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인 캄보디아 고대 유적도시를 가다 1
유목민루트 지음 / 두르가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철저하게 고대유적 도시 '앙코르'에 대한 견해이다.
사진은 글을 더 잘 설명하기 위함이고, 글은 낯선 길에 대한 이정표이다.

무작정 캄보디아로 너머 갈 때(2008년, 5월에 베트남 쩌우록에서 메콩강을 거슬러 캄보디아로 너머갔음), 배낭에 이 책 하나 들고 들어갔다. 앙코르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전무했고, 난 씨엠립의 G.H에서 몇 번이고 책을 펼치고서는 어떻게 볼 것인가 고민을 했다.

앙코르는 흰두교의 신화가 숨은 왕국이다. 흰두교의 전설, 혹은 라마야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는 나에게 책은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사진과 동선(지도)은 길을 나서기에 아주 충분하게 했다. 난 가방에 책을 넣고, 어깨에 사진기를 든 체 그가 들려준 것 처럼 롤루스를 먼저 보고, 반테이 스레이를 달려가고, 앙코를 톰을 본 다음, 가장 나중에 앙코르 왓을 경배했다. -그곳에서 배낭 여행객이, 나와 같이, 같은 책을 들고서 다니는 것을 두 어 번 보았다.

누군가 앙코르를 다녀오겠다면, 난 이 책을 들려줄런지 모른다. 어쩜 이 책은 도서관이나 서재에서 보기 보다 낯선 나라의 G.H에서 보는 맛이 더 감칠 날 듯 하다. 그리고 내 나름대로의 동선을 그러보면 다음과 같다. (지은이는 한 자리 한 번을 보는 것으로 끝냈지만, 난 중요한 부분은 두 번 봐도 좋다고 한다)

1주일 짜리 패스를 끊고,
첫날은 롤루스 그룹을 구경간다. 오후에는 씨엠립으로 든 다음 강 건너 마을을 보고
둘째는 반테이 스레이를 본다. 밤에는 야시장에 가도 좋겠다.
셋째는 앙코르 톰을 구경간다. (동쪽과 북쪽, 자전거타면 많이 힘들고 지칠 듯)
넷째는 다시 반테이 스레이를 보고, 돌아오면서 앙코르 톰을 본다.
다섯은 이른 아침 앙코르를 보러간다. 바욘과 코끼리 테라스도 좋겠다. 오후에는 푹 쉰다.
여섯도 쉰다. 내가 본 것을 정리한다. 오후에 해넘이를 보러 앙코르로 나선다.
일곱은 앙코를 왓을 보고, 바욘을 다시 본다.

너무 빨리 걷지 말지어다. 아주 느리게, 그리고 그네들과 눈길 한 번 마주치고, 흥정 한 번 하고, 어린 아이 손 한 번 잡아주고.

책은 전체적으로 자세한 알림글이 실려있지만 제본이 상당히 좋지 않다. 또한 사진이 아름답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회랑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는 배치되게, 모서리에 새겨진 신화의 이야기는 빼버린 점도 아쉽다. 하지만 앙코르를 처음 만나는 이에게, 이 책이 좋은 벗이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서규식
트레블게릴라.

아래는 2008년 5월에 본 캄보디아의 어떤 하루 풍경입니다.

05, 30 -앙코르 왓을 경배하다.

이른 아침에 그곳을 찾으려 했는데, 쉽게 눈꺼풀이 벗겨지지 않았다.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하다 7시 쯤 안되어 일어나 씻고서 나섰다. 아침 해는 5시 30분 쯤에 떠올라  8시쯤이면 엄청 나게 뜨거워진다. 그러다 점심을 넘기면 서서히 구름이 몰려드는데, 이로 인해 그늘이 생기기도 하고 갑작스레 비가 내리기도 한다.

아침 일찍 부터 찾아가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 곳은 앙코르 왓(Angkor Wat)이다. 소문으로 무성하게 들어왔지만 난 아직 그 실체를 대면하지 못했고, 며칠 동안 앙코르를 둘러보았지만 앙코르 왓은 이제서야 들어서려 한다.


어릴 적,맛난 것이 있으면, 가장 나중에 먹으려는 버릇이 있었다. 앙코르 왓 방문을 아껴둔 것도 이 때문이리라.


앙코르 왓이 단번에 땅위에 쏫아난 것이 아니다. 수십년 동안 쌓이고 쌓여온 크메르 양식의 결정체. 그 과정에 있었던 사원을 먼저 접하고 오는 길이다.

8시 쯤에, 아주 경건한 마음과 신비스러움, 어떤 모습일까하며 조심스레 발을 들여 놓는다. 몇 몇 엽서를 보고서 눈을 먼저 길들였지만, 한 장의 엽서 사진과 내가 온몸으로 느끼는 감정은 너무나 크게 다르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해자 위에 놓인 곧은 참배의 길을 따라 들어가면, 나들문이 우뚝 서 있다. 높다란 담장 중앙에 문이 3개, 끝자리에 하나씩 2개가 있는데 -그 문(門)을 너머서면 앙코르 왓의 절경이 눈에 들어온다.

참배의 길에 마주하는 앙코르 왓은 연꽃 같은 봉우리가 쌓이고 쌓인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불교관에 토대를 두기 때문일 것이다.

난간은 수 없이 보아온 '나가'가 받치고 있다. 롤루스 그룹 바콩 사원에서는 땅에 누운 체 였다면, 이곳에서는 공중에 뜬 체, 난간의 상징을 더 잘 들어내며, 등에는 무늬가 새겨져 있다. 양 옆 도서관(추정건물)을 지나고, 연못을 지나면 십자형 테라스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아마도 성역화하기 위한 표시가 아닐까? 계단을 올라가면 나란히 겹쳐지는 왼편, 오른편의 두 쌍의 탑 그리고 가운데 성소가 우뚝 선 체 맞이한다.

앙코르 왓에서 가장 가슴 벅차게 만나는게, 벽면에 새겨진 조각예술이 아닐까 한다. 1층 3회랑에는 8개로 나뉘어진 길다란 벽면에는, 쿠루 평원의 전투(서남쪽), 왕의 행진(남서쪽), 천국과 지옥(남동쪽), 우유바다젖기(동남쪽), 비슈누신과 아수라(동북쪽), 크리슈나와 아수라바나의 전투(북동쪽), 21명의 신과 21명의 아수라(북서쪽), 랑카의 전투(서북쪽) 그리고 모서리에느 시바신과 그에 과련된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또한 3회랑 안으로 들어가면, 수 많은 전설이 벽면에 새겨져 있는데, 앞서의 웅장하고, 세밀함, 역동적인 모습과는 조금 서툰 조각이며 많이 지워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쿠루 평원의 전투를 보면 천천히 걷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서 그곳으로 가 보니, 야외 수업이 펼쳐진다. 22살의 남자 선생님은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모아서 홀로 가르키고 있다고 했다.

그 선생님의 말을 옮기면, 어린 아이들은 모두 고아이며,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 공부를 할 수 없고, 자기도 대학교를 가고 싶지만 학비가 너무 비싸다고 한다. 또한 누구하나 후원자가 없기에 밥이며, 노트, 볼펜 등이 필요한데 도움을 구하지 못하고 나처럼, 이렇게 지나가다 오는 이가 있으면 그가 직접 짧은 영어로 도움을 요청한다고.

한편에는 천년의 비밀, 그 웅장함에 매료되어 수 많은 이들이 드나 드는데, 밀림 숲 어느 자리에는 밥 세끼 제대로 해결 못하고 낡은 칠판에서 낮은 목소리로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은 간간히 내게 호기심을 보이지만 저희끼리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고, 한 아이는 연주를 하기도 한다. 선생님은 간간히 너무 덥다는 말을 내게 들려준다. 난 앙코르 왓에 들렀다가 또 다른 모습을 본다. 그곳에서 한 시간을 앉았다 일어나니 그제서야 선생님이 종을 울린다. 저 너머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아주 가냘프게 들려온다.

앙코르 왓을 4시간 가까이 둘러보고 -지쳐버렸다. 11시 너머서 해자를 건넌 다음, 집으로 돌아갈까 하다 바욘 사원이 보고 싶어 억지로 자전거를 끌고 간다. 어제 두 번이나 스쳐 지나 간 길이기에, 길은 아주 익숙하다.

앙코르 톰 남문을 지날 때면, 난 신들의 힘찬 기운을 느끼곤 한다. 그네들은 그냥 장식이 아니라, 살아서 힘차게 -우유바다젖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어느 순간에 굳어져 버렸다. 시바신이 내려와 숨길을 불어넣어주면 그네들은 다시 힘차게 '바수카'를 잡아 당기지 않을까.

앙코르 톰 문을 들어서니 아가씨가 원숭이를 옆에 앉히고는 빨간 열매를 건내 주는데, 그 녀석들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낼름 받아먹는다.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고 친숙하여 가다말고 멈춰선다. 난 바나나 몇 개를 사서 그곳에 쪼그리고 앉았다. 아니 원숭이가 그 바나나를 달라고 내 바지 가랑이를 붙잡았다는 말이 옳다.

점심 시간이여서인지 지나는 사람도 없고, 아가씨도 두 어 명 있는데 무엇을 악착같이 팔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난 아가씨와 원숭이 사이에서 같이 시간을 보낸다. 원숭이는 배가 부른지 바나나에는 이제 별 관심이 없다. 그러다 이를 잡아주는 원숭이를 살짝 건드렸더니 뒷에 원숭이가 날카로운 이를 들어낸다. 하지만 다른 원숭이는 언제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아주 내곁에 붙어 있다. 이렇게 가까이서 같이 있는게 너무 신기하고 놀랍다. 바나나와 빨간 열매를 파는 묘령의 아가씨는 너무나 익숙한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원숭이랑 잠시 놀고, 다시 바욘 사원을 찾아간다. 엽서에 두툼한 입술로 미소짓고 있는 사람, 자야바르만 7세라고도 하고, 미륵불이라고도 불리는, 수 많은 탑돌 위에 사면 얼굴을 취하고서 미소 가득이다. 이곳은 앙코르 왓 보다 뒤늦게 지어졌기에, 벽면에는 사람사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미로같은 바욘 사원으로 걸어들어가 천년의 숨결을 더듬어 본다. -바욘 사원 오래도록 내 가슴에 머물면서, 반테이 스레이처럼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왜 더 어울리지 못했을까라고. 왜 천천히 바라보지 못했을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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