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인간
아베 고보 지음, 송인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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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너무 유명한 작가라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었는데 그의 작품을 읽은건 이번이 처음이다.

심지어 작가가 아베고보라고 돼 있어서 내가 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나? 싶은 마음이 들 정도여서 좀 긴가민가 하기도 했었다. 저기요, 아베코보거든요? 뭐 고보라고 표기도 하는 모양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헷갈렸습니다요.

띠지에 일본의 카프카로 불린다라...

어째 읽어보면 조금은 닮은 듯한 느낌도 드는데, 그래도 카프카 까지는 아닌걸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서도..)

카프카의 글도 이해하기 그리 쉬운건 아니지만 읽으면서 존재적 가치와 상실에서 오는 온갖 이야기들이 떠돌지만 그 외로움이 내 마음을 덮치게 와 닿았다면 아베코보는.... 솔직히 뭔 말인지 모르겠는데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그니까 어느순간 상자를 쓰고 살아가게 된 남자이야인건 알겠다. 그리고 그 상자를 비싼가격에 사겠다는 간호사.

알고보니 그 간호사가 쓰기 위한것이 아닌 일하는 곳의 의사가 그 상자를 원했던 거고.... 상자를 팔기로 했던 남자는 차마 상자를 팔 수 없어 의사를 위협하기도 타협하기도 하는... 뭐 그런 이야기들이 이어지는데.....

당최 이해가 될 듯 하면서도 중간중간 쏟아지는 졸음은 어찌 할 수 없는 이 느낌.

작가의 의도가 완전 이해되는 것 까진 아니지만 어느정도 감은 잡히는데 그래도 딱히 너무 심심한 느낌.

난해한 소설임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눈치 챈 것 같기도 못 챈 것 같기도 한 느낌이다.

이런 난해하면서도 난이도 있는 책은 오랜만에 만나서 인지 책 읽는것도 리뷰쓰는 것도 무진장 느려지고 손 조차 되기 싫었다는 건 안 비밀.


우리들이 지닌 현재의 고독감에 대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고립되어 가는 우리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스스로가 고립을 선택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한 현대시대를 반영한 진지한 이야기.

하지만 그 고립속에서 우리들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깨닫지만 자신감은 사라져 버린 시대.

그리고 타인들은 상자인간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그야말로 모든것이 흐릿한 시대.

상자속에서만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는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므로서 다른 이들과의 만남 자체를 차단해 그 속으로 더더 숨어들어 가 버리는 것인가.

현대의 고립감과 타인과의 단절을 너무 처절하게 표현해서 어쩌면 좀 더 읽기가 불편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진실과 마주하는 처절한 현실일지도 모르는 그런 이야기라 불편할 수도.....

나 역시 비록 상자를 쓰지 않았으나 낯선 타인과 얼굴을 대면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니 반정도는 상자인간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 사실이 이 책을 읽는데 더 불편하고 힘들게 한다. 스스로의 민낯을 마주하는 기분이라서......

생각거리와 고민거리.. 그리고 사색할 거리가 많치만 읽기는 쉽지 않은 소설이다. 중간중간 이해 못한 부분도 너무 많다. 그래서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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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6 - 2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6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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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년에 한권씩 읽고있나? 두권씩 읽고있나? 아무튼 21권을 언제 다 읽으리오.. 싶지만 그래도 조금씩 꾸준히 회사 점심시간에 읽다보니 6권째 클리어 중이다. 그전 권에 비해 좀 빠르게 읽은 이유는 서희와 길상의 이야기가 좀 많아진 탓도 있다. 신분의 격차로 서로 바라만 보고 있는 길상의 마음과 그걸 알면서도 길상을 건드리는 서희.

결국 둘은 서로 좋아하는거야. 하지만 아직은 신분의 차이를 극복못하던 시절

아무리 시대가 달라지고 격변기에 있지만 아씨와 집에서 일하던 길상과의 차이를 허무는 건 쉽지 않다.

이번 6권도 거의 용정에서의 사건 사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독립군의 이야기부터 바닥의 민초들 이야기, 동학군들의 이야기까지 담으니 이야기가 진짜 방대하긴 하다.



보통은 외국소설 특히나 일본소설에 등장인물들이 많으면 이름이 헷갈렸었는데 토지는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으니 봐도 봐도 헷갈린다.

석이아부지가 누구였더라? 석이는 누구였지? 한명한명 기억하기에는 읽은 기간도 길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힘들다.

따로 인물소개란이 있는 책이 있는데.. 걍 그것까진 읽기 싫어서 대충 시선만 따라가고 있다.

주요인물이 아니니 굳이 또 캐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정말 이런 책읽기 오랜만이구나. 진짜 시리즈는 끈기라며........



그래도 6권은 앞의 이야기보다 흥미도 높은 이야기들이 있어서 좀 더 빠른시간에 읽어낼 수 있었다.

이제 7권으로 넘어가는데 드뎌 또 하동의 이야기가 시작되려나 보다.

용정에서 서희와 길상은 언제 돌아오는가. 7권에서는 돌아오나?

용정의 이야기보다 하동에서의 최참판댁으로의 입성만 기다린다.

박경리 선생님. 존경하긴 하는데 생각보다 토지 정복이 쉽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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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리커버)
미나토 가나에 지음 / 북홀릭(bookholic)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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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피철철이를 안만났더니 뭔가 책 읽기가 심심해지는 느낌.

그래서 추리소설을 찾아 헤맸건만, 혹은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 어딘가 보일까 싶었건만 내 책탑사이에서 그의 책을 찾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의 책들은 도대체 어디에 그리 꽁꽁 숨겨져 있더란 말인가.

어쨌거나 나는 추리소설이 시급했고 얼마전 읽은 <고백>이 나쁘지 않아서 우연히 발견한 또 미나토가나에의 책을 들었구만.

워낙 유명하니까 딱히 큰 설명이 없는 책이기도하고..... 이제서야 만나는 게 늘 미안스런 작가기도 하고...



아, 그런데 어쩌나.

왜 시작이 전작 <고백>이랑 같지?

시작도 스타일도 너무나 같아서 내가 <고백>을 다시 읽는 줄 알았네.

물론, 작가의 스타일일 수도 있는데 이상하게 이런 형식이 반복되니 나는 또 식상해 진다.

글은 여전히 재밌긴 하다.

공기가 좋은 시골에 연구소가 생기고 외지인들이 엄청나게 이사를 오고 그 속에 등장하는 에미리.

공주 같은 그녀가 다섯명이 같이 놀던 친구사이에서 도움을 달라는 어느 남자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그 후 남은 여자아이들의 <속죄> 아닌 <속죄>

왜 에미리 엄마는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속죄>를 요구하는 것인가

그 아이들도 정신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데......

어른의 이기심으로 어쩌면 그런 큰 사건속에서 망가져가는 소녀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모습이 보였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 피해자 한명한명이 에미리가 죽은 사건을 기억하며 에미리의 엄마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이다. <고백> 역시 그랬던 형식처럼.......



결국 범인은 반전의 인물이긴 한데, 여기서는 딱히 범인에 대한 추리가 중요하지 않은 느낌이다.

그냥 그런 큰 사건을 겪으며 아이들이었던 소녀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며 성인이 돼 고통을 받는 그런 아픔이 느껴져서 안타까움만 가득했다고 해야할까.

그 어린아이들이 과연 그런일에 어떻게 대처해야 했을까?

에미리 엄마는 진심 무슨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속죄>라는 단어를 뱉은것인가.

그 아이들이 범인이 아니잖아. 그 아이들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것이 있었을까?

읽으면서 이기적인 에미리 엄마의 모습이 너무나도 싫었던 거 같다.

그나저나 재밌긴 하지만 연달아 읽는 미나토가나에는 왜 그 형식이 그 형식이냐... 라며 불만을 좀 터트리게 된다.

예전에 만났던 글은 이런형식이 아니었던거 같은데 후속작이 비슷한 형식을 따랐던 거 같긴한데.....

여튼 당분간은 미나토 가나에 바이~ 좀 쉬었다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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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탈취 사건
미사키 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지니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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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 나 몇년도에 샀는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출판된지 2008년... 어마무시하구나. 뭐 이런책이 한두권이 아니지만..... 암튼, 뭔가 요즘 심심한 책들을 읽는 기분이라 피철철이를 찾아보려 했는데 땡기는 게 없었고..... 그래도 간단히 읽을거리는 일본소설이고... 역시 나는 일본소설이 술술 읽히니 일본소설 위주로 뒤적거렸더니 이 책이 뵈네.

제목은 신선하지만 책표지도 내 스탈 아니고 (왜 표지가 이따우냐며..ㅠㅠ) 작가도 사실 이름만 들어봤지 안 읽어본 작가. 2008년 당시에 꽤 우리나라에서도 책이 나왔던 작가였던지라 기억은 하고있었다. 심지어 이 작가 책을 두어권 더 갖고 있기도 했고...

어쨌거나 그날 내 눈에 들어오는대로 골라잡기다보니 아아아아아... 표지는 아니지만 눈감아 주겠어. 라며 들었는데.. 이 책이 대박이구나~에헤라디야~



개인적으로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작가라면 단편 무조건 환영이다.

열페이지도 안되는 단편에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가라니.......

물론 긴 단편도 많다. 7~8편 정도 되려나?

근데 생각의 전환이 이렇게 신선할 수가. 개인적으로 호시신이치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런 신선함에서 좋아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작가 약간 그런분류긴 하지만 호시신이치는 SF적인 느낌이 조금 배어있다면 이 작가는 말그대로 일상에서의 이상한 일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오오오오~ 이런 신선한 발상 도대체 어디서 나온게야. ㅋㅋㅋ

단편의 단점이 돌아서면 까먹인데 이 책도 뭐 그런건 똑같지만 너무 최고였다는 기억이 왜 이렇게 내 머리속에 도사리고 있는가....

읽을때 분명 좋았던 단편들이 많아 내용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책 제목의 단편하고 기억이 다른 남녀의 이야기, 어떤 남자의 집을 도서관으로 착각해서 오는 이야기정도만 기억나네.

아아아.. 다 기억하고 싶은데 이넘의 기억력이 아쉽구만....



아.. 첫번째 단편도 기억나네. 2층 대문을 다는 마을에서 생기는 일 등등..

리뷰쓰면서 하나씩 또 떠오른다. 그래도 재미났고 새로웠던 단편들이 전부 기억나지 않아 아쉬울 정도다.

이 작가 책 또 찾아 읽어야 겠구만..... 책이 어딨는지 찾는게 늘 관건이지만...

역시 책탑 속에서 묵혀둔 책 속에서 이런 책 만나면 그저 반갑고 행복하기만 하다.

그래서 책탑을 쌓는건지도 모르겠다만.....

여튼 간만에 보물찾기 성공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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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조선 - 우리가 몰랐던 조선인들의 성 이야기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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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관련 책을 좋아하는 나는 요즘은 무작정 사서 쟁이기만 했던 거 같다. 쉽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손에 들다보니 역사관련은 사기만 하고 쌓아두기만 하는 어이없는 행태를 보여왔으니 과연 좋아한다고 말해도 될려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역시 역사 이야기는 뭐든 언제든 재밌으니 일단 쟁이긴 하자. 언젠간 이렇게 손에 들긴 하쟎는가.

특히나 관점이 다른 책이거나 하나를 깊이 파고드는 역사책이 호기심을 동하게 하는데 <에로틱 조선>이라......

제목에서부터 이미 어느정도 짐작가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예전이 보수적이라고 하지만 또 세상을 발칵 뒤집는 이야기가 없던 것도 아니니 그런 이야기를 읽는 맛도 재밌고 새롭긴 한다.



조선시대 유명했던 어울우동이야기부터 기생들의 이야기, 왕족들의 방탕했던 연애이야기, 그리고 한 남자만을 바라봐야했던 수많은 궁녀들의 이야기.

양녕대군의 여자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알려져 있어서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더 깊이 있게 다가가니 재밌었다. 궁녀들의 이야기는 더 흥미를 돋웠고 (아.. 근데 진짜 결혼도 못하게 하다니...... 어차피 왕이 다 거느리지도 못하는데 어느나이되면 억지로 결혼을 막는 그런건 좀 없애지;;;;) 그로인해 일들이 생길 수 밖에 없음은 역시 남녀 사랑을 막는 것은 안되는 것이려나.

생각보다 불륜도 많았다는 것이 꽤 신기한 듯 도 하고......

사람 사는 건 예나지금이나 별반 다를것도 없다 싶기도 하다.



간혹은 김홍도나 신윤복의 춘화도가 나와서 민망스런 페이지가 있지만 (ㅋㅋ 나는 안 민망스러운데 보는 이들이 민망스러울까봐) 춘화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있게 다뤄져서 재밌게 읽었다.

이런 새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자체만으로 역사서를 읽는 재미는 역시 멈출 수가 없다.

작가님의 글은 제대로 읽어 본 게 이 책이지 싶은데 역사이야기를 쫘악~ 깊이있게 재밌게 써 주셔서 앞으로 믿고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오랜만의 역사 이야기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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