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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크M Critique M 2023 Vol.6 - 마녀들이 돌아왔다
김정희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이 섹션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이 잡지를 애써 구매하고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녀들이 돌아왔다> 섹션은 내 기대를 대체적으로 충족시켰다.
아무래도 국내 필자가 쓴 내용들이 나와 대체적으로 더 맞는 것 같았고 '마녀사냥' 이라는 키워드 때문인지 페데리치의 <캘리번과 마녀>는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칼럼에서 언급되었다.
그리고 내가 이 잡지를 읽기 전 그 책을 읽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페데리치는 중세 유럽에서 억압당한 여성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여성들이 어떠한 배경 속에서 마녀로 몰렸는지를 밝히고 있다. 소외된 여성이 마녀로 몰렸다. 정부와 교회는 주류에서 벗어난 여성들을 공격해 기준을 세웠다. 사회의 틀에서 벗어난 여성들, 즉 독신으로 사는 여성, 자유분방한 여성, 부랑자 여성, 근대 의학이 등장해 이 시기에 사라져가는 민간요법을 잘 아는 여성들이 타깃이었다. [ 재조명되는 마녀의 시대 by 나이케 데크슨 ]
중국에 양리라는 코미디언이 마녀사냥으로 집중 포화를 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다큐 <피의 연대기>를 다룬 칼럼도 인상적이었다(다큐를 막상 보지는 못했지만 여자들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
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칼럼은 현대미술에서 제의로 표현되는 예술가의 표현 방식에 대한 것이었다. 덕분에 나는 이 예술가의 이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브라모비치, 이름이 알려진 만큼 아시는 분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유명세(!)를 탄 작품 때문에 그녀는 이후 활동에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한국 현대 미술계에도 초기 박영숙 선생님 등이 활동을 시작하신 후 오늘날에는 점점 더 많은 여성 예술가들의 활발한 활동이 이어지는 것 같다. 현대 미술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멀리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조금씩 이해도를 높여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한여름의 더위에 고기와 지방이 부패하는 악취가 지하에 가득했다. 흰 옷을 입은 여자가 소뼈 더미 위에 앉아 브러시를 들고 뼈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있었다. 그가 부르는 노래는 고향인 유고 슬라비아의 민요였다. 노래를 부르며 뼈를 닦다가 울부짖는 행위가 나흘 동안 지속되었다. 1997년 6월,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퍼포먼스 작품 <발칸 바로크>(1997)다. 영적인 에너지를 탐구하고 신체를 적극 활용하며 파격적인 형태를 선보이는 작품들 때문이기는 하지만 결정타는 <영혼요리>(1996) 때문이다. (...)
<발칸 바로크>는 1990년대 발칸 반도에 피바람을 불러온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하고, 고향인 유고 슬라비아가 자행한 대량 학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속죄의 퍼포먼스였다. 완전한 외부인이 아니었던 그는 전쟁과 인종 청소에 대해 강력하게 발언하기도, 그렇다고 외면할수도 없었기에 피를 닦아내고 노래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삶에 쌓인 업을 지워내고 희생자들의 안녕을 빌었던 것이다. - [ 현대미술의 제의적 순간, 마녀와 예술가 사이 by 김지연 ]
다만 아쉬운 것은 성서에서의 마녀, 악마의 이미지에 대한 해석인데 내가 잘 이해를 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냥 훓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성서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덧) 100자평을 쓰기에는 모자란 것 같고 리뷰 쓰기에는 내용이 빈약한 것 같았지만 100자가 넘어서 리뷰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