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꿈


나비를 보았다.

깊은 밤, 내 숨소리 허공을 향해 올라갔을 때.

우리의 기질이 나비의 날개를 가진다면

우리는 다만 있는 일만으로 족하리라. 왜냐하면
버려버릴 것을 모두 가벼운 날갯짓으로 벗어버린 뒤에

우리는 알몸으로 비로소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그때에 내가 내 육체를 향해 새삼스러이 말을 걸리라.
"안녕! 예쁜 나여!"

나비는 언제나 내 영혼의 깊은 곳을 찾는다. 그가 말했다.
"가능하면 더 깊은 곳을"

어느 날인가 나는 그가 수줍은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금이 간 영혼을 사랑해."

어째서지?

"잘 몰라, 하지만 어쨌든 그들에게선 좋은 냄새가 나."

그리고 그는 날아갔다.

나는 덜덜덜 흔들렸다.

그리고 조금 뒤엔 바람이 칠흑이 그리고 핵이 남았다.

꿈꾸는


나는 다시 나비를 보았다, 아니 오히려 가졌다.

내가 모든 여행길의 돌짝밭에서 돌아올 때
조심스러운 비상으로

다시 시작하는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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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8-30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ㅅㅅ
덕분에 시를 감상해요

꿈꾸는섬 2011-08-31 17:28   좋아요 0 | URL
시만 달랑 올려놓았어요.
요즘 머리 복잡한 일이 많아요.ㅜㅜ

2011-08-3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좋아요 좋아요...^^

꿈꾸는섬 2011-08-31 21:21   좋아요 0 | URL
섬님이 좋아하시니 저도 너무 좋아요.^^

치유 2011-09-07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에 있는 음악을 들으며 글을 읽으니 더 좋아요..

가을 길을 걸어야 할것 같은...느낌 플러스에 커피도 한잔 마셔야할것 같고,,

꿈꾸는섬 2011-09-08 21:21   좋아요 0 | URL
가을이 성큼 다가왔어요.^^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죠.
배꽃님 이 가을에 많이 많이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