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세속적 가치와 영적 가치
누군가의 표현이, 그리고 누군가와의 관계가 위선인지 가식인지 우리는 어느 순간에는 느낄 수 있다. 디킨슨이 표현한 가식과 위선을 설명하는 단어의 비유가 탁월하다 느꼈다.
->
교활한 추정 / 조밀한 솜털 / 거미집과 같은 태도 / 거즈 같은 평면

125 쾌락과 고통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받는 것이 있으면 내어주는 것이 생긴다는 것은 진리라 생각한다. 기뻐할 일이 생긴다고 해서 마냥 기쁠 일도 아니고 슬픈 일이 생겼다고 해서 마냥 슬퍼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어떤 일이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이 참으로 와 닿는다.

To hang our head-ostensibly--
To hang our head-ostensibly-
And subsequent, to find
That such was not the posture
Of our immortal mind-—
Affords the sly presumption
That in so dense a fuzz-
You-too-take Cobweb attitudes
Upon a plane of Gauze! - P35

For each ecstatic instant

For each ecstatic instant
We must an anguish pay
In keen and quivering ratio
To the ecstasy.

For each beloved hour
Sharp pittances of years-
Bitter contested farthings-
And coffers heaped with tears.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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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2-13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통 없이 얻어지는 건
없나 봅니다.

고통 대신 즐거움으로
치환하면 더 좋겠지만요.

거리의화가 2022-12-13 09:13   좋아요 1 | URL
디킨슨의 단어 선택이나 묘사가 참으로 탁월합니다. 특히 반대 지점에 있는 것들을 끌고 올 때 더 그러네요.
디킨슨은 사실 즐거움보다는 고통에 대한 비유와 묘사가 시에 많이 보입니다. 당시 여성들의 불안한 심리를 덕분에 잘 들여다볼 수 있네요.
 

9장 비밀스러운 마음의 상처 교수의 학생

야망의 강한 맥박이
나의 모든 혈관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그 순간, 흐르는 피는
내면의 내밀한 상처를 누설한다.
- 샬럿브론테 - P557

표면적으로 보면 샬럿 브론테는 ‘바이런을 덮고, 괴테를 펼치라‘는 칼라일의 충고를 따라 자신의 수정 충동을 철저하게 수정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샬럿의 소설 네 권을 주의 깊게 읽어보면, 자신의 괴테와 자신의바이런을 어느 정도 동시에 읽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P562

『교수』에서 브론테는 성숙기에 쓴 다른 어떤 소설에서보다 신중하게 화자와 작가를 구분했다. - P564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냉정함에도 『교수』는 위장투성이다.
『교수』에는 앵그리아 이야기의 열광적인 빛도, 『셜리』의 혁명적인 열정도, 『제인 에어』나 『빌레트』의 고딕적 신화적 고결함도 없다. 하지만 『교수』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실제로, 그리고비유적으로 박탈당한 여성의 문제를 탐색하고 작가의 불안과분노를 해결하려는 그다지 성공적이지만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시도는 동정적인 남자의 눈을 통해 여성의 상황을점검함으로써, 그녀를 고아에서 대가가 되는 가부장적인 남자교수로 변형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 - P566

여자는 수동적이고 인형 같으며 남자는 사납고 지배적인 이세계에서 브론테의 남성 화자는 처음부터 이상할 정도로 양성적인 역할을 맡는다. - P570

여자란 무엇인가? 브론테가 의식적으로 이 문제에 천착하고있지는 않긴 해도, 크림즈워스라는 도구를 통해 그녀는 여자란자주성이 없고 ‘정신적으로 타락한‘ 피조물로, 천사이기보다 노예이고 꽃보다 동물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크림즈워스/브론테는 암시하지 않을지라도)이 작품이 암시하는 바에 따르면, 여자가 그렇게 되는 것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그런 존재가 되는것이 그녀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거짓말하기, ‘점수를 얻을 수있을 때 정중하게 말하기‘, 소문 퍼뜨리기, 뒤에서 험담하기, 새롱거리기, 추파 던지기. 이 모든 것은 결국 노예의 특성, 즉 복종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복종하지 않는 방식, 남자의 권력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또한 도덕적으로 ‘괴물적인’ 특성이며, 따라서 다시 한번 천사 같은 여자의 외관 뒤에 괴물-여자가 나타난다. - P575

브론테는 일종의 창작의 황홀경 속에서 글을 쓰기 때문에 교수/학생의 역학관계는 『교수』에서 완전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 P582

앤 핀치에서 메리 셸리와 에밀리 브론테에 이르는 작가들처럼, 샬럿 브론테도 여성의 ‘타락‘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샬럿브론테는 타락의 모호성과 그로 인한 상처를 가장 멀리까지 그려낸 작가다. - P588

『교수』를 단지 역할과 억압 면에서만 논한다면, 그것은 어떤의미에서 첫 장편소설로 이뤄낸 젊은 소설가의 성취를 하찮게만드는 것이다. 이 소설이 작가가 희망했던 대로 현명하며 ‘분명하고 평범한 교양소설이 아니고, 숨겨진 의도의 복잡성에 플롯이 늘 부합하지도 않긴 하지만, 이 작품은 샬럿 브론테의 작가 전체 이력에 걸쳐 점점 중요해질 주제를 처음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 P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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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미래를 바꾸는 것은 결국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것

"What can we do to helphim?" Her eyes sag.
Part of me is relieved. She feels bad for him. The Collectivecouldn‘t wipe empathy from Feathers‘ mind. I have hope I canfind the real person inside her soon. But any relief I feel then vanishes instantaneously. What will Nyla do if she sees Feath-ers like this? - P156

She tilts her head and leans in toward me. The veins underher skin are the color of the glowing water butterflies. How canone creature be so beautiful and another...?
"One is useful to the Collective, or one is not." She leans in, examining me. "You are useful and thus too valuable to putyourself at risk for one who no longer is." - P158

Lita laughs. "I am not changing them. You are." She nods herhead toward el Conejo. "But if you take the risk and trust wherethe story is leading you, you might find the ocean you mustcross."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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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의 소설 중 <동방의 애인>이란 작품은 생소했다.

지난 달 <독립운동 열전>을 읽으면서 이 소설의 존재를 알게 됐다.
이 작품은 1930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소설이었으나 단 39회 만에 중단되어 미완성인 채로 끝나버렸다. 결론도 없고 내용이 전개되다 뚝 끊기니 작품성을 평가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연재가 중단되었던 것은 당시 검열 문제였다.

왜 중단되었을까 생각을 해보았는데 일단 독립운동 계열 중에서도 혁명을 논하는 사회주의 운동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모델은 박헌영, 주세죽, 김단야) 마지막 이야기의 배경이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국제당 청년대회장이다.
그리고 무산자 계급운동을 논하는 사회를 위해 뛰어든 청년들의 이야기가 고깝게 보일리는 없었을 것 같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1920년대 상해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프랑스 조계지, 황포탄 등 우리에게 제법 익숙한 지명들이 나온다. 청년들이 혁명을 위해, 신념을 위해 이곳으로 왔지만 타국에서 생활하기에는 무척 어려웠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젊은이답게 사랑을 한다.

사상 투쟁, 독립 운동, 혁명 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남녀의 애정 이야기의 비중이 높아서 당시 유행하는 통속 소설에 배경만 덧씌웠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1920년대 상해 당시 살던 조선인 교민들의 생활은 어떠했을까를 확인해볼 수 있다.

재밌게 읽고 있다가 갑자기 끝나버려서 아쉽지만 그만큼 심훈의 글 솜씨는 좋았다. 다만 주인공만 실제 모델로 했을 뿐 이야기의 전개는 그들 실제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소설은 소설일 뿐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작가 심훈은 1920년대 초 상하이에 실제로 체류하고 있었다. 실제로 당시 사회를 경험했기에 더 그럴 듯한 소설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풍경 묘사가 기가 막히다).

첫 겨울 오후의 뉘엿뉘엿 넘는 햇발이 불란서공원의 무성한 숲 사이로 부챗살같이 퍼졌다가 연당의 잔잔한 물결 위에 눈이 부시도록 편편이 금비늘을 굴리고는 전기불과 교대하여 지평선을 넘었다.
온 겨울 눈 구경을 하기 어려운 강남의 기후나 그날 저녁은 겨드랑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해빙머리와 같이 쌀쌀하면서도 부드러웠다. (…)
저녁 안개 속에 거슴츠레한 전등불 밑으로 한 쌍 두 쌍 쌍쌍이 모여들었다가는 숨바꼭질을 하듯 으늑한 숲 사이로 흩어진다. 나무 끝을 희롱하는 바람소린 듯 그들의 속삭이는 이야기는 들릴 듯 말듯 귓바퀴를 간지럽힌다. 불란서 사람들이 모이는 구락부에서는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독주가 이었다가는 끊어지곤 한다. (P64~65, 동방의 애인)

<장강일기>에도 정정화 여사가 심훈을 만났음을 묘사하는 대목이 있었다.

심대섭이 자주 우리집에 들렀다. 그는 특히 후일 임정의 선전부장을 지냈으며, 평생을 통하여 성엄의 가장 친밀한 친구였던 일파 엄항섭과 상해의 명문 지강대학교 동창으로서 그때도 일파와 함께 자주 찾아왔었다. 심대섭은 귀국 후 심훈이란 필명으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나는 귀국 후 그의 미망인과도 알게 되었으며, 그의 저서는 거의 다 읽었다.(P67, 장강일기)

참고로 뒤이어 같은 책에 등장하는 <불사조>라는 작품은 <동방의 애인> 연재가 중단되고(1930년) 이듬해 예고한 뒤 연재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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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12-13 0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심훈 하면 계몽운동 소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상록수》던가... 아마 학교 다닐 때 국어 시간에 배우고 읽어보지는 못했던 것 같네요 그때 소설은 거의 학교 다닐 때 조금 들어보기만 했네요 소설 연재가 안 된다 해도 끝까지 썼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군요 끝까지 썼다고 해도 그게 남았을지 모르겠지만...


희선

거리의화가 2022-12-13 09:08   좋아요 1 | URL
<상록수>와 <그날이 오면>은 유명한 작품이죠. 특히나 <상록수>는^^
1930년대는 검열이 무척 심했을 시기였나봅니다. 1925년 치안유지를 위한 법이 생기고 나서(사실상 공산주의자 색출 및 독립운동가 색출) 시기니 더 그랬을 듯하네요. 작품이 잘려서 아쉽지만 어쨌든 실제 인물들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 그들의 실제 삶을 통해서 이후를 추측해보는 수밖에 없겠지요^^

레삭매냐 2022-12-13 0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마 당시 의식 있는 지식인
이라면 식민지 치하 조국의
비참한 현실에 눈 감을 수
없지 않았을까요.

대다수 지식인들은 그 반대
의 길을 걸었지만 말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12-13 09:10   좋아요 1 | URL
마음으로는 모두들 눈감지 못했겠죠. 하지만 결국 마음만큼 행동이 따라주는 것은 또... 쉽지 않아 보입니다ㅠㅠ 물론 앞서 있는 지식인들의 행동은 모두 다 옳은 방향으로 가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당시 민중들이나 지금의 우리도 마찬가지겠지만요.
 

23 잃어버린 친구

우리는 잃어버린 것 때문에 뒤늦게 후회한다. 그 때 그러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놓친 것을 후회하고, 지나간 세월을 후회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지만 더 이상 만날 수 없을 때 우리는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 찾을 수 없어야 상실감이 이는 것이겠지. 하지만 떠난 뒤에야 후회해봐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것이지 뒤에 오는 것은 같은 그것이 아니다.



55 소중한 선물
나는 작은 것에 감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일수록 놓치기가 쉽기 때문이다.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꽃 한 송이, 짧은 입맞춤,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책.
이런 것들이 상대를 환하게 한다.

My story has a moral-
I have a missing friend-
"Pleiad" its name, and Robin,
And guinea in the sand.
And when this mournful ditty
Accompanied with tear-- - P19

By Chivalries as tiny,
A Blossom, or a Book,
The seeds of smiles are planted -
Which blossom in the dark.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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