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비트와 함께한 여섯번의 여름
잭 베클런드 지음, 홍은택 옮김 / 삼진기획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곰과 사람이 6년 동안 나눈 아름다운 이야기에 흠뻑 취해 보심이 어떨는지요?

지은이 부부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산골(그랜드머레이)로 이사를 간다. 지친 일상에서 안식을 찾기 위함이다. 깊은 뫼와 강이 흐르는 집은 여느 자연과 다름이 없지만 그곳에는 사람만이 사는 자연이 아니라 자연이 살아 있는 자연이 기다리고 있다. 무슨 동물을 보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동물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숲길을 따라 난 터널을 지나가면 그곳에는 곰이 있는 것이다. 또한 사슴이며, 다람쥐도 뛰어 논다.

숲속 자연에 집을 지어놓고 편안한 일상을 보내려는 그들에게 엉뚱한 손님이 찾아오면서 이 이야기는 엮어져 간다. 엉뚱한 손님에 대한 막연한 불신은 넘지 못하는 강을 만들어 놓았으며, 부부는 친해질려기보다 어떻게든 집에서 멀리 보낼려고만 한다. 그들은 고무총도 쏘우고, 이웃이 알려준 '풍선에 암모니아 가스와 물을 섞어 넣은 뒤 꿀로 표면을 발라 나뭇가지에 걸어놓(31쪽)'기도 하지만 열덟 개를 걸어놓은 풍선이 아홉 개로 걸렸있는 것을 보게된다. 그리고 며 칠 뒤 정말 엉뚱한 손님, 부부와 6년을 함께할 리틀 비트(곰)가 찾아온다.

서로에 대한 얇은 믿음은 쉽게 친숙해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는 겨울에는 동면을 하고 나서 여름마다 부부의 집 베란다에 놀러오게 하는 정(情)으로 엮인다. 부부의 리틀 비트에 대한 애정은 해마다 계속되는 기다림 속 설레임과 걱정 속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냥기간 들려오는 총소리에 잠 못이루고, 전봇대에 올라가 감전사한 아기곰을 보며 재발 방지를 위해 풍경을 다는 부부 속에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아름답게 변화시키는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끔 한다.

또한 책 속에는 곰가족의 이야기도 재미나게 서술되어 있다. 리틀 비트가 엄마가 되어 아기곰을 거느리며 겪는 아픔과 또 다른 여집 아줌마곰인 빅마마의 생활. 겨울이면 찾아오는 사슴과 욕심 많은 다람쥐 등은 살아 있는 자연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굳이 무엇을 알려고 외우지 않아도 된다.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내어 읽어 간다면 스스로 느끼게 되는 마법과도 같은 책이다.

부부가 말을 하였지만 리틀 비트가 찾아 오지 않았다면 그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삶을 살을 수가 있었을까? 집에 찾아온 엉뚱한 손님을, 욕심에 불탄 두 눈으로 먹이로 보았다면 과연 이렇게 아름다운 우정이 지속되었을까?

부부가 곰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만 갖고 있었다면... 조금 아쉬운 점은 리틀 비트에 대한 추억이 너무 과분하여 다른 동물들과의 관계가 조금은 엉성한 점이다. 즉 리틀 비트 대한 막연한 그리움은 다른 동물들과의 관계 설정이 되어 있지 않았으며, 부부의 누리를 보는 눈빛이 날카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리틀 비트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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