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즐거웠다.
아무 생각없이 줄줄 읽어내려가면서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생각하다가 하하 이게 이 책의 매력이었지 싶었다. 그런데 어릴때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뭐라고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차이가 조금 있을텐데 사실 잘 기억나질 않으니 뭐라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이들이 갖는 상상력, 천진난만함, 호기심...이런 생각들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마치 주인공이 된 듯한 상상에 사로잡혀 살았던 소녀시절이 있었다.
말을 하는 토끼를 만나는 일, 그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들어가는 일, 병에 든 액체를 마시고 키가 거인처럼 커버리거나 버섯을 먹고 키가 작아지는 일, 아무 것도 아닌 일로 논쟁하는 일 등 모든 이루어지는 상상의 세계로 가고 싶은 날들이 많았던 날을 살아왔었다. 그런데 까마득히 잊고 살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만나니 그때처럼 설레고 신난다.
작년 이맘때 <빨강 머리 앤>을 다시 읽으며 행복해했었는데 올해는 앨리스를 다시 만나서 기쁘고 행복했다. 다음엔 <오즈의 마법사>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

가을, 은행잎이 떨어진 길을 걸을때마다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를 생각하곤 했다. 환상의 세계로 또 다시 놀러가고 싶다.
인디고에서 나온 책들은 그림도 예쁘니 더할나위없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