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만났던 수퍼남매님께서 잠자리에 들기 전 책 읽기를 해주기로 약속하시고 그걸 실천하는 얘기를 하셨었다.

 

아이들이 글자를 알기 전엔 나름 열심히 읽어주었는데 한글을 알려주고나서는 거의 읽어주지 않으면서 '책 읽어'하고 말로만 책 읽으라고 했다.

초등학교에 다니지만 여전히 책을 읽어주는 아이들이 훨씬 안정감이 있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낮에는 각자 읽고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기로 마음 먹고 다시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니 정말 애착관계가 훨씬 더 좋아진 느낌이다.

아이들은 서로 자기 먼저, 더 많이 읽어달라고 조른다. 하지만 동생 먼저 읽어주기로 하고, 엄마의 상태에 따라 책 읽는 양을 조절하기로 했다.

 

현수에게는 보통 그림책 3권정도 읽어주는데 더 읽어줬으면 하고 바란다. 하지만 아들에게도 읽어주어야하기 때문에 딸에게 더 많이 읽어주진 못한다. 어쨌든 반응은 너무도 열렬하고, 매일 밤마다 책 읽어주기를 바란다. 그만큼 또 내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기분 좋은 일이다.

 

현준이에게 어떤 책을 읽어줄 것인가 고민하다가 <책 읽는 도깨비>를 읽어주었다.

첫날은 힘든 일이 많아서 20여쪽을 읽어주고 다음날에는 너무 재미있다며 끝까지 읽어달라고 조르는 탓에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못 읽겠다며 미루려니 그럼 자기가 몇 장 읽을테니 그 다음 엄마가 또 이어서 읽어달란다. 그렇게 해서 둘째날 <책 읽는 도깨비> 한권을 다 읽어냈다. 그러고는 다음에는 <책 읽는 도깨비2>를 읽어달라고 예약했다.

오래된 사물이 영물이 되어 도깨비로 변하고, 구두쇠영감의 돈을 훔쳐 도회지로 나온 도깨비는 땅을 사서 집을 지으려고 하는데 명당 자리를 똥값에 산 선비와 문답내기를 하다가 결국 책 읽기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人不通古今이면 馬牛而襟裾니라'

사람이 고금의 일을 알지 못하면, 마소의 옷을 입히는 것과 같다.

옛 선인들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고는 참다운 사람이 될 수 없다.

옛 고전을 많이 읽어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오늘과 내일을 사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진 도깨비들처럼 아들도 책 읽기에 재미를 들였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이 사실 컸다. 그 마음을 알든 모르든 <책 읽는 도깨비2-시간도둑> 읽기에 들어갔다.

놀러다니느라 요새 많이 바빴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읽어주려고 노력하니 아이들은 매일 밤 책 읽어주는 엄마를 기다린다. 물론 자신들이 해야할 일을 마치고 침대 속에 누워 엄마가 오기를 기다린다. 나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나직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도 나도 흐뭇한 밤을 맞이한다.

기분 좋은 변화다. 다시 책 읽어주기를 하면서 우리 아이들도 나도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냈다. 잘 자라는 뽀뽀와 함께 아이들은 아마도 아침까지 기분 좋게 잠들 것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퍼남매맘 2014-01-22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짝짝짝!
글자를 몰라서 읽어주는 게 아니라 부모나 교사가 책 읽어주는 시간만큼은 오롯이 아이를 사랑하는 시간이죠.
아이가 읽어주지 말라고 할 때까지 읽어주는 게 맞다고 해요.
꾸준히 잘 실천하길 응원합니다. 두 아이 각자 읽어주시려면 힘드시겠지만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래요. *^^*

꿈꾸는섬 2014-01-24 15:30   좋아요 0 | URL
아이를 사랑하는 시간 맞는 것 같아요. 힘든 날은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도 조금이라도 읽어주면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수퍼남매맘님의 응원에 힘입어 꾸준히 실천하도록 노력해야죠.^^

다크아이즈 2014-01-23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순오기님, 수퍼남매님, 꿈섬님 이렇게 만나셨나요? ㅋ
제가 들은 것 같은데도 실물(?)을 모르니 막 헛갈려요.
아이들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는 젊은 엄마들의 선봉에 꿈섬님이 계시네요.
전 다 잊어버렸어요. 책도 안 읽어줬고... 그땐 넘 몰랐어요. 지금 와서 후회한들 ㅠ
손주 놈들한테 적용해볼까 계획 중입니다.(십 년 뒤에 ㅋ)

꿈꾸는섬 2014-01-24 15:33   좋아요 0 | URL
ㅎㅎ순오기님, 마노아님, 수퍼남매맘님 그리고 저 이렇게 넷이서 즐거운 수다를 나눴죠.^^
선봉에 선 것까지는 아니구요.
큰애가 어느새 열살이 된다고 생각하니 이제 얘랑 같이 할 수 있는 것들도 많이 줄어들겠구나 싶은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앞으로 몇년이나 엄마 품에 있을까요? 아기때는 어서 자라라하고 생각했는데 요샌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게 자꾸만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팜님은 멋진 할머니가 되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