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꿈
나비를 보았다.
깊은 밤, 내 숨소리 허공을 향해 올라갔을 때.
우리의 기질이 나비의 날개를 가진다면
우리는 다만 있는 일만으로 족하리라. 왜냐하면
버려버릴 것을 모두 가벼운 날갯짓으로 벗어버린 뒤에
우리는 알몸으로 비로소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그때에 내가 내 육체를 향해 새삼스러이 말을 걸리라.
"안녕! 예쁜 나여!"
나비는 언제나 내 영혼의 깊은 곳을 찾는다. 그가 말했다.
"가능하면 더 깊은 곳을"
어느 날인가 나는 그가 수줍은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금이 간 영혼을 사랑해."
어째서지?
"잘 몰라, 하지만 어쨌든 그들에게선 좋은 냄새가 나."
그리고 그는 날아갔다.
나는 덜덜덜 흔들렸다.
그리고 조금 뒤엔 바람이 칠흑이 그리고 핵이 남았다.
꿈꾸는
핵
나는 다시 나비를 보았다, 아니 오히려 가졌다.
내가 모든 여행길의 돌짝밭에서 돌아올 때
조심스러운 비상으로
다시 시작하는 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