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로의 숲을 찾다 - 내셔널트러스트의 여행
요코가와 세쯔코 지음, 전홍규 옮김 / 이후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100여 년 앞서 어느 작은 곳에서 자연에 대한 보호 정책이 사람들에 의해 실현되고,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지은이는 내셔럴 트러스트의 유래와 역사 그리고 영국과 그 주변에 펴져 있는 내셔럴 트러스트 지역을 살피고 있습니다. 아울러 일본에서도 이러한 운동이 더욱 번성하길 바라죠.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지은이의 바람을 이어갑니다. 내 켵에 있는, 우리 곁에 있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싶습니다.

하지만 좋은 취지로 글을 적었지만 지은이의 사고관이 너무 협소하고 깊이가 상당히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셔럴 트러스트에 관한 한 지은이의 맹목적 사랑과 문명의 이기(자동차)를 통한 수박 겉핧기씩의 여행. 체험하지 않은 체, 혹은 자기만 알고 있는 느낌을 사건 위주로 서술하여 읽는 나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내셔럴 트러스트에 대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듯 하며, 이는 그 건물 밖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드러납니다. 아울러 세심한 관찰이나 그곳에서의 느낌, 나만의 상상력을 풀어내지도 않습니다. 경상남도 밀양시 내일동 밀양 강가 우리나라 3대 누각 중의 하나인 '영남루'가 있다는 씩의 번지 설명에 머무르는 듯 합니다. 더욱이 아쉬운 것은 단순한 경치에 대한 관망이 있지만 사진이 흑백이고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76쪽의 세브 시스터스에 대한 사진은 열림을 지향하지 않고 먼지 속에 묻혀진 액자인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자전거 도로가 있습니다. 이곳은 자전거가 일상적인 곳이죠. 그곳을 보면서 지은이는 '배기 가스를 토해내지 않는 이렇게 편리한 물건이 잊혀지려 하고 있다. 대도시에서는 탈것과 환경오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156쪽)'합니다. 과연 대도시에서만 자전거가 필요할까요? 지은이는 분명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짐은 그다지 무겁지 않았지만 이틀 동안 섬을 힘 안들이고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차로 움직이는 쪽이 낫(79쪽)' 기 때문이다. 그는 조금은 편리를 위해서 자동차를 애용합니다. 자동차가 다님으로써 생기는 매연과 도로에 따른 정비 등에 대한 생각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아울러 느끼지 않았으면서 느낀 듯이 말하는 부분에서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건조한 모래는 사람이 밟으면 소리를 낸다. 어린 강아지처럼 '바우바우'라든가, 혹은 '끼익끼익'하고 새가 우는 것 같다(64쪽)'라며 말하지만 그는 결코 '차에서 내려 걸어보고 싶었'겟지만 '천천히 즐길 시간적 여유'가 없어 창문 넘어로 보고 사라집니다. 자연을 대한 사람은 압니다. 모든 일상을 벗고 여유를 얻는다는 것을! 이렇게 촉박하게 사는 이가 내셔럴 트러스트가 가꾼 숲을 얼마만큼 여유롭게 관조했을까라고 묻지 않아도 압니다.

지은이가 보는 자연은 또 다른 동물원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머리를 식히기 위해, 혹은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곁에 두어야 하는. 동물원에 동물을 가둬 두는 인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고집한 동물과의 공존은 거짓말입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놓아두지 않고 동물원처럼 꾸민 다음에 사랑한다는 것은 자위이며 위선입니다. 이는 당장의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에 의한 것이겠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우리 곁의 자연이 지금 이대로 머물게 바라는 것은 억측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동물원에서만 존재하는 동물과 그 밖의 몇 몇 동물들 밖에 없 듯이(-수 많은 종들이 실종되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 자연도 이와 마찬가지로 될 것입니다. 도시곁에 혹은 인간의 기계 문명으로 갈 수 있는 곳에 자연이 있겠지만 자연은 동물과는 달라서 파괴되거나 사라질 것입니다. 기계 문명이 침투하는 사이,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자연은 큰 병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자연을 지키고 싶다면 두 발로 다가가야 할 것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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