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발견했을때... "내가 좋아하는 내가 꼭 읽어야 하는 책" 이라고 일단 정의를 내렸다.
바보스러우면서도 웃기게 생긴 주인공의 일러스트도 너무 좋았고, 웬지 내용도 우리말로 치자면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듯한 "해학"이 공존할 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받고 표지를 보는 내내 그리고 살짝 살짝 뒤적인 책장 속에서 역시나 작가의 우스꽝스런
일러스트들을 발견할때마다 피식피식 웃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그만큼 기대감이 무지컸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손에 들자마자 책은 순식간에 읽혀져 버리고, 읽는 내내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얘네들 뭐하는 거야?' '이거 순전 바보들의 행진이쟎아.' 그러면서도 나는 그들이 좋았다.
그리고..책을 덮고..바로 아..이런 느낌을 리뷰로 남기자고 책상앞에 앉아서 순간 멍해졌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하는 지 겁이 더럭 나기 시작한것이다.
읽을때는 정말 아무생각없이.. '이 책 완전 유머야 유머.' 이러면서 읽었고, 혼자서 킥킥 거렸는데
막상 정리를 하자고 보니 도대체가 그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너무 깊이 들어버린 까닭이다.
작가의 의도를 알듯 말듯..손에 잡힐듯 말듯한 이 기분.. 도대체 이기분을 어떻게 글로 풀어낸단 말인가.
결국 책을 읽고 난 후 계속 고민이 드는 것이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엔 작가의 비틀어치기와 풍자가 너무도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피족같은 단발머리에 짐승의 가죽으로 팬티한장 달랑 걸친 로젠펠트 3세...
그는 태어날때부터 어리버리했고, 세상사의 지혜에 대해 아는 것도 없는 바보에 불가했다.
하지만, 로젠펠트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그는 위대해 질수 있었다.
왜냐고? 그에겐 로젠펠트를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해 줄수 있는 글 미화,과장하기 대회에 나가면 1등을 하고도
남을 서기가 붙어있으니까...
아주 우습지도 않게.. 돌부리에 걸려 벼랑에 떨어져 죽은 로젠펠트2세인 아버지의 사건으로 뒤를 잇게된 3세는
벼랑은 절대 위험한 곳이라고 다가가지 못하게 한다. 윌슨이라는 자기부족의 샐리를 독차지하기 위해 자신들을
쫓아오는 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것과는 아랑곳 없이.. 위험한 산등성이 움막을 짓고 33과 2/1의 부족민들은
서기가 꾸며놓은 온갖 미사여구로 길들여진 로젠펠트 말에 무조건 복종하며 살아간다.
산등성이라 밤마다 아이가 자다가 굴러간다고 여러차례 말해도 로젠펠트는 "그게 뭐? 어쩌라고?" 그런식이다.
그러다 결국 생각해 낸 방법이 각자의 나무에 한쪽은 자신의 몸을 묶고 한쪽은 나무에 묶어 자는 방법을 생각해
내는것이다. 나이거참... 이런 바보 스런 작자가 있나... 이런 작자가 부족장이라니... 읽는 내가 그들의 부족이 한심
스러워 한숨이 나올 지경이 었다.
하지만, 전혀 바보만 있는 부족은 아니었다. 큰사람 애킨스가 결국 반기를 든다.
처음부터 로젠펠트 3세의 바보스러움을 알았던 그는 지금의 우리 눈으로 보면 정확함만을 끄집어 내고 정확한 소리만
하는.. 사람이었다. 전사인 그는 그런 바보스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로젠펠트3세에게 도전을 한다. 부족장을 걸고..
자.. 이제 과연 우리의 최..최..최고 바보 왕 바보..최강바보 로젠펠트는 어떻게 할것인가...
그러나, 싸움은 어이없게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최강바보 로젠펠트는 여유롭게 살아남는다..
이게 말이되는가... 이런 어이없는 발상이라니.. 이런 어이없는 결말이라니..
그러면서도 나는 화가 나는게 아니라 웃음이 나와서 참질 못했다. 단지, 로젠펠트의 승리는 천하제일의 미모를 자랑하는
샐리의 사랑때문이라고 정의하기엔 뭔가 부족함이 있다. 사랑이라는 한마디로 최강바보 로젠펠트가 오~위대하신
우리의 로젠펠트가 될수는 없는것이다. 그에겐 바보스럽지만 세상에 물들지 않은 단순함이 있다. 물론 그게 바로
바보라고 정의해도 할말은 없지만, 그 단순함이 그를 있게 하고 그를 위대하게 만든다.
세상을 언제나 더 깊이 들여다 보려 하다보면 더 힘들어지고 더 답답해지며 답을 찾을수 없어 헤매게 되는 일이 더
많다. 하지만, 로젠펠트처럼 그저 세상의 일에 큰 고민을 두지 않고, 답을 찾기보다 단순함으로 끌어가다보면
오히려 그것이 해답일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것이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대답이랄까..
사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나역시도 이 글의 속을 파헤치고 파헤치며 또한번 돌려 생각하는 복잡함의 연속이었으니
로젠펠트 입장에서 보면 더 바보일수도 있겠다. 가끔은 로젠펠트의 단순함으로 바보스럽게 세상을 바라보는것도
괜찮을듯 싶다. 바보라는 손가락질만 꿋꿋이 견딜수 있다면.....
어쩌거나.. 읽는 내내 웃음과 유쾌함이 가시지 않아, 한번 읽고 넘어가기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울적할때나
다시한번 내가 생각했던 그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으로 책의 내용을 떠올리고 싶다면 또한번 꺼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