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책을 읽으면서 이책 만큼 인터넷을 옆에끼며 검색을 많이 한 적은 없는듯하다.
그리고, 나의 역사적 지식이 정말 이정도였나 하는 한심스러움과 어쩌면 이리도 멋진 팩션을 완성하다니
하는 감탄을 연발해야만 했었다.
사실 처음 시작은 어려웠다. 백탑파에 대한 세번째 이야기라는 타이틀을 달고있기에 앞서 읽어보지 못한
방각본이나 열녀문의 비밀등을 읽지 못한데서 오는 약간 이해부족의 부분도 있었고, 백탑파라는 자체도
전혀 몰랐으며, 열하일기는 수박겉핥기식으로 학교에서 한번 들어본 기억밖에 없는 짧은 지식이었던 탓에
글을 읽어도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지 글자를 읽기위해 책장을 넘기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용을 읽어내려가는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글을 읽는 아득함이라 해야할까..
그만큼 첫 시작은 어려웠다. 아무리 검색을 한다고 해도 그 검색 또한 한계가 있었기에 책을 덮고 싶은
유혹마져 일었다. 하지만, 모두들 이 책에 열광하고 있는듯 했고, 그전에 나온 방각본 살인사건 또한
입소문을 타고 있는터라 김탁환이라는 작가를 더 알아보고자 하는 욕심으로 다시 책을 집어들었다.
정조시대 금서로 분류된 열하일기를 추종하고 그에 대해 논하며 그것에 대해 연구하는 백탑파 서생들..
그곳에는 우리가 흔히 이름을 들어왔던 박제가도 있고 이덕무도 있었으며, 가상인물들 몇몇도 등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백탑파는 존재했고, 그곳의 서생들을 정조는 서얼이었으나 신분의 차별을 두지않고
그들을 등용해 규장각 관리를 맡김으로서 그야말로 조선시대 신분에 얽매이지 않는 인사를 단행한
대단한 임금이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열하일기가 금서로 분류되면서 그것과 비롯한 연쇄 살인과
암투가 벌어지고 그속에서 허구의 인물 이명방이 스스로 범인으로 몰려가는 상황에서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그야말로 역사와 미스테리, 재미와 사랑이 한데 어우러진 한마디로 구분지어지기 힘든 재미난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데다 역사도 좋아하는데..그야말로 나에겐 금상첨화가 아닌가..
이런 멋진 책을 쓰기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책을 다 읽은 지금도 글들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만큼 우리나라 옛말이 잊혀져
버려 여러 설명이 첨부돼 있어도 읽을때 순간뿐이며, 글 뿐만 아니라 내용자체도 이해 못할 부분들이
군데군데 섞였었지만, 읽으면서 순간순간 검색했던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표지는 이쁘다고 감탄했지만, 그속에 숨겨진 책의 내용과 진실들은 이쁨이 아니라, 재미와 역사와
새로움이 함께 공존한 대단함이었다. 작가의 이름을 다시한번 새기고, 역사를 다시한번 마음속에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