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다양한 이야기들의 집합소이다. 어떤 단편은 사랑을 또 다른 단편은 억눌린 분노, 위선을, 현실적으로 때론 살짝 비틀어 판타지로 이야기한다. 모든 단편들이 기발하고 독특했다. 하지만 어느 단편에서는 소통이 잘 안되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내가 이해한 단편들은 좋았고 살짝 이해가 더디고 나름 해석(?)을 해야만 했던 단편들은 좀 한탄스러웠다. 이해력의 부족을 느끼는 것 같아서 말이다. '신이 되고 싶었던 버스 운전사'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고 노력한 한 버스운전사의 이야기이다. 그 누구도 늦게 오는 사람에게는 결코 문을 열어주지 않았던 버스 운전사는 어느 날 세상만사 모든 것이 힘들어 보이는 에디를 보고는 신념을 접고 그의 편이 되어주려고 늦게 오는 그를 위해 기다려준다. 버스 운전사가 되기 전에 자신이 신이 되고 싶었던 시절을 기억한다. 인간들을 위해 사랑하고 노력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기억하며 에디를 위해 기다려준다. 그의 이야기는 마음에 들었다. 따듯하고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했던 운전사의 모습과 힘들어하는 에디를 위해 설사 에디가 알아채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뜻을 실천하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벽 속의 구멍'은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구멍에 대고 천사를 얻기를 원했던 우디와 날개는 있지만 결코 날 수 없었던 천사의 모습을 한 사기꾼의 이야기이다. 날개 달린 남자를 천사라고 믿고 있었던 우디는 어느 날 지붕 위에서 천사인 것을 확인하고 싶어 그를 살짝 민다. 그는 완벽하게 떨어진다. 날개달린 인간의 모습으로 말이다. 이 단편은 흥미로웠는데, 천사라고 믿고 6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한 친구이지만 결코 그를 완벽하게 믿을 수 없었던 우디와 천사가 아님을 말하지 못한 날개달린 남자의 이야기의 슬픈 이야기인데 피식 웃음이 나온다. 천사라고 믿었던 남자를 미는 모습과 인간으로 떨어진 남자의 모습에서 거짓말쟁이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슬프기도 하고 좀 우습기도 했다. 마지막 '크넬러의 행복한 캠프 생활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모이는 곳에서의 이야기이다. 여러 사연으로 자살한 사람들은 현세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람들끼리 모이고서로 관심을 갖기도 하고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들만의 세계를 만든다. 죽어서도 아픔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고 서로를 위로하며 살게 된다는 설정이 좋았다. '신이 되고 싶었던 버스 운전사'는 22편의 단편들이 빽빽히 차 있는 단편집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론 공감을 또 어떤 단편들에서는 문화, 이해의 차이를 느끼지만 몇 편의 마음에 드는 단편들을 만났다는 사실에 작은 위안을 얻는다. 다음에 다시 읽으면 새롭게 다가오고 이해력의 풍부함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복작복작했던 단편들의 이야기를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