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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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넬레아줌마.  당최 나는 아줌마 책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고 완전히 질려버렸는데 말이우.  그런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다시 또 아줌마의 책을 만나게 됩디다.  사실 뭐 아줌마책 대단했었쑤.  구성이나 스토리 나쁘지 않았쑤.  그런데 말이우.  그 많은 등장인물.... 으아아아, 그 많았던 등장인물을 다 어찌할꺼유?  나 같은 붕어머리를 가진 사람에게 그렇게나 많은 등장인물을 짜자잔!~하고 나오게 하는건 책을 읽지 말라는 말이랑 비슷한 거라우.  당최 독일이름이라 길기도 긴데다가 잠깐 스치는 사람들도 기억해야 할 판이니 어찌나 머리가 아프던지......  그래서, 내가 아줌마 책에 두손두발 다 들었다는 거 아니우.  구성이나 스토리는 좋으나, 읽기가 지겨운, 그리고 읽다가 다시 꼭 이사람이 누구더라? 하고 다시 되돌려 읽어야 하는 번거러움.  그런것들이 싫었다우.  그런데, 참 이상한게 그러면서도 아줌마 책 내면 관심갑디다.  그렇쑤. 히가시노 게이고와 더불어 아줌마에게도 미운 정이 든게유.  나참. 내가 마음이 이리 여리다니깐...... 하긴 그래도 아줌마는 내가 그렇게 미워하는 정도는 아니고 지루해 하는 정도니까 너무 슬퍼는 마슈.

 

뭐, 어쨌거나 저쨌거나 간만에 아줌마책 다시 손에 들었고, 아니나다를까 또 처음엔 버벅댔다우.  내 붕어머리가 어디 가겠쑤.  어쩔수 없는거지.  이사람 누구야?  이럼서 앞장 다시 들춰보고 얘 누구였지? 이럼서 또 앞장 들춰보고....  그래도 이번에는 마을주민 죄다 출현 안 시킨 덕분에 책 절반을 읽기도 전에 인물들 이해는 해 버렸다우.  그만하면 장족의 발전을 한거 아니겠쑤.   그런데 말이우.  지루한건 여전하더이다.  재미는 있는데 지루하더이다.  그게 왤까?  읽으면서도 고민은 해봤지만, 역시 아줌마는 이야기거리가 너무 많은게 탈이우.  구성력이 탁월하지만 그게 읽는 사람 꽤나 지루하게 만들고 책장 잘 안 넘어가게 만듭니다.  그래도 역시나 <백.공>보다는 나았쑤.  한번 겪어봤다고 각오를 했던건지 아니면 아줌마의 필력이 더더더 나아진건지.... 아마도 나는 그 후자인듯 하지만 말이우.

 

그런데, 이 책 마지막에 생각지도 못했던 범인이 짠~하는 것도 좋고, 다른거 다 좋은데 난 보다보다 강력반 반장중에 이런 반장은 또 첨이라우.  폰보덴슈타인이던가?  오늘 읽었는데 벌써 이름을 까먹어 버리다니..... 내가 이렇쑤.  그러니 붕어머리라고 하지.....  암튼, 이제껏 책을 읽어오면서 반장들의 전형성 있지않우?  약간 똥폼을 잡으면서 아무것도 안하는것 같으면서도 사건을 샤샤삭 풀어낸다던가, 아주 지저분하면서도 뭔가 카리스마를 풍겨주는 그런 모습이 있다던가, 수사에서의 내 자리는 아무도 못 건드려!라는 강력한 그 무엇.  그런데, <백.공>에서도 아내가 바람핀 사실을 알면서도 전전긍긍하는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번엔 뭐유? 완전 대놓고 여려터지게 만들어 버렸으니......  아, 좋아요.  좋습니다.  반장도 사람이니까.  게다가 어쩌면 좀더 인간적인 면모를 더 잘 살렸다고 생각되기도 한다우.  냉철한 반장이 아닌 인간적인 모습,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  다 잘 봤다우.  그래도 난 싫더이다.  갈등하는 반장도 좋치만, 반장의 모습이 너무 나약해서 미워지기 까지 하더이다.  너무 순진해서 짜증나기도 하더이다.  그래도 새로운 시각의 반장 모습.  그런 시선으로 그려내는 아줌마의 글은 무척 좋았던거 같쑤.

 

게다가 이번 책에서는 상처받은 영혼들에 대해 꽤 깊이 다룬거 같아 그점도 칭찬해주고 싶쑤.  어른들을 믿지 못하는 여린 영혼, 거짓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려 하는 몸부림.  누구에겐가 치유받고 싶어하는 모습들.  흔들리는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건 손을 내밀어 잡아줄 그 누군가가 필요했다는 걸 새삼 느끼게도 해줬다우.  추리소설인데도 마치 심리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도 들더이다.

 

사람들의 감성을 잘 파고드는 나름 괜찮은 책이었쑤.  그래서, 아줌마 책을 앞으로도 찾아 읽을거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든다우.  그런데, 정말 아줌마 수다는 너무 많소~ 마무리까지 달려 가는게 좀 지루했던건 사실이란 말이우!! 어째 다음번엔 그 수다를 쪼끔만, 아주 쪼끔만 줄여볼 생각은 없수?????

 

꼬리 : 내가 아줌마라 했다고, 기분 나빠하진 마슈.  반말 비슷하게 했다고 해서 그것도 삐치지 마슈.  뭐 같이 늙어가는 처지아니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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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의 파리 - 늘 낯선 곳으로의 떠남을 꿈꿨던 17년 파리지앵의 삶의 풍경
이화열 지음 / 에디터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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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외여행을 못하는 대신, 주위 언니들은 해외여행을 꽤나 즐긴다.  돈이 조금 모이면 훌쩍 해외로 몇개월 떠났다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했던 언니도 있고, 외국에서 몇년을 살았던 언니도 있고, 가끔은 기분 전환삼아 홍콩으로 쇼핑을 가는 언니도 있었다.  그런데, 정작 나는 외국이라는 곳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고, 고나마 우리나라 중에 외따로 떨어진 제주도도 두번정도 갔다온게 고작이다.  비행기를 무척이나 싫어해서 아니 정확히 말하면 공포증으로 인해 해외여행은 불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늘 외국에 대한 동경은 많아서 외국 다녀온 그들의 이야기나, 사진들을 보면 늘 군침을 질질거리곤 한다.  여건도 여건이지만, 이건 뭐 여건이 된다고 하더라도 비행기를 못타는 내가 당최 어디를 가겠냐 이말이다.  이 넓은 지구땅덩어리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속에 박혀 외국의 공기한번 못마셔 본다는 사실이 나를 무척이나 슬프게 하는 날이다.  아니, 이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더더욱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이책은 사실 여행에세이도 아니고 단지, 결혼해서 파리에 정착해 살고있는 한사람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가 본 시선의 파리 모습을 사진과 함께 담담히 적어내려가고 있었다.  해외여행을 한다면 일본과 더불어 꼭 가보고 싶은 영국과 프랑스..... 아, 프랑스 파리라....... 예술의 도시던가?  모든것이 자유분방한듯 하지만, 자신들만의 나름의 질서가 있는듯한 곳.  미지의 세계중에서도 가장 궁금증이 많은곳..  흔히 파리지엔느라고 불리는 그곳사람들.  낭만, 자유, 예술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파리다.  그런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그런 궁금증을 이 책은 어느정도 해소시켜 주고 있었다.  파리에 두어달 여행 갔다온 언니에게서도 들었고, 그곳에서 몇년을 살다온 언니에게도 들었지만 그래도 책으로 만나는 파리는 또 다른 색다름이 느껴진다.

 

결혼의 제도에 꼭 얽매이지 않아도 아이를 낳아 미혼모라는 손가락질 받지않고, 무조건 새것, 좋은것만 찾는 요즘의 우리나라에 비해 오래된 것을 아끼는 그들의 모습.  뭐든 버리지 못하는 습관들이 어쩌면 그들의 색다른 모습이었는지 모르겠다.  물론, 결벽증에 가까운 저자의 남편 모습을 보면서는 조금 킥킥 거려야 했지만 말이다.  뭣보다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파리의 사람들은 참 멋지게 다가온다.  그녀가 만난사람들이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다들 무척이나 책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언제나 쉽게 도서관을 접할 수 있고 책을 접할 수 있는 문화가 부러웠다.  게다가 낭만적인 여행을 자주 즐기는 그들이 진정한 즐거움을 맛보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  막연히 동경만 하던곳을 조금 더 알게 된 느낌.  그래서 더 가보고 싶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이런...... 언제쯤 나는 이넘의 공포증을 극복해서 해외여행을 해 볼 수 있을까나.  아쉬운 순간이 아닐수 없다.

나도 외국에 가보고 싶다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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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따뷔랭 - 작은책
장자끄 상뻬 지음,최영선 옮김 / 열린책들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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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전작을 하는 작가가 늘 생기지만 그래도 내 열손가락 안에 드는 작가중 한명이 장자끄 상뻬다.

처음 그의 삽화와 글을 읽고 '아 이런' 하는 감동과 따듯한 맘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게 아마도 <얼굴 빨개지는 아이> 였을 꺼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그림속에 나오는 주인공도 좋았고, 내용도 좋았고, 이야기 맛도 좋았다.  그래서, 늘 누군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쥐스킨트와 "향수"와 피천득님의 수필 "인연"과 상뻬 아저씨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추천한다.  그런데, 역시 책 추천이 쉬운일이 아니라고 느낀건 "향수"와 "인연"은 그럭저럭 인정해 주면서도 친구중에 한명이 도대체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읽고 감동을 느낄 수도 없었고, 이게 뭔가 싶었다는 말을 듣고 나는 그뒤로 되도록이면 책을 추천하지 않으려고 한다.  역시 개개인마다 생각이 틀리고 느끼는 감정이 틀리다보니 원하는 스타일의 책도 틀린것이니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없는 부분이 아닌가 싶었다.  아니, 어쩌면 이런 도도한 생각도 있었는지 모른다. '어떻게 그 상뻬 아저씨의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을 수 없었단 거지?'  사실 그랬다.  나는 그의 삽화와 글을 보면서 감동을 받을 수 없었다는 사람을 이해 할 수 없었던거 같다.  그만큼 나는 그의 책에 열광하고 그림에 열광하는 독자중 한명이다.  그래서, 수시로 검색해 보고 절판 돼 버린 그의 책들에 늘 아쉬운 한숨을 내 쉴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다행히 요즘은 재판으로 다시 나오는 경우도 있는것 같아 고나마 내 아쉬움이 달래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나올때마다 이거이거..... 제목이 달라지는 것이 문제다.  아무래도 이 책은 검색했을때 절판으로 나왔기에 이책을 구하고자 온갖 용을 쓴 기억이 난다.  그러다 우연히 헌책방에서 발견하고, 기쁨의 함성을 질렀건만 그리고 오늘 그 감동을 간만에 느껴보고자 책을 펼쳤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아무래도 정말 이상하다.

 

내가 이 책을 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 것이다.  지금은 책을 상자안에 싸둘수 밖에 없는 사정이라 상뻬 아저씨 책도 상자에 들어있는데, 분명 그 책 제목은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인것 같은데, 이책은 "라울 따뷔랭"이다.  아무래도...... 아무래도 말이지 그 책이 요책이고, 요책이 그책인거 같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건 같은 책이래도 읽은지 오래돼서 나름 또 한번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다른제목 같은 이야기 임을 쬐끔 위로해 주고 있다.

 

부탁하고 싶은데, 정말 같은 책을 제목만 바꿔 출판하지 말아달라고요...... 그것도 아니면, 아예 개정판 나올때 그리 좀 써놓기라도 하던지... 이책 구할려고 온갖 용쓴걸 생각하면 흑흑.....

 

여튼 세설이 길었다.  어쨌거나 이책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가며 우정을 쌓아가는 "얼굴 빨개지는 아이"의 후속작 느낌이 강했다.  비슷한 내용이었지만 약간은 다른.... 자전거 포 주인의 이야기... 자전거 포 주인이고, 자전거를 고치는 사람이니 누구나 자전거를 분명 잘 탈 꺼라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 선입견이 얼마나 우스운 일이며  또 그 선입견으로 보여지는 사람이 고통스러운가를 잘 보여주는 책이었다.  물론, 그 속엔 늘 상뻬아저씨의 따듯한 그림과 이야기가 녹아들어 있지만 말이다.

 

상뻬아저씨의 책을 보다보면 열마디 말이나 글 보다 한장의 그림으로 모든게 설명되어지는 깊은 감동이 느껴질때가 있다.  그 따듯함 때문에 내가 그의 삽화에 열광하고 그의 따듯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감동 받는 건지 모른다.  물론, 어떤 책들은 그의 그런 글들이 너무 우려먹어지는 경우도 보여지고, 그의 기대치에 못 미쳐 실망했었던 적도 있지만, 그래도 상뻬아저씨의 책은 늘 나를 감동받게 하고 즐겁게 한다.  그나저나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랑 이책이랑 같은 책이라는 사실은 꼭 다들 유념하시길....... 나처럼 헌책방 뒤지며 마음졸이는 수고는 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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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세계문학의 숲 16
제인 오스틴 지음, 고정아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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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오만과 편견>을 접한게 20대 초반쯤이 아니었나 싶다.  그때 한참 고전에 빠져있었고, 고전을 읽는 즐거움으로 책읽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던 때였다.  그당시 제인오스틴을 만나고 나는 얼마나 흥분했었던가.  너무나 많은 세월이 흘러버려 지금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치만, 어쨌거나 나는 그뒤로 그녀의 팬이 됐었고, 그녀의 책들을 찾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어떤 책들은 번역의 오류로 읽는데 어려움이 따르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녀의 매력이 흠씬 묻어나는 책들속에 푹 빠졌었다. 

근데, 이번에 다시 시공사에서 <오만과 편견>을 펴냈다.  지금 시공사 시리즈를 모으고 있는 나로선 간만에 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만나 볼 수 있는 기회였고, 그 감동을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라 덥석 책을 집어 들었다.  이거이거 표지도 어쩜 이리 멋져 주시는지.....

 일신서적 관계자분께는 죄송하지만 어쨌거나 십여년 전에 구입해 읽은 <오만과 편견>은 정말 표지가 '나 지루한 고전'라는 느낌을 팍팍 들게 한다.  지금도 이런 표지로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일신서적도 고전쪽에서는 번역이 상당히 매끄러워서 꽤 여러권 소장을 하고 있다.  근데, 역시나 표지는 지금의 시공사 표지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긴한다.

특히나, 나처럼 표지에 좌지우지 되는 인간에게는 겉표지의 중요성을 한번 더 느끼게 한다.  물론, 책 내용이 이미 검증된 <오만과 편견>이고 보면 내실이 중요하지 겉모습으로 보여지는게 중요하겠는가. 라고 따지고 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요즘처럼 보여지는 시대에 되도록이면 이쁜 표지의 책을 읽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뭐 표지에 대한 칭찬은 그만 끝내고, 내용을 간만에 음미(?)해 보니, 처음엔 '어라? 내가 이책 읽은거 맞아?'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억이 전혀 나질 않았다.  물론, 큰 맥락은 기억나지만, 당최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편견을 가지고 들여다 본 인물이 누구였더라 부터 시작해서, 아, 빙리씨도 있었고, 제인도 있었고, 다아시씨도 있었구나.  라며 주인공들의 이름을 새삼 새롭게 되새길 수도 있었다.

 

이책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18세기쯤의 연애관으로선 꽤 깊이있게 감정선을 다루지 않았나 싶다.  특히나, 그시대쯤의 젊은 여성상으로는 파격적인 모습의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등장은 여자들도 남자들 못지 않은 의견 피력을 할 수 있으며, 내숭없이 활달할 수 있고, 그러면서 당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이야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냐 따질 수 있지만 그 시대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여성들의 목소리가 크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한사상속이라는 정말 시덥지 않은 제도로 아들이 없으면 부모님 재산인데도 물려받을 수 없었던 시절이니 만큼 이런 여성상이 나타나는 건 정말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제인오스틴의 책은 파격이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남녀간의 사랑이야기가 지루함이 없이 감정선을 따라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그들의 사랑줄다리기에 나도 동화되는 느낌이 들어서 이들 사랑의 이루어짐을 무척이나 기대하게 하기도 한다.

 

가벼운 러브스토리로 치부해 버릴수 있지만, 2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읽히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이 책이 우리에게 보여지는 사실들이 그저그런 사랑이야기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시대를 아우르는 이야기이며, 한발 앞서 나간 이야기 이기에 우리는 고전을 읽으면서 배우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기르는게 아닌가 싶다.

 

간만에 만난 제인오스틴은 이제 막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는 나에게도 설레임을 선사했고, 지금은 세상에 조금 찌들어 버린 모습의 현재에서도 설레임을 선사했다.  그래서, 여전히 제인오스틴의 팬일 수 밖에 없고, 그녀의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간만에 만난 제인오스틴, 역시나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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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 메타포 2
클라라 비달 지음, 이효숙 옮김 / 메타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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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나쁜엄마라고 생각한다.  일한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제대로 신경 못쓰는건 물론, 퇴근하고도 그다지 아이에게 관심을 갖지 않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쉴때는 그저 잠이나 자 버리는....... 내가 생각해도 엄마로선 빵점엄마다.  그래서, 늘 아이에게 미안하고, 고쳐야 하는데, 하는데 라는 생각만 늘 하고 앉아 있어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늘 하는 말은 "난 엄마로서 아직 준비가 안됐다."는 어줍쟎은 변명이다.  엄마로서 준비라니...... 아이를 낳은 이상 나는 충분히 엄마가 되어야하고 그만큼 엄마로서 아이를 돌봐야한다.  그런데도 아이를 어머님께 맡기고 나 자신은 그져 예전 싱글인때만 그리워하며 아이를 위해 내 자신의 삶을 어느것 하나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정말 이기적인 엄마다.

 

그래서, 이책 제목을 보면서 "내 얘기야."를 외쳤던거 같다.  그리고, 책속 나쁜엄마의 이야기를 교훈삼아 우리아이에게도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엄마가 돼자고 맘 잡으며 이책을 구입했다.  그런데, 흠....... 책을 다 읽고 나서 이건 뭐임?  이라고 나는 고민하고 있다.  당최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 방향과 달라도 너무 달라서 딱히 읽어도 뭔가 와닿는게 없다.

 

물론, 배울점이 영 없는건 아니다.  엄마가 두명이라고 생각하는 멜리의 생각을 읽으면서 처음 몇장은 '아, 아이에게 이렇게 와 닿을 수 있겠구나.'라는 충격을 받았다.  착한엄마는 분홍엄마고, 가끔씩 찾아오는 화난 엄마는 검은엄마.  어떨때는 검은 엄마가 되고 어떨때 분홍엄마가 되는지 멜리가 생각하는 부분에 있어선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순간들이라 나도 아이를 이렇게 대할때가 있는데 하면서 반성도 하게되고,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게도 되는거 같아 초반은 무척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그런데, 어? 이상한게 갈수록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기분이었다.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깔고 가면서 멜리는 점점 이상한 행동들을 하는 것이다.  분홍엄마를 만나기위해 하는 행동들이 남의 눈에는 다 이상한 모습으로 보이고 멜리 자신조차도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분위기가 되고 마는것이다.

 

결국, 이야기의 초점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못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얘기하고 있지만, 너무 극단적인 이야기 전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좀 들긴했다.  물론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못해 생기는 문제점들이 책속에 들어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문제점을 너무 극대화해서 이야기가 왠지 산으로 가버린 느낌이다.  게다가 아이 역시 엄마에 대해 이해하거나 엄마가 왜 그럴까를 전혀 생각지 않는다.  단지 자신에게 그렇게 하는건 엄마가 나쁜엄마 즉 검은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감성이 풍부한 어린시절에 아이에게 막무가내로 화를 내거나 입에서 나오는대로 성질을 내면 당연히 안될일이고 그게 얼마나 아이에게 큰 충격인지 모른다.  그래서 늘 조심해야하고 아이의 감성을 위해 대화를 해야하는것도 사실이다.  내가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아이가 이렇게도 느낄수도 있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너무 엄마를 몰아친다.  약간의 히스테리는 있지만 평범한 엄마를 구석으로 너무 내 모는 것이다.  아이의 생각을 읽지 못한 엄마의 잘 못이 없는건 아니지만, 이야기가 극단적이어서 싫다.  그러나,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참고용은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지만 말이다.  아, 이런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다.  좀더 좋은 엄마의 모습을 보이고자 했던 엄마의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뭔가가 아쉽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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