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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많은 다섯친구 ㅣ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
양재홍 글, 이춘길 그림 / 보림 / 1996년 12월
옛날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의 정서가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있는지 알 수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딸이든 아들이든 하나만 얻게 해 달라고 빌었다. 그러던 어느날 스님 한분이 깨끗한 단지에 두 분의 오줌을 넣어 땅에 묻으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열달이 지나자 단지 속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단지에서 나왔다고 단지손이라 지었다.
단지손이는 나자마자 밥을 먹고 또박또박 말을 하고 자라면서 힘도 장사였단다.
단지손이는 세상 구경을 하고 많이 보고 배워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콧김손이를 만난다. 세상에서 콧김이 가장 센 콧김손이, 정말 재미있는 이름이며 캐릭터다.
단지손이와 콧김손이가 산길을 오르는데 물벼락을 맞는다. 세상에서 오줌을 가장 많이 누는 오줌손이를 만난 것이다. 아, 정말 등장인물 정말 웃긴다.
단지손이와 콧김손이와 오줌손이는 고갯길을 오르다가 둥둥 떠다니는 배를 본다. 어떤 아이가 배를 메고 있다. 배를 메고 다니는 배손이란다. 다음엔 어떤 녀석을 만날지 기대된다.
단지손이와 콧김손이와 오줌손이와 배손이가 만난 건 다름 아닌 무쇠신을 신은 무쇠손이다. 이 특이한 캐릭터 다섯이 만나 친구가 되었다. 이 다섯은 무엇을 하게 될까?
다름아닌 호랑이를 만나게 되었다. 호랑이와의 대결이라니, 정말 옛날이야기는 허무맹랑하면서도 재미가 있다. 사람이 호랑이를 이긴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 다섯이 뭉치니 거뜬하다. 첫번째 마무 베기 내기는 다섯 친구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나무를 다 베어 이겼다. 두번째 내기는 둑 쌓기, 힘이 좋은 단지손이가 커다란 바위를 던져 솓아지던 물줄기를 막아냈다. 거뜬히 이겼다. 세번째 내기는 나뭇단 쌓기, 호랑이가 던진 나뭇단을 쌓는 것, 두번을 진 호랑이들 다섯친구들 나뭇단에 불을 지핀다. 하지만 우리의 오줌손이가 "쏴아아아-" 오줌을 누었다.
그래서 이렇게 호랑이들은 물에 떠내려 가고 다섯친구의 배손이의 배를 타고 오줌바다를 건너가게 된 것이다.
어른들의 시선으로 본다면 이 이야기는 너무도 허무맹랑해서 어이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보통사람과 다른 다섯친구들에 호의를 느끼고 자신에게도 그런 능력 한가지쯤 있다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우리 아들의 경우에도 자신도 호랑이를 만나면 쉽게 이길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모험심 그리고 용기를 심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옛날 이야기는 언제나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