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전에 책 간단한 소개글을 접하면서, 어쩌면 남자 "안네프랑크"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릴적 읽은 "안네 프랑크의 일기"는 그만큼 전쟁을 접하지 못해 그 자체로 무관심한 나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고,
어떻게 이런 환경속에서도 그어린 소녀는 꿋꿋하게 밝게 글을 써 내려 갔는가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래서, 이책 역시 제 2차 세계대전속에서의 소년이야기라길래 또다른 안네가 아닌가 생각했다..
물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쟁에 대한 참상을 다룬점에선 어느정도 비슷한 느낌을 갖는다..
그리고, 안네프랑크나 로베르토나 전쟁의 피해자 인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처음 책출발부터 약간 틀렸다..
안네는 유태인이란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전쟁의 암흑속에 던져진 것이라 한다면, 로베르토는 독일군의 동맹국이
이탈리아인이라는 이유로 강제 노동에 끌려가게 되는 어린소년이었다.
단지, 미국 서부영화를 볼 꿈에 부풀어 형과 친구 메모와 사무엘과 함께 영화관을 찾은 로베르토..
전쟁은 진행중이었지만, 자신의 엄마가 전쟁반대 시위에 참여하는 것 외엔 크게 전쟁이라는 실감을 못하고 사는
베네치아의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영화관에 들이닥친 독일군들.. 그리고, 그들은 이유도 없이 기차에 태워져 머나먼 독일땅까지 끌려간다.
거기서, 형과 헤어지고 친구 메모와 헤어지고 결국 사무엘과는 우크라이나의 노동에 함께하지만, 친구는 죽음을 맞이한다.
얘기의 반이 거기까지지만, 실질적 얘기는 친구 사무엘이 죽고나서 갑자기 탈출을 하게된 로베르토의 삶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걷고, 또 걷고, 물속에서 민달팽이나, 그외 살아있다는 생물체는 날것으로 먹는 탈출생활.. 추위와의 싸움, 숲속
늑대와의 싸움.. 그리고, 전쟁이 훑고간 러시아 마을들에서 널부러져 있는 시체들..
로베르토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히려 전쟁의 진정한 참상을 겪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만나게 되는 같은 이탈리아 탈영병사의 영향으로 그는 자신의 집이 아닌, 전쟁을 반대하는 집단에
소속되기로 결심하며 얘기는 맺는다.
책을 다 읽고 난후 전쟁의 아픔을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건, 피해자이건 어느누구 하나 진정한 행복을 가진 자들은 없었으며, 전쟁의 참상은 누구에게나
힘듦과 고통으로 다가온다는걸 다시한번 깨닫기도 했다.
게다가 이탈리아 라는 나라가 독일군과 동맹국이었다는 사실조차 솔직히 몰랐었던 내겐 또다른 배움도 느꼈다랄가..
그만큼 전쟁에 관한 부분은 언제나 내 관심의 뒷전이었다.. 하지만, 이책에서 전쟁에 대한 고통을 로베르토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겪어봤다. 아쉬운점은 책의 마무리가 뭐랄까... 단적으로 로베르토가 집으로 돌아갔을까? 아닐까? 라는
의문을 떠나서 독자 스스로 생각하기 나름으로 해석하면 되긴하지만, 어째 글을 쓰다만 느낌이 든다.. 마무리가 그만큼
깊이 있게 와 닿치 못했다.. 단지 로베르토의 삶의 고통속에서 전쟁은 어느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강렬하게 느낄뿐이다. 아마도 그게 작가가 의도한 메세지겠지만 말이다..
로베르토.. 너는 지금 살아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