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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의 무덤
노사카 아키유키 지음, 서혜영 옮김, 타카하타 이사오 그림 / 다우출판사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사실 이책이 출판되었다는 것을 얼마전에야 알게됐다. 좀더 일찍 알았다면 벌써 읽었을것을...... 하지만, 솔직히 지금 읽고나서는 기대했던거보다 크게 별점을 줄 수 없는건 생각보다는 글로 읽는 감동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간 중간 책속에 삽입된 삽화들을 보면서는 눈물이 날거 같아서 겨우겨우 참아내며 읽어야했다.
한때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살던 시절, 친구의 추천으로 본 애니를 보면서 눈물을 펑펑 흘린 기억이 난다. 그러나, 애니를 추천한 친구는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 자신들이면서 마치, 자신들도 피해자인양 만들어낸 이 애니메이션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어떤면에서는 그 친구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전세계 지배를 꿈꾸며 전쟁을 일으키고,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어 그렇게 괴롭혔던 장본인이 일본 자신들 아닌가. 그래서, 반감을 조금은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는건 이 애니속에 든 남매는 정말 피해자였던거다. 국가가 일으킨 전쟁으로 굶어죽어가야했던 피해자. 그러나, 국가와 국민은 한몸이니, 애처러워하면서도 그래도 되나 하는 감정이 한편으론 생기는 것도 어쩔수 없는 사실이 되어버리니, 보고 나서도 참 여러가지 복잡하고 맘이 아프다.
책보다는 애니로 먼저 만나, 그 아픔으로 눈물을 흘렸던 터라, 책속에 짧게 짧게 쓰여진 전쟁속 남매이야기는 그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타나며 그때의 안타까움이 더했다. 일본인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그저, 애처러운 남매로 인식하기로 했다. 전쟁으로 굶어 죽어간 불쌍한 여린 영혼들....
자신이 일으킨 전쟁이지만, 그 댓가 또한 톡톡히 치르듯 일본에서도 늘 공습이 있고, 전쟁에 착출된 사람들이 있고, 그속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속에 행복했던 기억을 뒤로하고 그 전쟁때문에 부모를 잃고, 친척집에 얹혀 살지만, 제대로 먹을 것을 주지 않은데다 눈치까지 주는 상황에서 오빠인 세이타는 4살짜리 세츠코 동생을 데리고 방공호같은 굴속으로 보금자리를 옮긴다.
한동안 남매는 행복했다. 아줌마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었고, 풍요로운 밥상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이 만든 밥을 배불리 먹었다.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으니 식량사정은 더 악화 될 수 밖에 없었다. 점점 말라가는 동생을 보면서 세이타는 고구마를 훔치기도 하고 공습이 오면 목숨을 걸고 남의 집에 들어가 여러가지를 가지고 나오지만, 동생의 상황은 더 어려워지기만 했다.
설사병까지 만났지만, 병원에서는 영양실조라는 사실외엔 약처방도 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처럼 자신을 따르고 귀여웠던, 사랑스런 동생은 이세상을 등진다. 그리고, 세이타 역시 동생이 죽은 얼마후 역사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전쟁이 무엇이길래. 도대체, 그넘의 전쟁이 무엇이길래 이 어린 남매들의 목숨을 앗아가야했던가. 그리고, 그런 어리석은 몇몇 인간들의 선택으로, 더 안타까운 목숨들이 사라져 가야했던가.
정말 전쟁이란 다시는 일어나서도 안되고, 그로인해 사라져 가는 이들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슴깊이 새기게 만들었다. 지금도 세계곳곳에서 아직도 이런 어리석은 서로 죽고죽이는 일들이 벌어지고, 그로인해 무고한 목숨들이 없어지는 상황이 이어지니,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하기만 할 지경이다.
비록 이책은 책으로 읽었지만, 일단 애니메이션이 먼저였고, 솔직히 웬만해선 책을 권하는 스타일이지만, 이 책 만큼은 읽기보다는 애니메이션으로 접하길 바란다. 작가의 글솜씨가 감동일수도 있지만, 솔직히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성이 이 애니의 감동을 더한다고 생각한다. 글속의 깊이보다 애니로 표현된 깊이와 아픔이 더 제대로 깊이 박히면서 다가온다. 책보다는 애니가 짱인 작품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