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해서 퇴근 후 문어 숙회에 막걸리를 먹어주었다.

나는 날씨에 따라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편이고 술도 먹어주었으니 무거운 책은 집어던지고 어제는 소설을 읽었다.


오전에 옆지기와 카톡을 주고 받다가 다운되었던 기분이 스르르 풀렸다.

2년 넘게 이동하지 못한 것이 알게 모르게 내 기분을 갉아먹은 이유였던 것 같다.

완전한 해소는 되지 못하겠지만 숨통은 틔울 수 있을 것 같다.



아래는 < 이 주에 눈여겨본 책들 > 이다.



약탈자들

2015년 구판에 대한 개정판이다. 

개발도상국의 빈곤에 대한 문제를 파헤쳐보니 그 이면에 폭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여전히 세계는 부국과 빈국으로 나뉘고 부유한 이들은 점점 부유해지고 가난한 이들은 가난이 대물림되어 끝없이 이어진다.

국가 시스템의 문제와 이득에 혈안이 된 지배-권력층, 만연한 부패, 식민지 역사의 그늘.

결코 현대 한국의 시작과도 무관하지 않은 문제이기에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숨을 참다

팬데믹 3년차. 여전히 우리 사회는 팬데믹과 악전고투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팬데믹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불안정한 자리에서 노동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에 대한 르포르타주를 담고 있다.

코로나가 오지 않았더라도 이들의 삶은 팍팍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온 이후 이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불안정해졌다. 그 근본원인을 따라가보아야 우리 사회 노동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

태평양 전쟁 발발 후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을 위해 희생되어야 했다. 

최영우도 그 중 하나인데 남방의 포로감시원으로 5년 간을 보냈다. 그의 손자가 할아버지의 기록을 담아서 책으로 펴냈다. 

전쟁으로 인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비극에 내몰린 청년.

가해자로, 피해자로 이분법으로 볼 수 없는 이 처참함은 누구도 보상해주기 어렵다.

5년의 시간이 그에겐 커다란 자리로 남았으리라 생각한다.



일제 식민사학 비판총서 시리즈 1~4

이 시리즈를 넣을까 말까 고민했다.

식민사관에 대한 비판총서로 출간되는 책인데 읽어봐야 비판의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넣어둔다.

총 8권으로 5~8권은 내달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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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18 14: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2년간 꼼짝 못하고지내면서 비로소 ‘아 그동안 여행을 다녔던 것이 내 삶을 계속 부드럽게 돌아가게 해줬던거구나‘ 알게 되더라고요. 거리의화가 님, 우리 조심 또 조심하면서 잘 지내봅시다. 곧 끝나겠지요, 곧..

거리의화가 2022-03-18 15:06   좋아요 3 | URL
하... 다락방님 제 삶의 하나의 큰 부분이 여행이라는 걸 요즘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ㅜㅜ 랜선여행도 한계가 있고 참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었나봐요. 어쨌든 봄도 되고 했으니 조만간 바람 좀 쐬고 오려고 합니다. 역병과의 싸움은 계속되기야 하겠지만 이제 다들 그러려니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젠간 끝나겠죠-_- 여행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수이 2022-03-18 16: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해까지 참으면 그래도 내년부터는 이동 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제발 되기만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역사와는 정말 거리가 있는 리딩을 하는데 거리의화가님 공간 오면 아 역사서 좀 읽어야 하는데 하면서 반성합니다. 저는 내일 술 마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3-18 16:59   좋아요 2 | URL
진짜 내년부터는 여행다운 여행을 좀 했으면 좋겠어요^^;
비타님은 다양한 독서를 하시잖아요. 저는 아주 가끔 에세이 및 소설을 읽는 것을 제외하곤 역사 및 사회 분야의 책만 읽습니다^^; 시간이 널널하면 다양하게 읽겠지만 저는 역사 분야의 책만 읽어도 저 죽을 때까지 다 읽고 죽을 수 없을 것 같아서 파는 중입니다ㅠㅠ
ㅋㅋㅋㅋ 주말은 술과 함께. 옆지기가 보드카 사놨던데 따자고 졸라야겠어요ㅎㅎ

라로 2022-03-18 17: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첫 문장에 꽂혔어요!!!^^;;; 문어 숙회에 막걸리 바로 이 부분요!!!
문어 숙회는 뭘까? 계속 생각합니다.^^;;;
반갑습니다 거리의화가님!

거리의화가 2022-03-18 17:08   좋아요 4 | URL
문어숙회 아... 사진을 찍어둘걸 그랬네요.
요즘은 사진을 거의 잘 안 찍어서. 어디 나다니질 않으니.
문어숙회는 문어를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날회는 아니구요. 저는 날회는 못먹어서 이렇게 익힌 거를 먹습니다.
숙은 한자로 익을 숙(熟)이에요.

그리고 전 왜 라로님 친구로 추가해놓았다고 생각했을까요. 이미 추가해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친구가 아니여서 이제야 신청했습니다.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라로 2022-03-18 17:52   좋아요 4 | URL
아 그렇군요!! 저 부모님 덕분에 문어를 많이 먹어봤어요. 문어 숙회는 제사 지내고 나서 많이 먹고요.^^;;
문어를 통째로 삶아서 올려 놓으시곤 나중에 끝나고 썰어서 맛있게 먹었던,,,

친구 신청 감사합니다. 저는 어지간하면 친구 신청 잘 안하고 잘 안 받고,,, 그렇게 되었어요.
시간이 지날 수록 친구에 대한 뭐랄까 좀 어려운 마음이 들어서요. 그런데 이렇게 먼저 제 서재에 방문해 주시고 신청도 선뜻 해주셔서 감사해요.^^

mini74 2022-03-19 2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술도 늘고 살도 늘고.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거 같아요. 소소하고 당연했던 일들이 화가님 말씀처럼 숨통 틔우는 삶의 활력소였나 봐요. 저도 여행가고 싶습니다 ㅎㅎ 조선인 최영우 저도 눈여겨 본 책이네요 ~~

거리의화가 2022-03-19 23:13   좋아요 1 | URL
삶의 활력소가 큰 것이 하나 사라지니 많이 힘들었나봐요^^; 조만간 짧게 여행다녀오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영우 책은 스리슬쩍 다음달에 끼여서 읽을 것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