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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우리집 거실에 놓여있는 책장을 보면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왜 거실에 텔레비전을 안 놓았냐고, 그건 우리 아이들이 텔레비전보다는 책과 더 많이 친해져서 더 많이 놀아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그럼 나는 자고난뒤라 잠기고 갈라지는 목소리로 더듬더듬 책을 읽어준다. 그럼, 어느새 또 책을 가져와 또 읽어달라고 조른다. 사실 귀찮을때도 가끔 있다. 아침 잠이 많은 내게 아침 잠이 없는 아이들은 정말 곤혹스럽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늘 책을 가까이에 두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기쁜 마음이 더 크다.
<책과 노니는 집>, 이 책의 칭찬이 자자한 이유를 직접 확인하고나니 그 기쁨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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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읽는 재미도 좋지만, 모아 두고 아껴 두는 재미도 그만이다. 재미있다, 유익하다 주변에서 권해 주는 책을 한 권, 두 권 사 모아서 서가에 꽂아 놓으면 드나들 때마다 그 책들이 안부라도 건네는 양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지. 어느 책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는 것도 설레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 책이 궁금해 자꾸 마음이 그리 가는 것이 난 좋다. 다람쥐가 겨우내 먹을 도토리를 가을부터 준비하듯 나도 책을 차곡차곡 모아 놓으면 당장 다 읽을 수는 없어도 겨울 양식이라도 마련해 놓은 양 뿌듯하고 행복하다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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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교리가 장이에게 하는 말이다. 마치 나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책을 읽는 재미도 좋지만 모아 두고 아껴 두는 재미도 정말 그만이지 않은가. 그래서 이곳 알라딘에 머물게 된 것이고.
이야기의 구성도 꼼꼼하다. 조선후기의 천주교탄압을 줄기로 장이와 낙심이의 애처롭고 가슴 아픈 인생이야기, 이야기를 극적으로 몰고가는 허궁제비 등 인물들까지도 마음에 와닿는다. 허궁제비에게 곤욕을 치르게 되는 장이를 두고 가슴 졸이고 얼마나 마음 아파했는지 모른다. 또 낙심이의 신세가 불쌍한데 그런 것을 가늠하지 못하는 어린 장이, 장이보다 어리지만 야무진 낙심이, 책을 파는 최서쾌의 책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이 책 한권에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우리 집도 책과 노니는 집이 되었으면 좋겠단 바람이 생기게 하는 책이다.
휘모리님, 정말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