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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ㅣ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2월
평점 :
오~ 오~ 웹툰에 감동받아서 팬이 된 작가가 최규석 만화가. 근데, 초(정솔) 요 작가도 멋지구나 멋져. 이런이런, 사실 웹툰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책을 읽어보곤 급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우연히 3권부터 만나버려서 순서가 뒤바뀌는 현상이 발생해 버렸지만, 일단 3번째 권을 읽으면서 너무 감동이 커서 '아~ 나 1,2권도 사야겠어!'가 돼 버린거다. 참, 정감있고 좋구나 좋아.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반려동물이나 애완견등등을 키우는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 좋은 생각을 갖고 있진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감놔라 배놔라 할 정도의 뭔가 관계할 그런것도 아니고,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는대로, 싫은 사람은 싫은대로 그냥저냥 사는거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고 보면, 반려동물들을 아주 그냥 이뻐서,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약간의 반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냥, "동물은 동물이다." 라는게 일반적인 생각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 뭔가 찡한것이....... 정말 그렇더라. 동물인데도 동물이 아니고, 그냥 식구인 느낌. 내가 키우지도 않는 개 낭낙이인데도 마치 내 개인거 같아서 꼭꼭 오래 오래 살았으면 싶고, 내가 키우지 않는 고양이 인데도 눈이 아파 안약을 넣어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막 마음이 아파오는거다. 그러니까 키우는 사람은 오죽하랴~ 싶은게 어째 마음 깊숙한 곳에서 정말 "가족"이라는 단어가 떠 올라 버린다.
에피 하나하나가 일상적인 이야기라 사실 특별할 것도 없는데, 읽는 순간 감동이 돼 버리는 거다. 작가의 그림이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 따듯함을 그려내는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건지...... 참, 따듯하구나 이책.
단순하게 몇마디 글을 적었고, 그림으로 옮겼을 뿐인데도 너무 마음이 뭉클해져서 보면서 울컥할 뻔 했다.
그러고보면, 사실 어릴적에 우리집에도 그야말로 "똥개" 한마리가 있었는데 그때 쉽게 부른다고 "똑순이"로 불렀던 녀석. 엄마 따라서 30분이 넘는 내 학교길을 따라왔던 녀석. 그래서, 무던히도 우리식구들한테 사랑을 많이 받았던 녀석이 기억나긴 했다. 근데, 이 녀석이 잘못해서 쥐잡으려고 동네사람이 놓은 쥐약을 먹어버린거다. 그래서, 우리 엄마 두 발 뻗고 "아이고 아이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지나가던 동네 아줌마가 우리집에 정말 큰 초상난 줄 알고 뛰어와서 왜 그러냐고 했던 그때..... 우리 엄마가 그랬었지 "우리 똑순이가 죽었어." 그때 황당해 하던 그 아줌마의 얼굴.......
생각해보면 나도 그때 엄마옆에서 훌쩍이며 눈물 훔치고 있었는데, 지금은 자기가 키우던 반려견들이 죽었다고 우는 사람들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짓는 그런사람이 돼 있었던 거다 내가. 키우던 시츄가 털이 덮여 눈이 안보인다고 울먹였던 내가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그때 사랑하고 귀여워 했던 강아지들이 생각나고, 작가의 맘이 전해져서 그냥 짠해지고 울컥해졌다. 그리고, 감동을 백만배쯤 먹었다. 아, 내 맘도 따듯해지는구나 하면서.......
빽빽한 백만배의 글씨보다 더 한 감동을 안겨주는 책이다. 오랜만이구나 이런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