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블럭 갖고 노는 재미에 흠뻑 빠진 현준이. 집을 만들고 현수와 나란히 들어가 앉아 좋다고 웃고 떠들고 까부는게 귀여워서 사진 찍자고 했더니 온갖 예쁜 표정이 다 나왔다.
자기 집을 소유한다는 건 사는데 있어서 안정감이나 편안함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의 집의 개념은 투자의 개념이다. 집을 사두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라는 것. 내가 들인 돈보다 많은 돈을 얹어서 팔아야만 하는 것. 그만큼 집값이 올라야 하는 것. 집값을 올리기 위해서는 담합도 불사하는 것.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집값은 정말 천정부지로 올랐다. 우리집만 오르는게 아니라 남의 집도 함께 오르는 것이라 집 한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걸 팔아 다른 집으로 옮겨 차익을 낸다는 건 그다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니 집 한채 갖고 있지 않은 우리 같은 사람들은 내집마련이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며칠전 별내지구의 쌍용아파트에 신청서를 냈다는 오빠네의 말에 따르면 분양가가 평당 1180만원선이란다. 아파트 하나 분양받으려면 몇억씩 필요하다는 얘기인 거다. 서울도 아닌 수도권이 말이다. 이런 상황이니 정말 내집마련은 꿈도 못 꿀 것 같다.
블럭집 안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때는 지금보다 더한 상황이 되었있을 것 같아 더 많이 가슴이 아프다. 1가구 1주택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일 것 같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돈 있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투자해서 수익을 남기게 될테니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돈 있는 사람들이 살기엔 너무도 편리하고 아늑한 공간일지 몰라도 돈 없는 사람들이 살기엔 너무도 가혹하고 처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