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순례자 카사노바
김준목 지음 / 시공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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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생을 서술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있을까? 스스로가 스스로를 모르는데, 자기 아닌 다른 사람이 안다는 것은 어쩌면 오만이며, 편견일 수가 있다. 이러한 서술에는 용기가 따른다. 산이 높다하여 오르려고 하지 않고, 길이 멀다하여 가려고 하지 않는다면 제자리만 맴돌것이다. 넘어지고 무릎이 까지는 경우가 있어도 걸을려고 하는 것은 미지에 대한 탐구만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라 할 수가 있다. 우리는 서로가 불충분한 것을 인지하며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그렇기에 어떠한 시도이든 그 용기를 복돋아 주어야 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이런 면에서 용감했다. 자기가 열정을 가지고 좋아한 사람을 추적하여 자기만의 사람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은 상당한 식견과 부러움을 자아내게 한다. 상상 속에 혹은 머리속에 떠올리는 나의 그는 괴물이든 신선이든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그가 존재하는 공간은 나의 머리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머리 속을 박차고 나올 때는 좀더 진지하고 논증적이며, 구체적인 이야기를 형상화 해야 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이런 면에서는 많은 부족함이 따른다는 것이 나의 주관이다.

지은이는 책 날개 분에 “그것은 내게 평생 잊지 못할 희열과 감동이었다. 그때 이후 나는 로마에 갈 때에 그 남자를 만났고, 그의 책들 속 수많은 영혼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그 중에 한 명이 '카사노바”이다. 그에게 비친 카사노바는 “단순한 호색한이 아니라 수많은 책을 저술하기도 한 유럽의 지성임”으로 인식되어진다. 이러한 이끌림은 그의 글 쓰기를 부추겨는지는 모르지만 글을 읽는 내내 나에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4개의 큰 주제속에 작은 소제목은 글 읽기의 편함을 줄지는 몰라도 깊이에의 이르기는 배가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다. 카사노바가 사랑한 여인이 나오며, 그가 나눈 운우지정이 자랑스레 풀리지만 어떠한 사색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만 있다. 또한 그가 철저한 지성인이라는 것도 의심스럽다. 지은이 지성인에대한 개념 정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혹시 후광효과-짝사랑하는 사랑에 반하여 신격화 한 것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또한 카사노바가를 좋아한다는 주위사람들을 카사노바가 어떻게 밤샘을 혹은 여러 여자를 즐겁게 하고 자기도 즐거웠는지에 대한 비법은 나온다. “매 순간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의의적인 일을 도모했던 카사노바는 사랑과 삶 속에서는 늘 자유를 추구했다고 했다(93쪽)” 다만, 여기까지만이다.

분명, 그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이성을 꼬시는데에는 탁월했음을 지레짐작이 가능하지만 연인간의 사랑을 빼고, 삶 속에서 지성으로서 모습은 찾기가 어렵다. 아울러 지은이의 여과가 상당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손가락이 이쁘다고 하여, 하는 행동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추신:책을 1/2가량 읽었지만 더 이상의 기대효과가 없어 여기서 접었습니다. 모든 이견을 겸허히 수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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