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세다 1.5평 청춘기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오유리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덮는 순간.. 웬지 내가 와세다 노노무라 자취방에서 신나게 떠들고, 청춘을 되새기며 나온듯한 기분이 든다.

그렇듯 책을 읽을수록 그 속에 동화되는 내자신과, 그들의 일상속에서 왁자지껄하지만, 정이 묻어나는 한편의 드라마처럼

그속의 주인공이 된듯하다..

처음 제목을 보면서는 또 그렇고 그런 일본소설의 아류작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표지에서 오는 우스꽝스런 포스(?)랄까..??

우습지만, 그래도 나를 웃게 해줄 그런 책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일본의 한 젊은 청춘들의 간단한 얘기로만 치부하기로

이미 결심하고 책을 집어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처음 책을 들자마자 뭔가 다른 느낌으로 와 닿은 이것은..내가 가져보지 못한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과 그동안 잊고

살았던 정에 대한 굶주림.. 그리고, 얽매이려 하지 않으면서도 즐기는 주인공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나의 강한

욕망이 압축된 느낌이 들었다.

 

대학을 다니지만, 유유자적 탐험부에 들어 외지를 여행하기도 하고, 엉뚱한 발상과 실험으로 소동을 일으키기도 하고,

모험을 떠나기도 하는등 현재 돌아가는 세상과는 동떨어진 삶을 사는 우리의 주인공 다카노..

그는 부모님의 걱정과 자유롭게 살고싶다는 욕망, 통학으로 인한 시간낭비를 줄이고자 노노무라라는 1.5평의 작은 자취방에

입주하게 된다.  그곳에는 몇년째 고시에 도전하는 마흔의 겐조씨가 있고, 돈은 모은거 같은데 왕소금인 수전노가 있고,

자신과 정신세계를 같이하는 이시무라라는 동아리 후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인심좋은 주인아줌마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속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들..

수시로 들고 나는 1.5평의 방에서 그는 그야말로 자유로운 삶을 사는 한 젊은이였다.

티비도 전화도 있든없든 구애받지 않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생활로 청춘을 그곳에서 보낸다.

가끔은 사건같지도 않은 사건으로 노노무라 전체가 시끄럽기도 하지만, 그 아래 깔린것은 그속에 동화된 삶의 진한 냄새였다.

어쩌면, 그걸 우리나라로 치면 "정"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와는 다른 정서지만, 웬지 이 책을 읽으면서 "청춘"이기에 할 수 있는 그의 삶이라기 보다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찐한 "정" 맛이 느껴지는건 나만의 생각인 것인가...

 

11년간을 그 작은 공간속에서 웃음과 기쁨과, 젊음이 공존하며 마치 노노무라가 다카노와 한 몸인듯 하나로 일체되는 느낌이

들면서, 어느 곳에 정착하지 않고 자신을 자유롭게 두는 다카노의 삶과 오래된 1.5평의 작은 공간속에서 현재로는 느끼지

못하는 과거의 삶을 공존시키는 다카노를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의 삶이 어우러져 안 어울릴듯하면서 어울리는 완벽함을

발산하고 있었다.  게다가 우리가 웃을수 있는 이야기꺼리들이 다카노의 단순하면서도 재밌는 필치로 유혹하고 있었다.

읽는 내내 유쾌했고,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으며, 읽는 내내 다카노의 자유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의

삶이 아니라, 그의 자유로움을 지닌 정신을 말이다.  다카노 히데유키 그의 팬이 될듯하다.. 그리고 그의 탐험부의 팬이 될

듯하다.  앞으로 그의 책들이 많이 출판되길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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