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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오브 락 - 할인행사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 잭 블랙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평점 :
또 한 장의 사고 싶은 DVD가 늘었다.
<스패니쉬 아파트먼트>와 <러브 액츄얼리>에 이어 <스쿨 오 브락>은 비디오를 보고 나서,
그리고 팀 버튼의 <빅피쉬>는 아직 보지 않았지만 무조건 갖고 싶은 작품에 속한다.
오늘 낮 드디어 <스쿨 오브 락>을 보았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매력적인 뚱보배우 잭 블랙 주연, 감독은 리차드 링클레이터다.
3년째 빈대붙어 살고 있는 친구네 집. 그 동거녀에게서 집세라도 보태라는 눈총을 받고 있는
무명 락밴드의 기타리스트 듀이 핀. 설상가상 자신이 조직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밴드에서도
오버하는 꼴을 봐줄 수가 없다며 방출당한다.
어느 날, 임시교사인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를 대신 받고 교사를 구한다는 말에 무턱대고
그 학교에 찾아가는데... 호레이스 그린 초등학교는 엄격한 교풍에다가 학비가 비싼 대신
학부모들의 입김이 무지 센 그런 학교였다.
그런데 이 엉터리 가짜교사가 열 살짜리 아이들을 쑤석여 학교 몰래 락밴드를 조직하고 대회에
나가는 그 과정이 흥미롭다 못해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 것이다.
클래식 연주만 하던 꼬마들이 '세상의 잘난 것들에게 저항하는' 락 정신을 일깨우고,
밴드의 연주자든 조명 담당이든 허울좋은 매니저든 한 가지씩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또 충분히 감동적이다.
함께 락 밴드의 일원이었다가 자신에게는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일찌감치 꿈을 접었던
주인공의 꺼벙한 친구와, 뒤에서 손가락질을 받는 호레이스 그린 초등학교의 여자 교장선생도
참 인상적이었다.
"나도 옛날에는 꽤 재미있는 인간이었다구요. 이렇지는 않았다구욧! "
좋아하는 음악과 맥주 한잔에 마음을 열고 임시교사 듀이 핀에게 푸념을 늘어놓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가슴 한편이 뻐근해 왔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주인공보다 조연에게, 또 지나가는 사람 1,2,3이 더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나는 아직 버릇없는 청춘을 충분히 더 구가하고 싶은데 말이다.
<스쿨 오브 락>은 잭 블랙이라는 배우의 재능과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꼬마 드러머 프레디나 백싱어 토미카, 항상 주눅들어 있던 아이 잭, 영악한 매니저 섬머 등을
통해 그것이 어떤 자리이고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락은 이유도, 리듬도 없다'는 말이 몇 번인가 나오는데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