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강의 - 살면서 꼭 한 번은 들어야 할 인생 특강
고도원 외 지음 / 마음의숲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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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직장은 한 달에 한번 전 직원을 강당에 몰아넣고 교육을 한다. 내부강사가 친절교육을 하거나 노동부에서 내려 온 사람이 성희롱에 대해 떠들고 간다. 거기다 간호직은 직무 교육도 수시로 받아야 된다. 그게 좀 억울했다. 왜냐면 3교대하는 간호사들은 교육이 있는 날이면 나이트든, 쉬는 날이든 직장에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상근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공평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4년 이 짓을 하다 보니 크게 개의치 않게 되었다. 눈감고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못 들어서 아쉬운 강의가 없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랄까. 정말 가끔 잘 들었다 싶은 강의도 있긴 하다. 타 직종에서 온 외부강사의 강의 중 그런 강의가 가끔 있는데, 듣고 나면 활력이 솟는다. 그럴 때면 나도 저런 자리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일하다보면 살아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의 명강의>를 읽었다. 내용은 한국에서 손에 꼽히는 25명의 강사들이 10페이지 가량을 할애한 강의 모음집이다. 인간관계에서부터 성, 농업, 건강, 성(性), 환경을 주제로 쓰였는데, 리더십과 꿈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많다. 

꿈은 저와 여러분의 가슴속에 북극성을 하나 띄우는 것입니다 북극성이 떠 있으면 길은 잃을 수 있어도, 방향은 잃지 않습니다. 꿈은 우리의 방향이고, 목표이고, 목적입니다. (중략) 꿈은 미래의 것입니다. 꿈은 아주 클 수 있습니다. 때론 황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기는 현재의 것입니다. 그리고 작습니다. 한걸음 한 걸음 마라톤처럼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치열함, 열정, 노력, 그리고 반복훈련을 요구하는 것이 기본기입니다. 우리앞에 기본기와 꿈, 그리고 그 너머에 또 하나의 꿈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삽니다. (p.48-고도원)

최근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 많았나 보다. 신영복의 <인식과 성찰>부분 중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자기 할 말을 다 하게 하는 위치에 앉혀 놓는 것을 말한다. 상대가 소리없이 사라져 가는 엑스트라가 아니라, 죽을 때 죽더라도 자기 할 말은 다하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대해야 한다 (p.10)"는 부분이 와 닿았다. 그리고 요즘 시대는 인맥의 시대라며 인맥을 강조하는 강사들이 많았다. 인맥관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나이를 먹을 수록 피부로 느껴지는 내용이다. 

아이가 좋은 일자리를 가지려면 네트워크가 잘 돼 있어야 합니다. 승진하려면 아래위로 다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일류대 나온 사람은 유아독존이라고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p. 255)
 

예전에는 개미형 인간이 성공했지만 요즘에는 네트워크 지수가 높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려면 관계에 거미줄을 치는 거미형 인간이 돼야 합니다. 이렇게 인맥을 늘이기 위해서는 남에게 배풀어야 합니다. 당장은 베풀면 손해인 것 같지만 그 복은 자식에게까지 갑니다. 작은 것을 아끼는 태도가 지나쳐 인색해지면 주변에 사람이 모이질 않습니다. 자기가 밥도 사고 차도 사야 주변에 사람이 생기고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고집은 버리고 지갑은 여십시오 (p.162)
 
강의 내용들이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좋았는데, 실제로 들으면 아주 재미있고 열정적일 듯 하다. 나도 내가 겪은 일들, 삶의 철학을 강의할 날이 꼭 왔으면 한다. 그때까지 내공을 쌓아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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