말할 적에 -그 의미는 특별히 한정적, 지엽적 의미를 갖추어야 하지, 일반화 되었으는 절대 옳지 못하다.
책을 -[칸의 제국]이라 하길래, 원나라로 한정하는 줄 알고 조심스러웠는데.. 상당히 포괄적인 시선을 두고 있다. 첫장이 마르코폴로에서 근대 아편전쟁으로 이어지는 시대까지 추스르고 있으며, 그네들의 시선은 모험가에서 성직자, 현실주의자(-총체적 세계관의 부실을 보여주고 있으며)와 계몽주의자들의 시선(-그네들은 중국에서 오래된 미래를 꿈꾸곤 했다), 여성들의 일기나 편지등은 중국의 실존적 모습과 이방인으로서의 그네들을 슬픈 삶을 읽을 수 있었다.
며 칠 동안 즐거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칸의 나라'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스스로의 물음을 물을 수 있어 행복했다. 가까이 있기에, 혹은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의한 타자의 강요된 억압으로 인해 나는 왜곡된 시선을 한동안 갖고 있었음을 여기에 적는다.
모르는 것을 인지한다는 것은 무한한 지식이 놓여져 있으며, 이를 공부해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스스로 모른다는 것을 모르고 있으면 굳이 공부할 필요가 없으니, 시간이 많이 주어지리라. 나는 한동안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왔듯이 조금 더 쫓아야 할 듯 하다.
덧붙이자면, 우직하게 출판을 하고 있는 이곳에 감사함을 전한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으니... 지금 읽고 있는 [세계의 역사]도 좋고, 전에 읽은 [로마에서 중국까지]나 [강희제] [옹정제] [실크로드 이야기] 등등이 참 좋다. 다른 책도 손을 잡아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