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조사에서 사회 조사로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68
이성용 지음 / 책세상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조사라는 것을 볼 때면 항상 궁금한 것이 하나 따라 다닌다. 어느 누가 누구의 의뢰를 받아 조사를 하였으며 표본 오차가 '+- '얼마라는 숫자이다. 이 숫자는 절대로 다섯손가락 안에서 오락가락 하며, 신뢰도도 90% 이상을 나타낸다. 과연 이러한 신뢰도는 어떻게 측정이 가능하며 +-의 근거 기준은 무엇일까하는 것이다. 정말 이들의 말이 옳다면 난 점쟁이를 찾아 가는 대신에 그들에게 가서 물어 볼 것이다. 이런 막연한 궁금증으로 '조사'라는 말만 보고 이 책을 들었습니다.

책을 들여다 보면, 지식 정보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 합니다. 이러한 시대에는 정보와 숫자 놀이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는 전제를 통해, 자기가 한 공부가 헛되지 않았음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제는 글의 글쓰기에 투영되기에, 어느 지식인의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지식은 더 이상 앎 자체로 존재하지 않고 인간의 행위에 통제력을 행사하기 때문에(26쪽)' 지식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지식이 중요하지 않았거나 앎 자체로 머물렀을까요? 서구 인물 가운데- 루터가 신약성서를 번역하여 교회가 누리든 지식 권력을 폭로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며, 정보의 우위에서 이익을 가진 이들에 대한 고찰이[기업해체와 인터넷 혁명(세종서적)]에 잘 나와있습니다.

권위주의적인 글쓰기가 눈에 간간히 드러납니다.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은, 지금까지 일반인들은 여론조사라는 것에 의해 정보의 왜곡이나 설득을 당하는 주체로서의 자아를 형성하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사회조사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뜻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제목만 보고 그의 논의에 대한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문조사라 하면 선거 여론 조사로만 생각하고(27쪽)', '불행히도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여론 조사와 시장 조사의 이런 특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54쪽)', '사실 우리 나라에서는 설문 조사의 질을 단편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은 몇 권 출판되었지만, 총체적이면서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은 아직 없다(61쪽)'는 결론을 내리고, 이렇게 때문에 '일부 특수 계층만 아니라 일반이도 설문 조사의 주체자가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56쪽)' 위와 같은 책 제목을 정했다고 합니다. 그가 보기에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책이 나오지 않았으며, 설문 조사는 선거용이며, 일반인들은 조사 통계를 맹목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제 친구들은 이렇게 단순하게 접근하지만은 않습니다. 아울러 그가 이러한 근거를 어디에서 구했는지에 대한 '주'는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또한 말을 너무 쉽게 만들어 냅니다. '사회학의 시각에서 볼 때 소비는 사물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의사교환하는 것이다. 다라서 사회학의 시각에서는 '설문 조사의 소비'는 설문 조사가 수반하는 사회적 의미를 의사교환하는 것을 뜻한다(51쪽)' 누구와 의사교환을 한다는 말인지? 그 주체가 누구를 나타내는가? '소비의 사회학에서 사물의 사회적 의미는 소비자가 그것을 소비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특정 생활 양식을 말한다(51쪽)' 그는 현대 사회를 '소비의 사회'로 보고 있다. '소비를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최고의 선택'이라는 정의는 사회학적 의미에서는 혼란을 가중시킨다. 소비자가 그것의(?) 소비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특정 생활 양식? 쉬운 글쓰기를 하겠다는 그의 결심이 내게는 너무 높은 벽을 만들어 낼 뿐입니다. 다만 '제3장 설문 조사의 주체적 소비'는 그가 내세우는-일반인들이 설문조사의 주체로서 설 수 있는 대안적 접근이 아니라 현상을 비판하는 점에 머물렀습니다. 이는 어려운 대안을 내놓기 보다는 쉬운 비판을 한다는 또다른 비판을 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즉 이 책은 사회 조사에 대한 개념-사회 조사의 '총오차'의 개념(제2장 설문 조사의 기초 지식)을 처음 듣는 이라면 한 번 펼쳐 보시면 유익할 듯하지만 그의 어려운 글쓰기가 쉽게 다가오지만은 않게 할 듯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