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일이와 수일이 ㅣ 힘찬문고 26
김우경 지음, 권사우 그림 / 우리교육 / 2001년 10월
평점 :
얼마 전 언니네 집에 갔다가 요새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조카가 책장에서 꺼내준 책이다. 자기 읽은 책인데 정말 재미있다며 이모도 한번 읽어보라며 추천을 한다. 어떤 책이기에 아이가 재밌다고 추천해주는지 궁금했다.
<수일이와 수일이>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제목만 보고는 이름이 같은 아이의 이야기인가 하고 나름 추측해보았다. 하지만 이야기를 펼쳐든 순간 이 책을 다 읽을때까지 내려놓지 못했다. 조카 말대로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던 것이다.
수일이는 여름방학내내 학원을 전전하는 일이 괴롭고 힘이 든다. 여름 방학을 신나게 놀면서 보내면 좋겠지만 엄마는 수일이를 영어, 피아노, 바둑 등 많은 학원을 보낸다. 수일이는 학원에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한다. 어느 날 집에서 키우는 개 덕실이와 말이 통하게 되고, 덕실이는 수일이에게 수일이를 하나 더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복제 양 돌리의 이야기처럼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 학원에 보내게 된다면 수일이는 그 시간동안 실컷 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옛날 쥐가 사람 손톱을 먹고 사람이 된 이야기를 따라 수일이도 쥐가 손톱을 먹을 수 있게 빈집에 놓아둔다. 다음 날 빈집을 찾아가보니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아이가 앉아 있고, 수일이는 새 수일이에게 학원에 가라고 시켜놓고 실컷 논다. 엄마와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말이다. 새 수일이는 처음엔 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엄마, 아빠와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수일이로 사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심지어 수일이를 속여 쥐의 발톱을 빵에 넣어 먹게 만든다. 옛 이야기처럼 쥐를 사람으로 돌리기 위해 수일이는 친구네 고양이를 만나게 하지만 집에서 애완용으로 자란 고양이는 쥐를 알아보지 못해서 실패한다. 진짜 고양이를 찾기 위해 덕실이와 집을 나선 수일이,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싫어하던 수일이가 남에게 미루다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게 되는 내용은 아이들에게 교훈적이다. 교훈적인 이야기이지만 내용은 알차고 재미있다. 사건의 전개가 술술 읽히는 것 자체도 정말 재미있다. 자기 일은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하며 모든 일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조카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조카 덕분에 재미있는 책을 읽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