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가 말하는 사서 - 21명의 사서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사서의 세계 부키 전문직 리포트 15
이용훈 외 지음 / 부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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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좋아한다는 사람치고 사서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서점에 한번쯤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 있었을까?

사실 나는 책만 좋아했지 도서관 사서에 대한 건 잘 몰랐다. 어릴적 시골서 자라 도서관 담당은 그저 책 좋아하시는 선생님이거나 국어 선생님 정도였으니 따로 사서가 있는지 몰랐고, 좀 더 자라서는 먹고 살기 바빠서 그 쪽은 아예 꿈(?)도 못 꾸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사서가 되려면 어느과를 가야하고 블라블라~ 하는 걸 신경쓰며 살 틈이 없었다. 간혹은 서점에서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으면 책 좋아하는 언니랑 웃으며 "언니 나 뭔가 여기 이력서를 한번 내 보고 싶어요." 하면서 둘이 막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 언니도 그랬다고..... 하지만 뭔가 서점에 대해서는 좀 감이 왔었다. 그 무거운 책들을 옮겨야 하고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그게 다 내책이 아님을... 근데 사서에 관해서는 좀 다른 느낌을 가졌던 거 같다. 뭔가 창가에 햇살 받으며 진짜 책을 읽을 거 같고 모든 책들에 대한 질문에 대답해 줄 것 같은 환상....



이제는 이루지 못할 꿈이라는 생각에 사서직이 어떤지 궁금해서 책이라도 사 보자 싶어 읽었다. 그렇다. 나는 모든 질문과 답을 책에서만 찾으려고 하는 요상한 버릇이 있다.

근데 웬 걸? 처음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사서라는 직업이 그냥 문헌정보학과 나와서 사서직 몇 급 따고 도서관에 취직해서 책 정리하는 그런 일들만 있는게 아니었다. (물론 그건 어찌보면 젤 초보적인 일이고...) 다양한 직군에 다양하게 취직해서 사서되, 사서인 듯, 사서 같지 않은 일들을 하는 이들의 글을 보면서 오~ 이런 일들을 하는 구나.. 라고 문득 깨달았다고 해야할까.

대체적으로 문헌정보과를 지원하는 지원자들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알고 과를 선택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꼭 일반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국회도서관, 박물관의 오래된 문헌들을 관리하는 일부터 방송국의 자료들을 정리하는 일,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정보 정리부터 정말 다양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다들 사서라는 자부심과 함께... 게다가 도서관에 일한다고 해서 그저 간단히 책 정리 대출, 반납 이런 일 뿐이 아니라 도서관 행사를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처리하기까지의 과정들을 보면서 아우~ 정말 만만찮은 일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저 간단하게만 생각한 게 미안할 정도로 얼마나 많으 노력과 책이나 자료에 대한 애정으로 그들이 그 일에 매진하는지가 너무 자세히 나와 읽으며 진짜 내가 알던 사서라는 일은 새발의 피 였다는 걸 진실로 깨달았다.

물론 각자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책 읽을때 좀 지루한 면도 있고, 2012년에 출판 된거라 시기적으로 좀 오래된 느낌의 글들도 있지만 이 책을 읽고 사서에 대한 느낌을 새로 가지게 됐다고 할까.

사서가 말하는 사서. 진짜 대단한 직업이었고 그들만의 고충과 노력 그리고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글 보면서 나 사서안하길 다행이네.... 라고 생각했다면 속물일까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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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섬 미도리의 책장 2
곤도 후미에 지음, 권영주 옮김 / 시작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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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살 때만 해도 이리 오래 있다 읽을 줄 알았나. ㅋㅋㅋㅋ

표지보고 완전 내 스타일(도대체 표지에 대한 내 스타일이 어떤건지 나도 감을 못 잡지만) 덥석 구입.

어떤내용인지에 대한 관심은 뒷전. 그냥 표지보고 읽어보면 된다고 늘 쟁이고 사서 재끼는 습성이라니..

그래놓고도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어느날 책방에 들어갔는데 간만에 얼빡 표지 똬앙~

사실 표지만 보고 예상하자면 나는 로설에 가까운 이야긴 줄 알았다. 알다시피 책의 내용을 굳이 찾아보며 읽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초반 이야기 시작될때 나 이거 재밌게 읽을 수 있으려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등장인물이 많은데 이름이 너무 헷갈리는 거다. 내가 일본작가 작품을 좋아해서 웬만하면 안 그런데 이 작품은 초반부터 등장인물도 많고 이름도 비슷비슷하고 심지어 어떤부분은 성으로 어떤부분은 이름으로 말해서 헷갈려 짜증날뻔했다. 게다가 별명으로 불리는 사람까지 등장. 아놔, 나 이거 읽으라는 거야 말라는거야? 암튼 음식점을 운영하는 두 여인이 여름 휴가 겸 여행을 가자고 했더니 단골손님과 주변인들이 같이 가게 되는 스타트~

근데 그 여행을 또 지인중 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무인도로 가게 되네?

이쯤되면 뭐 애거사 크리스티 여사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라는 내용이 좀 많이~~ 연상되는 거지.

그래도 초반 누군가 죽지 않았다면 난 그리 생각하지도 않았을 거다. 근데 결국 누군가 죽는거여!

그리고 한명씩 한명씩.........



근데 문장이 애거사 크리스티 여사님과 비교조차 안되게 허접스럽네. 그렇다고 막 별로다 그런건 아닌데 비슷하게 가는 이야기면 내용도 좀 더 촘촘하고 재미났어야 했는데 생각보다 막 그정도는 아니다.

후반부 반전이 있지만 생각보다 그것도 막 큰 반전이라고 보기 그렇고.....

걍 추리소설로 그냥저냥 읽을 만 했던 정도.

표지만 얼빡으로 내 스타일이었던걸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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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홍 지음 / 부크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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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싫다고하면서 또 새로운 제목 달고 멋지게 나오는 에세이는 왜 이렇게 읽고 싶은건지..... 이제부터 에세이 싫어한다는 말을 말던지 해야겠다. 최근에 목댕강 피철철이를 읽은건 아닌데 뭔가 성범죄자들 이야기를 읽고나니 정화를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그렇치. 그럼 이때는 에세이지. 파릇파릇한 표지와 제목이 기막힌 에세이로~

이거 또 그나저나 제목이 반 이상 먹고 들어가네. 이러면 반칙 아닌가. 이런 제목이면 읽지 않고 넘어 갈 수가 없다. 늘 제목에 파닥파닥 낚이는 기분이지만 이런 제목이면 어쩔수 없이 손이 가는게 내 병이로소이다. 뭔가 나도 위로와 행복을 추구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있는게냐? 그냥 이리 살아도 나쁘지 않다고 느끼거늘....



에세이 읽을때마다 그리고 리뷰를 쓸때마다 말하는 거지만, 에세이는 저자의 글을 내가 얼마나 감흥을 느끼고 같이 동일시 되며 교감하느냐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에 더해 글맛이 좋다면 금상첨화.

이 작가 글은 처음 만나는데, 초반 글 스타트는 나쁘지 않았다. 에세이 속은 늘 자신감, 혹은 행복감 추구에 대한 좋은 글들이 실려있으니 읽어가는 스타트는 나쁘지 않고......

그런데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건 에세이에서 내가 좋아하는 부류는 자신의 체험을 조금씩 섞어가며 타이틀과 같은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글맛인데 이 책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리 많치 않다. 물론 본인의 이야기를 홀라당 다 까달라는 건 아니다. 그냥 이러한 순간에도 우리는 행복을 찾고, 이정도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 정도를 나타내 줄 정도의 간접느낌이랄까.

너무 추상적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써 놓기만 하면 읽는데 에세이지만 심심 할 수가 있다. 그냥 활자만 읽어가는 느낌. 그런건 좀 아쉽다. 같이 동화되고 같은 감흥을 느껴야 하는데 저자의 행복하라는 이야기, 혹은 자신이 행복을 찾아 가는 이야기는 나쁘지 않치만 그렇다고 어머 그래~!! 라는 강한 끌림이 없어서 심심한 느낌.



예전 부크럼에서 나왔던 전소민씨의 글을 내가 좋아했던 건 자신의 이야기를 과감없이 들려주면서 그 속에서 행복을 찾거나 이야기의 타이틀을 찾아가는 부분이 너무 솔직하고 좋아서 별 다섯개 줘도 아깝지 않은 에세이였다.

구구절절 좋은 글과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고해서 행복이 찾아지지는 않는다. 그에 따른 글맛과 감흥이 분명 함께해야 한다.

아쉽게도 제목에 분명 나는 큰 기대를 했음이야. 에세이 리뷰 쓰기가 참 애매하고 쉽지 않은데 역시나 딱 그런 글을 쓰셔서 리뷰쓰기도 좀 그냥저냥이다. 푸릇푸릇한 표지와 찐 행복 추구를 하는 제목에 비해 나는 좀 덜 행복했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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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된 성범죄자들 - 무도실무관이 들려주는 성범죄 예방 솔루션
안병헌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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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무도실무관>이란 영화를 봤다. 사실 그런 직업군이 있는지 조차 몰랐는데 그 영화보고 진짜 이런 직업군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또 우연히 만나게 된 무도실무관이 쓴 성범죄 예방을 위한 책을 들게 됐구만.

실지 현장에서 일하는 분의 생생한 이야기여서 더 기대가 됐다고 할까.

암튼 요즘은 성범죄자들 위치를 알여주는 e알림 서비스도 제대로 확인을 안하는터라 나도 다시한번 경각심을 갖는 계기를 갖고자 읽어보기로 했다.



책을 읽다보니 주로 성범죄자들의 전자팔찌를 관리하는 일이니 그에 대한 예방과 절대 사람들을 함부로 믿는 행동을 하지말라는 실무자의 경험이 현실로 와닿는 느낌이다.

특히나 한번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출소후 새로운 생활에 적응 잘하고 잘 살아가는 사람도 많치만 재범률이 많다고하니 성범죄 알림을 꼭 확인하고 얼굴을 익혀두라는 글도 있었고, 우리들이 흔히 아는 예방법들도 있긴 했지만 저자는 계속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나 여성 혼자 사는 원룸촌의 문단속, 높은 층이라고 안심하지 말라는 경고 등등 우리들이 일상에서 좀 쉽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부분들을 계속 강조하고 있었다. 그만큼 현장에서 범죄자들을 대하다보니 재범을 일으키거나 범죄를 일으킨 그들이 하는 수법이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아 더더욱 강조하는게 아닌가 싶다.

나도 사실 요즘은 좀 느슨하다고 해야하나? 종이로 주변에 성범죄자 알림이 오면 그냥 보고 넘기기 일쑤였는데 저자의 책을 읽고 사는 곳이 어디쯤인지 한번더 체크하고 아이가 다니는 학교 근처에 혹여 몇명이나 살고 있는지 또한번 체크. 그리고 아이한테도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우리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예방법이고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뭔가 살아가면서 사람들이 느슨해지는 지점을 저자는 다시한번 꼼꼼이 체크하고 다시한번 주위를 살피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도 한번더 체크하고 다시금 조심성을 갖는 계기가 됐다. 물론 그렇다고 세상 살아가면서 우리가 문 꽁꽁 걸어 잠그고 두려워 어디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그런건 아니지만 한번더 조심하고 체크한다고 해서 나쁠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을 감시하고 재범이 일어나지 않게 고생하는 무도실무관, 경찰, 보호감찰관들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제발 이런 범죄들이 사라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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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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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이 드라마화 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관심도 없었을꺼고 딱히 읽을 생각도 안했을 거 같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챙겨봤냐? 아니, 걍 신랑이 보는거 지나가다 훅 한번씩 장면장면을 봤던 거 같다. 그래서 쬐끔은 호기심이 일었다. 신랑에게 어떤 내용이냐고 물었더니 결혼을 하긴 하는건데 아내와 남편을 잠시잠깐 계약하는 거라나 뭐라나. 특이하긴 했으나 친구도 사는 이야기를 몇년전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읽었고, 요즘은 뭐 결혼식 하객도 사는 마당에 딱히 큰 데미지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서 걍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책을 읽으라는 운명인겐지 손에 쏘옥 들어왔네



드라마를 다 챙겨보진 않았지만 장면장면 봤던것과는 좀 다른부분이 많다. 물론 원작과 똑같을 순 없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담백하고 마무리에서 끈적끈적 미련을 두지 않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할까?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맛이 있어서 뭔가 글이 더 와 닿은 걸로.

그러니까 NM이라는 회사는 결혼정보 회사의 모양을 띠고 있지만 또다른 부서에는 남편과 아내 역할을 해주는 곳이 있다. 그곳에 속한 그녀는 1년 계약으로 한정원이라는 남편을 만났었고 그 남편이 또 재결합을 원해왔다.

그 어떤 서류 작성없이 회사와의 계약서로 유지되는 결혼생활이라니... 그러나, 그 곳에서 그들은 완벽한 부부여야 한다. 모든 생활이 평범한 부부와 똑 같은 삶. 거참 이거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 잠자리까지 같이 해야하는건 뭔가 이해하기가..-_-;; 심지어 임신하는 직원도 있는 상황... 그러나, 계약한 배우자가 원하지 않으면 무조건 낳치 않아야한다. 이거 이거 이래도 되는건가.

그냥 겉으로 부부행세가 아니라 찐 부부생활이라니....

아무튼 한정원이라는 남편과 살게 된 그녀의 담담한 이야기와 진짜 삶 속에 남아있는 친구, 그리고 엄마와의 갈등이 이야기 되고 있다.



뭔가 줄거리 자체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상황같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담백하게 이어진다. 자신을 쫓아다니던 남자가 갇히고 그 상황을 정리하는 것도 믿었던(?) 친구가 자신을 동성으로 사랑하는 것도 왜 이렇게 아무일 없이 담백한가.

대체로 나는 요란스런 내용을 요란스럽지 않게 쓰는 작가를 선호하긴 하는데 김려령 작가의 글이 그렇구만.

이름은 많이 들어보고 책은 몇권 사뒀었는데 이 책으로 먼저 만나니 그녀의 또다른 책이 궁금해 지긴 한다.

드라마로 각색 된 것 보다 책이 훨 와 닿은거 같다. 이런 담백한 맛의 글이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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