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것을 좋아하지 않는탓에 사탕이라는 것에 아예 관심조차 없는 나다.. 가끔 엄마를 위해서 사탕을 준비해야하지만
상표에 관여치 않고 그저 달기만 하고 "사탕"이라는 이름으로 불릴수만 있다면 상관없는 그런 종류면 된다.
그래서, 사탕은 언제나 나에게 뭐 그다지 큰 의미도 없거니와 어쩌면 싫어하는 목록 1순위에 들수도 있는 그런
단어이기도 하다.. 장황하게 사탕에 대해 늘어놓치만 이 책이 사탕에 큰 의미를 두는것도 아니다.
단지, 제목을 접하고 웬지 끌린다는 생각이 없어서 읽기전 한구석에 쳐박아둔 사연을 구구절절 변명하는것 뿐이다.
그렇게 이책은 나에게 좀 천대를 받았다. 그런데, 조카가 우연히 "어? 이모 이 책 교과서에 실린거쟎아.."
응? 무슨...풋하며 썩소를 날린 나에게 조카가 그랬다.. 띠지에도 그렇게 적혀있다고..
나참.. 이렇게 무심할때가 있나.. 아무리 사탕이라는 제목이 그다지 와 닿치 않았다고 하더라도 띠지 한번정도는
봐 줄만도 한데.. 이건 정말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국어교과서 어쩌고..하는 띠지를 보는순간 뭐야?? 라는 놀람이 있었다.
국어교과서에 실린 너무도 유명한 내용.. "이해의 선물"
어린 주인공이 사탕이 너무 먹고 싶어 가격을 지불하기 위해 내민 버찌(책에는 체리로 돼 있었지만 내가 기억하기론
분명 버찌씨였다..)씨를 위그든씨는 아이의 맑은눈을 잠깐 쳐다보며 "돈이 남는구나." 라며 거스름돈을 챙겨주던
실로 어린날 읽었을때 감동을 주었던 그 내용.. 그리고, 다 자란 주인공이 열대어 가게를 하면서 그때의 기억을 살려
고기를 산 아이들이 내민 푼돈을 위그든씨와 같은 방법으로 선물한 내용...
아... 그랬다.. 참 그때 감동적이었다.. 그때 그 책속의 주인공이 자라면서 쓴 책이란다. 이런... 그런 따뜻하고 감동적인
책일 줄이야...
그때의 주인공이 실제로 존재했었고, 그 주인공이 자라며 쓴 성장소설..아니 에세이였다.
누구나 한번은 겪었을법한 어린시절 길을 잃었던 아찔한 순간, 형의 물건이 탐나서 언제나 형의 방을 뒤지던 동생..
그리고, 선생님을 짝사랑했던 맘 여린 소년의 첫사랑 이야기 등등..
에세이 속에 든 얘기는 저자의 모습이자, 지금 우리의 모습이었다. 그의 자라온 얘기들을 읽으며 미소짓기도 하고
말썽꾸러기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면서 마치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나를 발견했다.
큰 감동을 줘서 눈물을 삼키게 하기보단 일상에서 일어난 소소한 얘기거리들을 있는그대로 드러내 놓음으로서 예전의
우리를 되돌아 보게 하는 에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성장에세이들이 요즘 워낙 많이 나온터라 '아 정말
좋다.'라는 느낌보다는 그저 무난하다는 느낌이 드는게 사실이다. 국어책에서 만난 주인공이 지어낸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라 실존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건 참 새로운 느낌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