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다츠 밑에 발을 넣고 책을 읽는 남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1999년 작 <이웃집 야마다 군>.
4컷 만화 스무 편을 절묘하게 연결시켜 만든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는데
유아블루님 페이퍼 아니었으면 이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나는 얼굴을 넙데데하게 그린 명랑만화 풍의 만화를 무지하게 좋아한다.
아따맘마나 이 만화 속의 뚱뚱한 안주인 마츠코 여사를 보면서 희열을 느꼈다.
(너무 예쁘고 날씬하고 똑똑하고 야무지고 남자들에게 인기있는 여주인공은 밥맛.)
"엄마가 몸살이 났으니 오늘 저녁은 도시락으로 해결하자."
아빠의 말에, "나는 깨주먹밥", "나는 참치덮밥", 그렇게 가족들이 자신이 먹을 도시락을 주문하는데,
안방 문이 열리며 이불 속 폭탄 맞은 얼굴의 엄마가 절규하듯 말한다.
"내 껀 튀김덮밥!"

엄마아빠의 젊은 시절, 이른바 신혼여행중이다.
--기나긴 인생항로에서 가장 두려운 건 무엇일까요?
실은 아주 아주 잔잔해져 평온한 수면 위입니다.
긴장이 풀어져 두 사람이 서로 쥐었던 손을 놓을 때......
내레이션으로 가족관계나 인생에 대해 다분히 설명을 늘어놓고 싶은 눈친데
그 전하고자 하는 교훈이 별것 아니어서 도리어 거슬리지 않는다.
가령 젊은 부부들에게, 너무 큰 책임감에 미리 겁먹지 말고 아이를 낳으라는 것.
아기는 몇 번 품에 안아주면 다 자라게 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면 사실 그런 면이 없지 않다.

바쇼, 부손 등의 하이쿠를 적절하게 인용하며 장면이 전환된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으로서는 흥행에서 엄청난 실패를 기록했다는 이 애니메이션이
나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페이뷰는 뺐다 꽂았다 하는 서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