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에 입학을 하고나서 3월4일부터 3월 6일까지 등교했다. 

첫날 유치원에 갔을때 신발장에 현준이 이름이 없었다. 이건 뭐지? 현준이를 맞이하신 선생님께 신발장에 현준이 이름을 챙겨달라고 부탁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적응기간이라 12시에 끝이난다고해서 12시전에 유치원을 찾아갔는데 현준이 교실엔 아무도 없고 원장님은 현준이 엄마가 찾아왔으니 현준이를 데려오라는 방송을 여러차례했는데도 현준이가 보이지 않았고 급기야는 차량지도하는 곳에 가서 찾아오셨다. 그렇게 첫날을 보내고 돌아오는 현준이는 유치원에서 '안녕'이란 노래를 배웠다며 신이나서 부르며 집으로 돌아왔다. 

둘째날 유치원에 가자고 현준이를 깨우는데 가고싶은 마음 가기 싫은 마음 반반이었는지 이불속에서 좀처럼 나오질 않았다. 그래도 막상 준비하고 유치원에 가니 즐거운듯 신나했다. 그런데 유치원 신발장에 현준이 이름이 또 없었다. 현준이를 맞아주신 선생님께 다시 말씀을 드렸고 오후에 해놓겠다고 했다. 그리고 오후엔 좀더 일찍 10분에 유치원을 내려갔는데 현준이가 겉옷을 챙겨입고 가방까지 맨채로 교실에서 혼자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좀 화가났다. 이제겨우 이틀된 아이를 교실에 혼자 둔다는게 말이되나, 그것도 10분전에 찾아갔는데 말이다. 그래도 아이는 신이나서 오늘은 '유치원에 갑니다'라는 노래를 배웠다며 연신 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천천히 전화를 해야지 했는데 급한 성격에 결국 전화를 걸었다. 신발장에 이름이 없는 것, 해놓으신다던 선생님을 믿었는데 다시 잘 챙겨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현준이가 혼자 교실에 있게 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엄마가 데리러오기전까지 잘 봐달라고 다시 부탁을 드렸다. 원장님은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을 하셨다. 

셋째날 유치원에 갔는데 여전히 신발장엔 현준이 이름이 없고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싶었다. 신발장에 이름 붙이는 일이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솔직히 기분이 나빠졌다. 어제 도서관에서 만났던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나더라 그땐 대수롭지않게 여겼는데, 유치원에 이런 저런 불평이 많다는 얘기가 생각나면서 더 화가났다. 집으로 돌아와 원장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현준이 신발장에 이름 붙이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는지, 원장은 선생님들이 서로 해주겠다고 하다가 현준이 이름만 빼먹게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사소한 일에 더 많이 화가나는 사람이다. 다른 아이들보다 현준이를 더 특별하게 대해달라는 얘기가 아니었다. 다만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대해주길 바랐던 것이지. 원장님 바로 미안하다고 바로 해놓겠다고 했다. 현준이 데리러 내려갔더니 그제서야 신발장에 현준이 이름 붙여 있고 오늘은 혼자 방치되어 있지 않았다.  

내가 유치원에 바라는 건 특별한 애정이 아니라 보통의 아이들과 똑같이 대해주길 바라는 것뿐이고 사소한 것들을 잘 챙기고 말로 내뱉은 것은 지켜지길 바랄뿐인데 그게 원장에겐 특별한 애정표현을 달라는 것으로 들렸는지 밖에까지 나와서 배웅을 했다. 바쁜 것도 알고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만 내가 벌써 여러차례 만나는 선생님마다 심지어 원장님의 약속까지 받았는데도 시정되지 않는게 속이 상했을뿐이다. 

그래도 현준이가 유치원 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수업시간에 앞에 나가서 친구들 앞에서 노래도 부르고(솔직히 그럴거라고 생각 못했다. 워낙 쑥쓰러움을 많이 타는 아이라서) 박수도 받고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놀이에도 잘 참여한단다. 나쁜 얘기보단 좋은 얘길 들으니 마음이 한결 나아졌지만 그래도 한번 불만이 생기니 신뢰감이 쉽게 회복되진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처음 이 유치원이 마음에 들었던 좋은 점들을 생각하면서 요며칠은 적응기간에 생길 수 있는 실수라고 생각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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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3-07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소한 것에서 더 실망하게 될 때가 있지요. 기본을 지켜주었다면 되었을 텐데 아쉽네요. 차차 신뢰도 회복되고 더 좋은 점이 많이 눈에 띄겠지요. 현준이가 유치원에 정들어가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제 둘째 조카도 이번 주 어린이집 들어가서 재밌게 놀고 왔어요. ^^

꿈꾸는섬 2009-03-08 10:35   좋아요 0 | URL
사소한 것을 지키지 않으면서 큰일을 해낼 순 없다고 생각해요.^^
둘째 조카도 어린이집 적응 잘 하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아이들은 정말 적응을 잘하네요.

무스탕 2009-03-07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 이름을 붙여주겠다고 하는건 솔직히 이해가 안되네요. 그런건 담임이 챙겨야지 누가 다른반 아이것까지 신경쓸 여유나 시간이 있겠어요? 보이는 변명은 이제 그만~
그렇게 아이도 유치원도 서로 조금씩 시행착오하며 서로에게 익숙해 지는거겠지요.
너그러운 학부형께서 참아주세요 ^^

꿈꾸는섬 2009-03-08 10: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앞으론 잘하겠죠. 좋은 점들이 더 많이 있을 거란 기대는 아직도 있어요. 현준이가 좋아하니까 우선은 그걸로 만족해야죠.^^

프레이야 2009-03-07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과 뻔히 보이는 변명 늘어놓는 것과는
천지 차이지만, 에고 어째요.. 바빠서 그랬거니 이해해야죠.^^
현준이 유치원 생활 즐겁기를요.. 아이들은 적응을 의외로 빨리 하지요.^^

꿈꾸는섬 2009-03-08 10:37   좋아요 0 | URL
혜경님 말씀대로 바빠서 그랬거니 해야죠. 정말 아이들은 적응을 잘 하는 것 같아요. 토요일, 일요일 유치원에 왜 안가냐고 묻더라구요. 가고 싶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