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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가난
엠마뉘엘 수녀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바다는 모든 강물을 포용하며 어떠한 풍랑에도 거친 숨소리를 쉬지 않는다. 하늘은 높은 곳을 지향하며 모든 살아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감싼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우리 주위에 수없이 많다. 그 분은 예순이 된 아들이 집을 나갈때 여든 먹은 노파가 문 밖에 까지 나와서 '애야 길조심해라~'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님들이시다. 어머님의 사랑이 바다와 하늘같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살아가면서 내 어머니이 아닌 우리의 어머님을 만나다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이 없을 것이다. 우리의 어머님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누리는 더 풍요롭게 행복한 웃음소리가 펴질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내 어머니만이 존재한다. 내 어머니는 자기가 배 아파 낳은 자식만이 자식이며, 그 밖의 모든 것은 자기 자삭을 헤치거나 방해하려는 대상을 파악하여, 항상 우위에 서도록 경쟁심만 부추긴다. 아이들은 어머니의 맹목적인 요구에 길들여지며, 어릴적 동무는 나이가 들면 적대적 경쟁 상대가 된다. 어릴 적에 해맑게 뛰어놀던 수많은 동무들을 우리는 다시 볼 수 있을까?
어릴적 수 많은 동무들이 그리운 사람은 엠마뉘엘 수녀가 들려주는 고언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지은이는 물질적 문명이 가져다 주는 인간 소외에 대해 충고를 하며, 더불어 사는 인류를 위해 몸소 행동하며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풍요로운 가난이 존재할 수가 있을까?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몸서리치게도 싫은 것이 가난이 아닐까? 그런 가난이 어떻게 풍요로움을 동반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이런 나의 마음은 고스란히 지은이의 고뇌이다.(24쪽)
지구상은 풍요로운 우주가 아니다. 지은이가 보기에는 엄청난 모순 덩어리가 존재하는 공간이다.(30쪽, 31쪽, 37쪽, 38쪽) 이러한 가난을 누군가가 조장하고 있는 느낌을 지을 수가 없다. 그 이유를 지은이는 '이해하기(52쪽~ 70쪽)'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러한 비판적인 시야에 대해, 수녀님으로서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지만, 섯부른 판단은 빙산의 일각이였을 뿐이다.
엠마누엘 수녀는 '한 어린아이가 자기 입에서 사탕을 꺼내더니 아빠 입에서 집어넣고는 유리창이 떨릴 정도로 깔깔거린다(121쪽)'를 묘사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잊던 자화상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때 동안 우리들은 남들보다 하나 더 가지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여기며 쫓아왔다. 하지만 어린아이는 자기 것을 나누고 기쁨을 얻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의 눈을 통하여 누리를 이야기하는 지은이는 낯설은 수녀님이 아니라 내 머리맡을 무릎이 안히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이다.
진정 풍요로운 가난의 낯설음에서 난 ,책을 덮을 때에는 그 이상향의 실현을 꿈꾼다. 아무리 절망적인 현실이라도 '희망(102쪽)'을 버리지 않는 할머니의 자상함에서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행복의 사다리(142쪽)'는 지은이의 가치관을 일목요연(一目了然) 표현한 부분이다. 아울러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지표로 삼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나는 꿈꾼다. 내 어머니과 우리의 어머님이 되기를... 그리고 큰바위 얼굴을 마냥 기다리는 어니스트처럼, 아직도 자기가 큰바위가 되기를 주저하는 나와 내 친구들에게 어머니가 되기를 비손한다.
추신: 이 책은 너무나 많은 질 좋은 양을 담고 있다. 하나씩 메모(정리)를 하며 읽어야 할 것이다. 또한 마음으로 새기고 행동을 새기지 못한다면, 읽지 않은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