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이 해피엔딩 - 김연수 김중혁 대꾸 에세이
김연수.김중혁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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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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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최효찬 지음 / 예담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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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여름 방학을 틈타 외사촌동생이 서울에 놀러왔었다. 이번에 대학을 입학한 그녀였다. 성적에 맞춰 진학한 학과는 예전부터 맘에 들지 않다고 했다.

하루 날 잡아 광화문을 돌고 이름 있는 한정식 식당에 들르고, 뮤지컬을 보여줬다. 지방에서 나고 자란 그녀였다. 수도의 화려함을 경험하게 해주고, 노력에 따라 너도 얼마든지 상경할 수 있음을 말해줬다.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던 외사촌은 집으로 내려가자마자 지방생활의 무료함을 투정했다고 한다. 외숙모는 전화를 통해, 이번 서울구경이 학과 공부에 상당한 도움이 되지 않겠냐며 고마워하셨다. 난 촉매제였을 뿐이다. 내가 없었어도 마음만 있다면 계획은 실현 될 수 있다. 지금은 내가 먼저 서울에 와있었다는 것 밖에 없다.  

이런 일은 이런 생각을 끌어온다. 잘나고 친절한 친척들이 많았다면 나는 어떻게 되어 있었을까. 친척을 통한 간접경험도 무시 못 한다. 이민 간 친척이 있다면 외사촌은 방학을 맞아 서울 놀러오는 기차가 아니라 귀국 비행기를 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력은 부모님이 미치시는 것이지만, 친척들과 공유하는 가문의 자긍심도 중량이 무겁다.

우리 집안은 어떤 집안인가, 나는 어떤 가풍을 유지 할 수 있을까를 깊게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을 읽으니 생각하게 된다. 책은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문가를 탐방하고, 자료를 수집한 것이다. 종가를 중심으로 계보를 따라가서 비슷한 이름 때문에 헷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가문마다 핵심 강점을 중심으로 서술 해놓았고, 마지막 장에 따로 강조 해 놓았기 때문에 이해가 쉽다.

기억에 남는 가문은 '책 읽는 아버지‘가 되라던 풍산 류씨, ’밑지고 살라‘던 재령 이씨, ' 공부에 뜻있는 아이들끼리 묶으라’던 진성 이씨의 퇴계 이황, ‘죽을 먹을지언정 더 넓은 세상으로 유학 보내라’는 한양 조씨다. 모두 맞는 이야기라 쉽게 간과되기도 하는 내용인데 개인의 철학을 넘어 가훈과 가풍으로 쭉 이어져 오니 경외심이 안들 수 없다.

책 중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은 다산 정약용가 이다. 선대에 8대째 홍문관 벼슬을 역임한 명문가였는데 천주교 박해로 풍비박산이 난다. 다산의 아버지는 유배당하고, 대역 죄인으로 몰려 큰 아버지는 참수형을 당한다. 다산의 형제도 유배와 참수형을 당했다. 당시 대역 죄인 집안의 자손은 국법에 따라 과거를 볼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유배를 간 다산은 두 아들에게 과거길이 막힌 폐족 신분이지만 학문마저 게을리 하면 더 비천한 가문으로 전락하게 된다며 학문전념을 간곡히 호소한다. 서신을 통해 “공부를 게을리 하면 좋은 여자를 만날 수 없다”며 세속적인 비유를 하기도 하는데, 다산의 절박함에 대비되어 웃음이 난다. 독서만이 집안을 일으킨다며 강조하는 문장에선 가문의 영광과 자존심 지키기가 어떤 것인지 느껴져 소름 돋았다.

“이제 너희들은 몰락한 집안의 자손이다. 그러므로 더욱 잘 처신하여 처음보다 훌륭하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기특하고 좋은 일이지 않겠느냐? 폐족으로서 바르게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하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p.215)

다산은 자신으로 인해 벼슬길에 막힌 아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면서 서울에 정착하기를 당부한다.

“예부터 화를 당한 집안 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반드시 훌쩍 먼 곳으로 도망가 살면서도 더 멀고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못했음을 걱정하곤 한다. 그러나 마침내 노루나 산토끼처럼 문명에서 멀어진 무지렁이가 되어버릴 뿐이다. 문명의 혜택이 닿지 않는 곳에서 살다보면 견문이 좁아져 영영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p.211)

다산은 억울한 삶과 기막힌 세월을 보냈음에도 끝까지 좌절하지 않고 (중략) 고단한 귀양살이에도 늘 자신을 채찍질하며 열성적으로 학문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다 다산은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귀양살이가 부끄러워 책이라도 남겨 자신의 허물을 벗고자 저술에 전념하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p. 222)


이 외에 다른 편지글도 많은데, 편지 문장 곳곳에서 아비의 솔직함, 희망과 미안함이 느껴졌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책은 쉬운 책인데, 다 읽고 나면 과제가 많다. 지금의 네 가치관은 무엇이며, 네가 후대에 전 하고 싶은 비전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명문가의 욕심이 없어도, 올 곧게 살려면 명문가의 자녀교육을 지금의 생활 치침으로 고려해 봐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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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25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녀는 없고 부모님은 이미 충분히 지도편달하고 계시고, 가문은 제가 좌지우지할 지경이 아닌지라 수신제...에 활용해야겠습니다^^ 멋진 리뷰 좋아요!

모과양 2010-09-0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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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엔 좀 애매한 사계절 만화가 열전 1
최규석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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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사를 했다. 새집에서 직장까지는 출퇴근시간이 1시간 반이나 소요된다. 전에는 걸어서 15분이였다. 그러나 만족한다. 강제적이지만 긴 출퇴근 시간 덕에 책을 더 보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걸리는 문제가 하나 있다. 새집으론 내 책이 다 못 들어간다. 다시 볼 것도 아니었지만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 다시 이사를 가게 될 때에는 책을 다 수용할 수 있는 좋은 집에서 살아야겠다. 좋은 집에서 살려면 그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거다. 넓고 깊은 책장을 가지고 싶은데 경제력이나 독서력이나 뭐하나 갖춘 것이 없다.

그래서 책 읽는 것 밖에 없다. 책으로 마음을 추르고 되돌아보고 나아가는 것,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자 최선이다.

<울기엔 좀 애매한>을 읽었다. 나를 최규석의 팬으로 만든 <습지 생태 보고서>의 청소년 버전이다. 책은 고3 강원빈의 미대입시가 큰 틀이다. 거기에 가난한 학생들의 현실, 돈으로 해결되는 대입 경쟁, 청소년 착취 아르바이트 등이 섞여있다. 최규석의 유머가 곳곳에 묻어나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씁쓸한 생각이 안들 수 없다. 
  

가난한 재수생으로 형편이 힘듦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리는 류은수에게 동생이 찾아온다. 찾아와서 하는 말이 “나한테 꿈이 없는 게 참 다행스럽달까.....”(p. 82)다. 가난한 이는 꿈도 꾸지 말라는 말을 어린 학생의 입으로 말하게 하다니, 잔인하다. 꿈도 현실과의 타협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꿈을 못 꾸면 더 가난하게 산다는 걸 모르고 하는 이야기 일까.

미술학원 선생이었던 태섭의 마지막 송별회에서 강원빈이 보여준 눈물에서, 책 제목을 바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울기엔 좀 ‘애매한’에서 울기엔 좀 ‘억울한’으로. 
 

책은 대입 이야기지만, 대입에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고 3때만 이런 현실을 접하는 게 아니다. 사회에 나오면 더 노골적이고, 불합리한 경쟁시장을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어린 주인공이 하는 말이 오랫동안 여운에 남았다. 
 

돈도 재능이라고....(p. 123)
 

맞잖아. 머리 좋으면 놀아도 공부 잘하고 재능 있으면 그림도 금방 잘 그리고.... 예쁘면 더 살기가 편하고....(p.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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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강의 - 살면서 꼭 한 번은 들어야 할 인생 특강
고도원 외 지음 / 마음의숲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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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직장은 한 달에 한번 전 직원을 강당에 몰아넣고 교육을 한다. 내부강사가 친절교육을 하거나 노동부에서 내려 온 사람이 성희롱에 대해 떠들고 간다. 거기다 간호직은 직무 교육도 수시로 받아야 된다. 그게 좀 억울했다. 왜냐면 3교대하는 간호사들은 교육이 있는 날이면 나이트든, 쉬는 날이든 직장에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상근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공평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4년 이 짓을 하다 보니 크게 개의치 않게 되었다. 눈감고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못 들어서 아쉬운 강의가 없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랄까. 정말 가끔 잘 들었다 싶은 강의도 있긴 하다. 타 직종에서 온 외부강사의 강의 중 그런 강의가 가끔 있는데, 듣고 나면 활력이 솟는다. 그럴 때면 나도 저런 자리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일하다보면 살아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의 명강의>를 읽었다. 내용은 한국에서 손에 꼽히는 25명의 강사들이 10페이지 가량을 할애한 강의 모음집이다. 인간관계에서부터 성, 농업, 건강, 성(性), 환경을 주제로 쓰였는데, 리더십과 꿈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많다. 

꿈은 저와 여러분의 가슴속에 북극성을 하나 띄우는 것입니다 북극성이 떠 있으면 길은 잃을 수 있어도, 방향은 잃지 않습니다. 꿈은 우리의 방향이고, 목표이고, 목적입니다. (중략) 꿈은 미래의 것입니다. 꿈은 아주 클 수 있습니다. 때론 황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기는 현재의 것입니다. 그리고 작습니다. 한걸음 한 걸음 마라톤처럼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치열함, 열정, 노력, 그리고 반복훈련을 요구하는 것이 기본기입니다. 우리앞에 기본기와 꿈, 그리고 그 너머에 또 하나의 꿈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삽니다. (p.48-고도원)

최근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 많았나 보다. 신영복의 <인식과 성찰>부분 중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자기 할 말을 다 하게 하는 위치에 앉혀 놓는 것을 말한다. 상대가 소리없이 사라져 가는 엑스트라가 아니라, 죽을 때 죽더라도 자기 할 말은 다하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대해야 한다 (p.10)"는 부분이 와 닿았다. 그리고 요즘 시대는 인맥의 시대라며 인맥을 강조하는 강사들이 많았다. 인맥관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나이를 먹을 수록 피부로 느껴지는 내용이다. 

아이가 좋은 일자리를 가지려면 네트워크가 잘 돼 있어야 합니다. 승진하려면 아래위로 다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일류대 나온 사람은 유아독존이라고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p. 255)
 

예전에는 개미형 인간이 성공했지만 요즘에는 네트워크 지수가 높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려면 관계에 거미줄을 치는 거미형 인간이 돼야 합니다. 이렇게 인맥을 늘이기 위해서는 남에게 배풀어야 합니다. 당장은 베풀면 손해인 것 같지만 그 복은 자식에게까지 갑니다. 작은 것을 아끼는 태도가 지나쳐 인색해지면 주변에 사람이 모이질 않습니다. 자기가 밥도 사고 차도 사야 주변에 사람이 생기고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고집은 버리고 지갑은 여십시오 (p.162)
 
강의 내용들이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좋았는데, 실제로 들으면 아주 재미있고 열정적일 듯 하다. 나도 내가 겪은 일들, 삶의 철학을 강의할 날이 꼭 왔으면 한다. 그때까지 내공을 쌓아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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