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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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이 드라마화 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관심도 없었을꺼고 딱히 읽을 생각도 안했을 거 같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챙겨봤냐? 아니, 걍 신랑이 보는거 지나가다 훅 한번씩 장면장면을 봤던 거 같다. 그래서 쬐끔은 호기심이 일었다. 신랑에게 어떤 내용이냐고 물었더니 결혼을 하긴 하는건데 아내와 남편을 잠시잠깐 계약하는 거라나 뭐라나. 특이하긴 했으나 친구도 사는 이야기를 몇년전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읽었고, 요즘은 뭐 결혼식 하객도 사는 마당에 딱히 큰 데미지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서 걍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책을 읽으라는 운명인겐지 손에 쏘옥 들어왔네



드라마를 다 챙겨보진 않았지만 장면장면 봤던것과는 좀 다른부분이 많다. 물론 원작과 똑같을 순 없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담백하고 마무리에서 끈적끈적 미련을 두지 않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할까?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맛이 있어서 뭔가 글이 더 와 닿은 걸로.

그러니까 NM이라는 회사는 결혼정보 회사의 모양을 띠고 있지만 또다른 부서에는 남편과 아내 역할을 해주는 곳이 있다. 그곳에 속한 그녀는 1년 계약으로 한정원이라는 남편을 만났었고 그 남편이 또 재결합을 원해왔다.

그 어떤 서류 작성없이 회사와의 계약서로 유지되는 결혼생활이라니... 그러나, 그 곳에서 그들은 완벽한 부부여야 한다. 모든 생활이 평범한 부부와 똑 같은 삶. 거참 이거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 잠자리까지 같이 해야하는건 뭔가 이해하기가..-_-;; 심지어 임신하는 직원도 있는 상황... 그러나, 계약한 배우자가 원하지 않으면 무조건 낳치 않아야한다. 이거 이거 이래도 되는건가.

그냥 겉으로 부부행세가 아니라 찐 부부생활이라니....

아무튼 한정원이라는 남편과 살게 된 그녀의 담담한 이야기와 진짜 삶 속에 남아있는 친구, 그리고 엄마와의 갈등이 이야기 되고 있다.



뭔가 줄거리 자체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상황같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담백하게 이어진다. 자신을 쫓아다니던 남자가 갇히고 그 상황을 정리하는 것도 믿었던(?) 친구가 자신을 동성으로 사랑하는 것도 왜 이렇게 아무일 없이 담백한가.

대체로 나는 요란스런 내용을 요란스럽지 않게 쓰는 작가를 선호하긴 하는데 김려령 작가의 글이 그렇구만.

이름은 많이 들어보고 책은 몇권 사뒀었는데 이 책으로 먼저 만나니 그녀의 또다른 책이 궁금해 지긴 한다.

드라마로 각색 된 것 보다 책이 훨 와 닿은거 같다. 이런 담백한 맛의 글이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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