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
보트 Young Author Series 1
남 레 지음, 조동섭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나에겐 낯선 작가의 소설을 처음 읽게 되었고 더구나 일곱편의 단편이 들어 있는 단편집이라 처음엔 솔직히 반신반의하였다. 하지만 곧 한 편, 한 편 읽어나가면서 마음이 서서히 바뀌었다. 예전에 더러 단편집을 읽고는 조금 섭섭했던 마음을 갖고 있던지라 괜히 단편집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는데, 그 마음이 단숨에 바뀔 수 있었던 단편 소설집이라 마음에 든다. 우선 섬세한 문장력과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작가를 만나게 된 것 같아 우선 반가웠다.  





일곱 편의 이야기는 다양한 국가, 장소와 시간을 넘나들면서도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과 이루지 못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때론 감정의 폭발로 때론 전하지 못한 말 응어리로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낸다. 시공간을 달라도 그 속에 삶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전하지 못한 말과 마음, 전달받지 못한 말과 마음에 대한 애증이 담긴 이야기가 가득하다. 계속해서 읽어가는 동안 계속 물안개와 같은 엷은 막이 담긴 사람들 간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조바심도, 안타까움, 회환을 동시에 느끼며 읽었다.  

일곱 편 모두 개성 있고 특별했지만 특히 기억나는 작품은 '해프리드'였다. 해프리드'는 해프리드 만이 보이는 작은 마을에 사는 평범한 소년 제이미가 지난주 열린 준결승전에서 결정적인 승점을 올리고 일약 대표 스타 선수가 된다. 그러던 중 마을의 문제아 도리의 여자 친구인 킹카 앨리스 피셔의 돌연한 관심으로 제이미는 마음이 흔들리게 되고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된다. 또한 아픈 엄마를 위해 이사를 가야 하는 문제로 아버지, 이사를 거부하는 엄마와의 사이에서 제이미와 마이클은 각자 기억 속에 담긴 추억과 상처를 되새기게 된다.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해프리드 만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모든 일들이 다 공개적으로 행해지는 장소에서 모두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주인공인 제이미가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제이미만이 아닌 가족의 이야기로 확장시켜 보여준다. 제이미가 보여준 선택과 행동은 그 날만의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제이미와 가족 모두에게 앞으로의 삶에 대한 선택과 결정일 수 있기에 읽으면서 제이미가 대견했고 형을 말없이 도운 어린 동생 마이클이 뿌듯했고 항상 제이미를 믿어주셨던 부모님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 좋았던 단편이었다. 

그밖에 보트를 비롯한 6편의 이야기도 잔상이 남는 단편들이라 후에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조금은 독특한 이력을 지닌 작가 남 레는 베트남에서 태어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자라 잠시 변호사를 하다가 작가가 된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에는 다양성이 보이고 그 다양한 나라, 배경, 문화를 연결하는 배려하는 시선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기억하고 싶다. 작가가 보여준 일곱 편의 이야기 속에 담긴 그들의 감정과 전하지 못한 말들과 전해 듣지 못한 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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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
    from red 2009-10-26 00:16 
    나에겐 낯선 작가의 소설을 처음 읽게 되었고 더구나 일곱편의 단편이 들어 있는 단편집이라 처음엔 솔직히 반신반의하였다. 하지만 곧 한 편, 한 편 읽어나가면서 마음이 서서히 바뀌었다. 예전에 더러 단편집을 읽고는 조금 섭섭했던 마음을 갖고 있던지라 괜히 단편집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는데, 그 마음이 단숨에 바뀔 수 있었던 단편 소설집이라 마음에 든다. 우선 섬세한 문장력과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작가를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