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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ㅣ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사토 와키코 글.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1991년 9월
나와는 다르게 빨래하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엄마가 있네요. 날씨가 좋으니 팔 걷어붙이고 커튼이며 바지, 조끼, 양말, 홑이불, 베갯잇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빨았어요.
집 안에 있던 빨래를 해치우고 아이들에게 빨 것을 찾아오라고 얘기하는 엄마, 그 소릴 듣고 도망치는 고양이, 소시지를 물고 있는 개, 닭들, 신발장의 슬리퍼와 구두, 우산, 모두모두 달아나고 있었어요.
"꼼짝 마!"
엄마의 큰 소리에 모두 마술에 걸린 듯 멈춰 섰어요. 엄마는 모두 빨래통에 몰아넣고 눈 깜짝할 사이에 빨았어요.
정말 기운이 펄펄 넘치는 엄마에요.
그리고 이렇게 빨래를 널었어요. 아이들조차 빨래 집게에 꽂혀 있는게 보이시나요? 개구리, 오리, 개, 닭, 우산, 슬리퍼, 주전자, 바구니, 부채, 양말, 시계, 가방......아이들과 앉아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했어요. 즐거워하더라구요.
천둥번개도꺠비가 구름을 타고 오다가 은방망이 금방망이를 찾으러 이곳엘 왔어요. 거미줄 같은 빨래줄에 턱 걸렸죠.
엄마는 더러운 도깨비의 목을 잡아 끌고 빨래통에 풍덩 집어던졌어요. 그리고 깨끗하게 빨아 빨래 줄에 널었어요.
천둥번개도깨비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되어 아이들이 그렸는데 이렇게 예쁜 도깨비 얼굴이 되었어요.
그리고 도깨비들이 찾아 들었죠.
"빨아 주세요. 씻겨 주세요!"
"그려 주세요, 예쁜 아이로 만들어 주세요!"
엄마 주위 가득 모여든 도깨비들을 향해 엄마가 말해요.
"좋아, 나에게 맡겨!"
이 책의 엄마처럼 기운이 넘쳐서 많은 양의 빨래를 빨아 널 수는 없겠지만 우리 아이들을 씻겨주고 예쁘게 만들어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엄마들 몫인거겠죠. "좋아, 나에게 맡겨!"라고 아이에게 다시 말해주고 싶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