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따뷔랭 - 작은책
장자끄 상뻬 지음,최영선 옮김 / 열린책들 / 199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툭하면 전작을 하는 작가가 늘 생기지만 그래도 내 열손가락 안에 드는 작가중 한명이 장자끄 상뻬다.

처음 그의 삽화와 글을 읽고 '아 이런' 하는 감동과 따듯한 맘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게 아마도 <얼굴 빨개지는 아이> 였을 꺼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그림속에 나오는 주인공도 좋았고, 내용도 좋았고, 이야기 맛도 좋았다.  그래서, 늘 누군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쥐스킨트와 "향수"와 피천득님의 수필 "인연"과 상뻬 아저씨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추천한다.  그런데, 역시 책 추천이 쉬운일이 아니라고 느낀건 "향수"와 "인연"은 그럭저럭 인정해 주면서도 친구중에 한명이 도대체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읽고 감동을 느낄 수도 없었고, 이게 뭔가 싶었다는 말을 듣고 나는 그뒤로 되도록이면 책을 추천하지 않으려고 한다.  역시 개개인마다 생각이 틀리고 느끼는 감정이 틀리다보니 원하는 스타일의 책도 틀린것이니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없는 부분이 아닌가 싶었다.  아니, 어쩌면 이런 도도한 생각도 있었는지 모른다. '어떻게 그 상뻬 아저씨의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을 수 없었단 거지?'  사실 그랬다.  나는 그의 삽화와 글을 보면서 감동을 받을 수 없었다는 사람을 이해 할 수 없었던거 같다.  그만큼 나는 그의 책에 열광하고 그림에 열광하는 독자중 한명이다.  그래서, 수시로 검색해 보고 절판 돼 버린 그의 책들에 늘 아쉬운 한숨을 내 쉴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다행히 요즘은 재판으로 다시 나오는 경우도 있는것 같아 고나마 내 아쉬움이 달래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나올때마다 이거이거..... 제목이 달라지는 것이 문제다.  아무래도 이 책은 검색했을때 절판으로 나왔기에 이책을 구하고자 온갖 용을 쓴 기억이 난다.  그러다 우연히 헌책방에서 발견하고, 기쁨의 함성을 질렀건만 그리고 오늘 그 감동을 간만에 느껴보고자 책을 펼쳤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아무래도 정말 이상하다.

 

내가 이 책을 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 것이다.  지금은 책을 상자안에 싸둘수 밖에 없는 사정이라 상뻬 아저씨 책도 상자에 들어있는데, 분명 그 책 제목은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인것 같은데, 이책은 "라울 따뷔랭"이다.  아무래도...... 아무래도 말이지 그 책이 요책이고, 요책이 그책인거 같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건 같은 책이래도 읽은지 오래돼서 나름 또 한번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다른제목 같은 이야기 임을 쬐끔 위로해 주고 있다.

 

부탁하고 싶은데, 정말 같은 책을 제목만 바꿔 출판하지 말아달라고요...... 그것도 아니면, 아예 개정판 나올때 그리 좀 써놓기라도 하던지... 이책 구할려고 온갖 용쓴걸 생각하면 흑흑.....

 

여튼 세설이 길었다.  어쨌거나 이책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가며 우정을 쌓아가는 "얼굴 빨개지는 아이"의 후속작 느낌이 강했다.  비슷한 내용이었지만 약간은 다른.... 자전거 포 주인의 이야기... 자전거 포 주인이고, 자전거를 고치는 사람이니 누구나 자전거를 분명 잘 탈 꺼라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 선입견이 얼마나 우스운 일이며  또 그 선입견으로 보여지는 사람이 고통스러운가를 잘 보여주는 책이었다.  물론, 그 속엔 늘 상뻬아저씨의 따듯한 그림과 이야기가 녹아들어 있지만 말이다.

 

상뻬아저씨의 책을 보다보면 열마디 말이나 글 보다 한장의 그림으로 모든게 설명되어지는 깊은 감동이 느껴질때가 있다.  그 따듯함 때문에 내가 그의 삽화에 열광하고 그의 따듯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감동 받는 건지 모른다.  물론, 어떤 책들은 그의 그런 글들이 너무 우려먹어지는 경우도 보여지고, 그의 기대치에 못 미쳐 실망했었던 적도 있지만, 그래도 상뻬아저씨의 책은 늘 나를 감동받게 하고 즐겁게 한다.  그나저나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랑 이책이랑 같은 책이라는 사실은 꼭 다들 유념하시길....... 나처럼 헌책방 뒤지며 마음졸이는 수고는 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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