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역사
크리스토프 르페뷔르 지음, 강주헌 옮김 / 효형출판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제가 생각하는 역사는, 적어도 시공간 속에 숙성이 되어 우리앞에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이런 면에서 단재의 "'我와 非我의 투쟁' 이 시간부터 발전하여 공간부터 확대하는 심적 활동의 기록"이라는 정의는 명확하다고 봅니다. 즉 단재가 지니는 원초적 세계관의 한계-일제시대라는 정신적 육체적 압박과 학문의 연속성상에 벗어날 수 없는 사고의 틀-를 지닌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제는 이 보다 더 낳은 의미를 지니는 "역사"에 대한 정의를 접하지 못했습니다. '아와 비아'의 단순함이 아닌 '시간과 공간을 아우러는 심적활동'의 투쟁을 역사라 하였습니다.

그는 어느 것이라도 너무 쉽게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비판적인 성찰을 통해, 아와 비아의 투쟁을 한 다음에 문(門)을 열었습니다. 항상 열린 자세가 있지만, 스스로 계속적인 성찰을 통한 의지는 더 낳은 앎으로 향해가는 진리적 도구라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아와 비아의 투쟁은 한 사람의 개인적 성찰일 수 밖에 없는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분명, 단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역사 속의 일부분, 주체자로서 인식하기에 그의 사고관이 역사관이 됩니다. 다시 원론으로 돌아와서, 그의 내면적 아와 비아의 투쟁이 공간적으로는 사회에 울리고, 시간적으로는 역사적 기록이 되어 하나의 "역사관"이 됩니다.

여기서 다른 문제, 개인적 성찰이 아닌 문화나 사회의 조류 등은 어떻게 볼 것인가? 저는 단재의 역사관에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와 비아의 계속적인 투쟁은 한 곳에 머무르게 하지않고 굽이굽이 물결쳐 흐르는 강물처럼, 긴 역사를 만들어 냅니다.

--------------------

하지만 카페의 역사는 이러한 의미 전달에는 상당히 미약하게 보입니다. 카페의 역사라는 의미 전달의 목적을 지니는 책인가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단호히 말 합니다. 카페가 존재하는 나라가 유독 프랑스라는 한 나라에 그치는 것이 아닐텐데 지은이의 눈은 여기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자기만의 명확한 역사관이 있는가에 대해서도 상당히 의구심이 듭니다. 일화성(性) 위주의 이야기는 깊이 있는 성찰이나 탐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소설에 비쳐진 장면을 군데군데 불러오고 있습니다. 사진을 잘 찍는 사진사인지는 몰라도, 역사적 사료를 세밀하게 모아서 정렬하는 편집은 없습니다. 카페의 역사를 말하면서 현재의 사진은 나열하는 것은 상당히 편협하며 무슨 의미를 지니는 궁금합니다.


카페라는 생소한-서기 1644년 터키에 온 배가 일확천금의 부를 가져다 주지 못하고, 1672년 파스칼이라는 사람이 파리의 두 곳, 생제르맹 광장과 케 드 레콜에 커피 전문점을 열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는 구체적인 사건이 서술되지 못하고 있다. 분명 아와 비아의 투쟁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 이 관계는 무척 중요합니다. 1664년의 커피가 들어온 마르세유의 공기가 어떠했으며, 사람들은 왜 외면을 했는가? 30여년이 다 되어서 커피 전문점이 들어설 수 있었던 배경과 그 사이에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 중에 의미를 지니는 일화 등등은 놓칠 수 없는 재미와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지만 지은이는 이러한 추적을 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근 300여년이 넘는 동안 카페와 우리 삶과의 관계를 추적하는 것도 남다른 의미를 지닐 것입니다. 다만 책의 전체적 이미지는-지은이의 시선은 프랑스라는 나라, 근대를 벗어나지 못한 공간, 소설에 나타난 분위기만 간혹 전해준다. 즉 몇 몇 작가의 입맛에 길들여진 색체를 자기 것인냥 아무렇지도 않게 내밀어 놓고 이것이 역사다라고 말한다.

카페의 순례라는 목차가 있어, 여러 카페를 둘러보는 느낌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들고 펼쳤는데, 의미 모를 낱말들만 줄줄히...

제가 책을 읽으면서 먼 뫼(山)를 봐서인지 책을 읽어도 머리에 정리가 되지 않고, 머리에 정리가 되지 않으니 무엇을 읽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분명 저는 정독을 한다고 읽었는데... 문체의 낯설음인지 의미의 애매모함인지 잘 들어오지가 않네요.

체계적인 서술로서, 카페가 지니는 역사적 의미로서 권하지 싶지가 않습니다. 제가 권하고 싶은 방법은 먼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읽으보신 다음에, 그 다음에 선택을 하셔도 늦지 않으실 듯 합니다. 가격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명확한 역사관을 지니지 않고, 이미지로써 다가 간 카페의 역사라고 말하면, 너무 편협할까요?

추신:제가 본 관점은 단재의 역사관에서 출발을 하였기에, 이미 금(線)이 그어져 있을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시선은 자칫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을 취할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다양한 이견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