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에 두고 온 내 남편 열두 명
조정연 지음, 윤진경 일러스트 / 사람의향기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우연찮게 잡지를 보다가 조정연이라는 이를 만났습니다. 그의 이력은 지금의 나와는 크게 다른 모습이였습니다. 19살 소녀가 29살 여자로 돌와와 건넨, 120나라 3000일의 '사랑.성.사람' 이야기는 어떨가 하는 설레임이 가슴 가득 자리 잡았습니다. 과연 그는 무엇을 보았으며, 느끼고 나에게 말을 건낼까?

책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무엇보다도 세계관의 확장이 아닐까 합니다. 내 발로 가서 눈으로 보고 믿는 것만 하는 일상에서, 눈으로 따라 읽어 가기만 했는데,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마법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지만 내가 보는 것은 이차적인 것에 머물러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은이가 본 프리즘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목적의식적인가? 지은이는 이러한 관점에서 탈피를 시도할려고 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책이라는 것은, 여행을 하는 것과 동일하게 인식을 합니다. 여행을 많이 한 사람에게 묻는 말, '왜 여행을 좋아하시나요?' 혹은 '무엇을 얻으셨나요?'라는 물음, 이에 대해 어떠한 대답도 들려 주지 않습니다. 그는 '팔자'라고 넋두리 좋게 이야기를 건낼 뿐입니다. '여행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저 내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으면 된다(6쪽)'라는 사고를 가진 이.

무거운 무게로 인생을 달려고 저울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살짝 귀를 기울려도 좋다고 생각을 가져 봅니다. 재미를 즐기지 못하고, 목적의식론적 집착에 빠져 있으면 너무 세상을 좁게 보거나 쉬이 지루해지고, 이로인해서 일의 효율성도 좋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생각!!

'내 이야기는 여행 안내서도 아니고 정보 책자도 아닌, 그저 10년 걸린 내 여행의 천일야화다. '내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어 준다면 그것으로 족하겠다(7쪽)'

하지만 너무 일화성 재미에 치우친 느낌이 단조롭고, 오래지 않아 쉬이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의외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지은이의 말대로 '팔자' 때문에 세상을 돈 천일야화로 읽어간다면 별 무리가 없겠만, 다른 무엇을 찾는 내게는 맛이 들 베인 음식처럼 싱겁기만 하여 아쉽게 다가옵니다.

새들은 좌.우 날개로 난다고 했든가. 지은이가 들려주는 재미가 정말 기발하며 마음을 울릴 정도로 공감을 얻을 지언정, 웃고 난 다음, 밀려오는 허무함에 대한 생각도 고려를 했어야 옳다고 생각을 가져보며 책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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