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카 코타로의 "마왕"을 처음 접했을때 범상치 않을꺼라 예상은 했었다. 사회통념에 대해 비틀어 치는 그의 통쾌함과
진지함을 아우르는 글속에서 팬이 될거라는 예감을 했었고 아니나 다를까 두어권으로도 난 그의 팬이기를 자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직도 읽어야 할 이사카 코타로의 책이 너무 많음을 감사해야할거 같다. 이런 통쾌함과 유쾌함..그리고 진지함
까지 고루 즐길수 있다면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맛도 꽤 괜찮을 거 같은 기분이다.
일단 전작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를 먼저 접하지 못한건 아쉽지만, 전작을 보지 않아도 관계없음은 물론이요, 이책으로
인해 전작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니 그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니랴..
누구든 얼굴만 봐도 거짓말인지 아닌지를 아는 은행을 터는 갱단의 두목겪인 나루세..
시간을 시계보다 더 정확하게 맞추는 유키코..
말이 많아 실수를 연발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멋드러진 말들을 주워담는 교노.
인간보단 동물을 좋아하는 구온..
그들 네명의 결합은 완벽한 은행털이의 모습이며, 미워할수 없는 갱 집단이다.
첫 시작은 4명이 각각 일상에서 겪는 일들을 얘기하고 있었다. 관찰력으로 강도를 잡는 나루세.. 적절한 타이밍으로
같은 회사 여직원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유키코.. 기억하지 못하는 전날밤의 기억을 찾아주는 교노.. 그리고, 도박빚에
찌들려 범죄에 가담하려는 남자를 도와주는 구온까지..
그러나, 그런 4명의 각각의 사건이 맞물려 마지막 사장딸의 유괴와 교묘하게 연결된다.
아.. 이런 완벽한 짜임이란 어디서 나오는걸까.. 읽는 내내 감탄이 나온다..
그리고, 곳곳에 숨은 유머스러움이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어리숙한 바보 유괴범들도 나오고, 세상물정 모르는 유괴된
딸도 나오고.. 그런 그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주는 범죄집단인 4명의 갱단이라니..
게다가 따뜻함까지 갖췄다. 현실적으로 따지면 물론 그들은 범죄자고, 어떤 이유로든 용서되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유쾌한 소설속 내용이며, 세상의 비틀어치기인것만은 그냥 넘길수가 없다. 웃음속 곳곳에 세상을 비꼬는 내용이 들어있다.
생각없이 지어진 웃기기만 한 바보스런 소설이 아니란 얘기다.
이런 도둑집단.. 실제 있으면 곤란할까? 아니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까??
결국 이건 잘못된 일이야 라고 생각할테지만..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따듯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그들 4명이 또 어떤일을 벌일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