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20세기 초 들어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일어선 이래 페미니즘 이론은 변화해왔다. 이 책은 페미니즘 제1물결부터 시작하여 시간 순으로 페미니즘 이론가들을 불러오고 그에 걸맞는 소설 작품을 들고 와 예시로 든다.
이 중 버지니아 울프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자기만의 방>은 제1물결의 예시작으로 나와 있는 반면 <올랜도>는 포스트구조주의 페미니즘 예시작으로 나와 있다. 그런 면에서 한 사람의 작가가 특정 페미니즘 이론으로 정리될 수 없음을 이해하게 된다.
사실 페미니즘 제1물결과 자유주의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정도까지는 이론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던 상태였는데 이후에 나오는 포스트구조주의 페미니즘부터는 기존에 제대로 아는 바가 없었다.
한 번쯤은 페미니즘 이론의 역사를 정리할 기회를 갖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그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다.
물론 작가도 설명하듯 이론에 명확하게 들어맞지 않는 작가나 작품들도 존재한다. 한 인간이 하나로 설명될 수 없는 것처럼 이론가와 그 작품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경계는 명확하지 않고 모호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이렇게 정리해두는 것은 향후 페미니즘 이론을 이해하고 역사를 공부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의 경우는 특히 ’엔젤라 카터‘의 ’써커스의 밤‘이란 작품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기 전 읽은 것이라고는 <제2의 성> 밖에 없었다. 그렇다 해도 다행히 읽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관련 작품들 중 한 두 권 읽고 싶은 책을 얻는다면 즐거운 경험이지 않을까.
‘오이디푸스’를 ‘외디푸스’ 등으로 번역하여 기존의 용어와 달라 내 경우 적응이 잘 안됐다. 또 군데 군데 접미사 오타가 있어서 읽는 흐름을 방해했다. 향후 이 부분은 개선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