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 -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아이교육
이상금 지음 / 사계절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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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이지만 딱 두 종류의 책 만은 읽기를 거부한다. 아니, 좀 더 시간이 흐른다음에 볼 요량을 가지고 있다. 우선은 시집이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나에게 힘든 일이다. 소설을 특히 좋아했던 내게 시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였다. 단어의 쓰임이나 이해 등에서, 무엇보다도 소설을 통한 긴박감이 시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었던 것이 우리 사이를 멀게 하지 않았나 생각을 가져봅니다. 소설은 앉은 자리에서 주~욱 읽어내려가지만 시는 머리맡에 놔두고 틈틈히 꺼내어 한 편 씩 읽어가는 것이 나에게는 '다 읽었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어린이 특히 유아책입니다. 지은이의 표현을 빌리면, '그림책'입니다. 아기를 무척 좋아하는 나이기에, 아기가 생기는 친구가 있다면 옷 대신에 그림책을 선물하고 합니다. 특히 어느 인터넷 서점의 어린이 책에 대한 어머니의 서평, '우리 아이가 너무 좋아해요!', '아이가 흉내내기 말을 좋아해요~~'라는 말을 보면, 세상을 넓게 보여주는 어머니의 눈과 아이에게 들려주는 사랑에 대해 조급함이 가슴에서 졸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고른다는 것은 나에게 즐겁지만 힘든 일입니다. 소설을 통해 읽기에 대한 이해와 차를 멀리 타야 본전을 뽑는다는 생각이, 책도 글자가 많아야 된다는 생각이 교차하면서 그림책에 대한 선택은 항상 서투르기만 합니다. 더구나 아무리 어린이 책을 읽어 보아도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 그런 감저은 내 머리에서는 떠오르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은 예전에 독서치료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는 듯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꾸짖거나 일방적으로 주입하기 보다, 책을 통해 스스로 느끼게 해 주는 것입니다. [피터의 의자(26쪽)]나 [병원에 입원한 내 동생(27쪽)] 등등 좋은 그림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에 대해서도 자상하게 들려줍니다.(31쪽~71쪽) 또한 다양하게 상을 받은 작품에 대해서도 책이 거론됩니다. 무엇보다도 저 처럼 책을 고르기가 어려운 사람이나 어린이 책이 없다는 사람에게는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몇 몇 아쉬운 장면이 눈에 띄였습니다. 우선은 편집에 대해서 마음에 크게 동(動)하지가 않았습니다. 지은이는 상 받은 외국 작품을 많이 선호하는 듯한데, 전 책을 거의 다 읽기 전 까지 어떻게해서 뽑히며 누가 주관하는지를 몰랐습니다. (187쪽 상의 유래가 나옴, 상을 주관하는 사람은 도서관 사서들임) 두번째로 다른 책에 대한 비하(卑下)가 너무 심합니다. 만화와 그림책(85쪽) 장면에서는 만화책을 너무 깎아 내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선으로 옳고 그름을 분간하여야 할 텐데 일방적이다시피 정도로 만화는 저질이라고 말을 합니다. 열린 생각으로, 그림책에 대한 관심의 반이라도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세번째로 큰 틀을 생각하지 않고 글을 적어 간 듯합니다. 처음에 읽었던 신선함은 갈수록 사라지고 지은이의 사견(私見) 등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야기도 일화성 애기를 간혹 보이며,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억지논리(근거 없는 주장)를 펴는 듯한 장면이 눈에 띄게 보입니다. 아울러 학자적인 자세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을 가져봅니다. 다양한 실험이나 연구, 책 등을 거론하였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위의 이런 점은 좀 더 보완을 해야 할 듯합니다.

분명 이 책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읽혀서 좋은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와 누가 그림책에 대해 상을 주는지,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Heart Start운동이라든가... 처음 어린이 그림책을 고르는 사람이나, 왜 그림책을 읽혀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면 이 책을 권해 드립니다.

추신; 지은이의 말을 옮겨 봅니다. '어린이 편에 서서 어린이를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제일 확실하고 제일 좋은 방법으로 그림책 함께 보기를 권한다(19쪽)' 집에 아기 나이 * 달(月)만큼의 어린이 책이 꽃혀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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