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 빛깔있는책들 - 즐거운 생활 67
이기윤 지음 / 대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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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찻집이 일반 커피점보다 좋은 점은 우선 아늑하다는 점일 것이다. 조용한 분위기를 찾을때면 찻집에 가곤한다. 그리고 그곳에 낙서된 글이며, 책꽃이에 놓여진 몇 권의 책을 하나라도 놓치기 아까울냥 눈으로 보고 또 보곤한다. 그리고 차 주문을 받으러 오면 항상 서로 다른 차를 시킨다.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누나가 시켜주는대로 가만히 앉아 있다. 누나는 나에게 무엇을 마실거냐고 묻으면 난 녹차가 아닌 이름만으로도 느낌이 좋은 차를 말한다. 누나는 예의 녹차를 시킨다. 또한 그릇 하나를 더 달라고 한다.

누나와 난 이렇게 찻집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다양한 차를 마신다. 즉 누나와 난 서로 다른 차를 시켜놓고 번갈아 가며 음미하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가 부족한 점도 있지만 조그마한 공간에서 차를 나누어 마신다는 점이 더 감미롭기만 하다.

누나가 들려주는 녹차에 대한 설명은 아하~~ 라고 하지만 하나하나 기억을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책을 읽으가면서 그때의 이야기가 다시 떠오른다. 그때 세작이니 중작, 대작이라고 나뉜 것이 이렇게 나뉘는 것이구나라 되새긴다. 그때는 참으로 기억하기도 쉽지도 않고 어렵기만 했는데...

난 책을 읽으면서 지난날의 향수와 차에 대한 지식 등을 얻는다. 간혹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자부심이 남은 모르는데 나만 알고 있다는 우월감이 있다. 우월감이 이성적 편향에 지우친 것이라면 지난날의 향수는 감성적 편향일 것이다.

한 권이 책이 이성과 감성을 조화롭게 새긴다면 이 보다 더 값진 보물이 있을까? 난 오늘 작은 책 한권을 접어 들었지만 큰 행복을 가슴에 담는다.

[다도 ]라는 책은 너무도 유명한 대원의 빛깔있는 책들 중의 한권입니다. 이 작은 책이 얼마만큼의 내용을 나타낼 수가 있는가라고 의문이 들었지만 난 책을 덮는 순간에는 모든 것이 기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심한 그림과 알찬 내용은 어느 책 부럽지 않게 잘 꾸려져 있습니다. 차에 대한 그리움이나 조금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쉽게 접할 수가 있다고 내용이 봄바람에 날리는 벚꽃 처럼 가볍지 만은 않답니다.

추신: 차의 효능"76쪽"
차는 사람에게 매우 좋은 음료이다. 좋은 차를 마시면 갈증을 없애고, 음식을 소화시키고, 담을 제거하고, 잠을 쫓고, 소변에 이롭고 눈을 밝게 하고, 머리가 좋아지고 걱정을 씻어 주며 비만을 막아 준다. 사람에게는 본래 하루도 차가 없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식사가 끝났을 때 진한 차로 입안을 가시면 기름기가 말끔히 제거될 뿐만 아니라 뱃속이 개운해진다. 이 사이에 낀 것도 차로 씻어 내면 다 소축(消縮)되어 모르는 동안에 없어지기 때문에 번거롭게 이를 쑤실 필요가 없다. 이의 성질에 쓴 것이 좋기 때문에 자연히 이가 튼튼해져서 충과 독이 저절로 없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품이나 하품의 차로써 효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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