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슬털이 이순원 그림책 시리즈 1
이순원 글, 송은실 그림 / 북극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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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동화 제목을 접했을때 고민한건  도대체 "이슬털이"가 뭐냐는 거였다.  우리가 아는 이슬은 이슬인거 같은데, "이슬털이"라니......  무슨 먼지털이도 아니고..... 아니면 정말 진정 먼지털이의 일종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뭐, 넓은 의미로 보자면 먼지털이와 맥락을 같이 하긴 하지만, 그 감동과 어머니의 사랑이 깊이를 비교하자면 정말 말도 안되는 비교이긴 하다.

 

 

어쨌거나, 우리가 가슴 뭉클하게 느껴봤을 어머니의 사랑을 너무 따듯하게 그려주는 동화책이기에 내용도 먹먹하고, 그에 나오는 그림 하나하나도 먹먹하고 따듯해서 놓치기 아쉬운 동화책이었다.

 

어린시절 한번쯤은 꾀병으로 학교 가기를 싫어하는 우리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은 그 빈도가 상당했다.  처음 시작은 학교 가는 길목의 어느 묘지앞에서 드러누워 놀다 도시락을 까먹고 집에 가기를 반복하다 어느새 부터는 아예 집에서 나가지 않는 꾀병이 늘어 버렸다.  비가 와서, 눈이와서, 그리고 준비물이 없어서 학교가기를 싫어하는 나에게, 어머니는 어느날 왜 학교가기가 싫으냐고 물으신다.  뭐, 특별한게 있겠는가.  재미 없고, 가기 싫고, 공부하기 싫고.......

 

그러자, 어머니는 "나"를 학교가는 길목까지 데려다 주기로 하신다. 그런데, 여기서 어머니의 이슬털이가 나온다.  밤새 이슬이 내린 길을 어머니가 앞장 서 가며 이슬을 어머니의 바지로 전부 걷어주시는 거다.  혹은 지팡이로 걷어주시는 거다.  그렇다고 "내" 바지가 젖지 않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면 어머니는 새신발로 갈아주신다.  그걸 신고 학교를 가라고.......  어찌 "내"가 이런 모습에 감동받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내"가 이런 어머니의 모습을 외면하고 학교를 땡땡이 칠 수 있을까.

 

 

다 읽고 나서 내 마음도 역시나 먹먹하고 따듯해서 뭉클해졌다.  헌신적인 우리 엄마의 모습을 보는거 같아서 아프기도 하고 따듯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 뭐라 말로 표현못할 마음.  그저, 이 동화책을 읽으면서는 그 한마디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엄마,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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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캣의 스카프 희망을 만드는 법 8
임경섭 글.그림 / 고래이야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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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동화책을 읽으면서 인생을 배우고,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만큼 짧은 글과 그림에서 감동과 깊이를 준다는건 대단한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 동화책도 사실 처음엔 그다지 깊이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없었다.  그냥 흔하지 않은 미어캣을 주인공으로 했고, 그 미어캣들이 하나같이 스카프를 하고 있는 모습이 우습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냥 좀 웃기는 이야기인가 했다.  그런데, 뭐랄까.......
 
동화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이런 깊이 있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감탄을 하게 되는 거다.
 
미어캣은 "남아프리카에 분포하는  몽구스과에 속하는 포유동물이다. 몸길이는 50cm 정도인데 그 중 꼬리가 20cm쯤 된다. 몸무게는 1kg이다. 앞발에는 구부러진 강한 발톱이 있어서 굴을 파기에 알맞고, 뒷다리는 짤막하다. 머리는 둥글넓적하고, 코는 뾰족하다. 털은 은빛이 도는 갈색이고 등에 짙은 줄무늬가 있다." 라고 검색해보니 나온다.  남아프리카라는 건 동화책을 읽으면서 알긴 했지만, 찾아보니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든다.  동화를 읽고 검색하거나 그러는 편은 아닌데, 미어캣이라는 흔하지 않은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았기에 궁금증이 좀 일었다.
 

 
어쨌거나 이 미어캣중에 하나가 어느날 빨간 스카프를 해온다.  그리고 자신처럼 멋진 미어캣만이 스카프를 할 수 있으며, 자신에게 먹이를 많이 가져다 주는 미어캣에게 스카르플 준다는 말에 너도나도 사냥에 열심이다.  그리고, 하나둘 빨간스카프를 하는 미어캣이 늘어난다.  그리고 스카프를 차지하지 못한 미어캣들은 불안해지고 더 사냥하기 위해 잡고, 잡고 또 잡는다.  그런데, 어느날 빨간 스카프가 하늘색 스카프로 바뀐다.  더 많이 잡는 미어캣들의 스카프 색이 또 바뀌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 참 너무도 인간의 욕심들, 욕망들이 그대로 표출된 동화인것만 같아서, 읽는 내내 뭔가 멍해지고 가슴아파 지는 이야기였다.  점점 욕심을 내고, 점점 색다른 것을 추구하지만, 결국 그 끝은 없고, 더 많은 욕심들이 자리를 차지 하는 상황.  하지만, 과연 그 후에 남는건 뭐란 말인가.
 
동화책이면서 상당한 깊이와 고민을 안겨주는 동화책이었다.  인간의, 우리의 현재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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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팅 1
조엘 샤보노 지음, 임지은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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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끔찍하고 무서운 현실이다.  분명 가상의 이야기 이고, 미래의 이야기지만, 이게 현실이라는 사실을 받아 들이지 않을 수 없음으로 그게 더 끔찍하고 무서운거다.
분명 상상의 나래로 펼쳐진 이야기인데도 왜 이렇게 현실적인 것인가? 
 
지금의 우리나라는 대학을 가기위해 전쟁아닌 전쟁을 치른다.  그런데, 이 책의 이야기도 대학을 위한 테스팅이 주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게 생존을 향한 이야기다 보니 특이하면서도 새롭고, 그리고 끔찍하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인간의 욕심으로 지금의 세계가 파괴돼 버린 미래.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일상의 것들이 꿈이 되어버리는 세계가 발생하는 것이다.  흔하게 마시는 물 조차 구하기 힘들어지고, 전기나 그외 먹을 것들이 없어지는 끔찍한 미래.  어느 누구의 잘 못이라고 치부하기엔 서로 물고 물리며 전쟁을 치루는 과정에서 생겨난 이야기다.  제 7차 전쟁까지 이어진 소모전에서 우리는 모든것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 폐허가 된 삶 속에서 미래를 재건하기 위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테스팅에 불리운 아이들.
과연 그들의 앞날엔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는 것인가.
그리고 테스팅의 현실은 과연 어떤 모습인가.
 
고작(?) 대학으로 가기 위한 관문에 생사가 걸린 끔찍한 테스팅.  강한 리더쉽과 인재를 찾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하는 테스팅은 끔찍하고 두려운 모습으로 우리의 주인공 시아를 압박해 온다.  그 누구도 믿어선 안되는 이런 현실이라니......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이게 정말 미래에서만 있을 법한 일인가! 라고 되뇌게 된다.  지금도 비록 이런 테스팅이 이뤄지는건 아니지만, 적나라한 인간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돼 있어서 상상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더 두렵고 끔찍한 현실적인 현실인 것 같다.
 
어리지만 통찰력이 뛰어난 여전사를 새로 만나는 건 기쁜 일이지만, 이런 끔찍한 이야기가 현실로 나타 날 것만 같아 불안한 맘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책이 책으로서 끝나는게 아니라, 마치 내가 살고 있는 지금, 머지 않은 미래에 일어 날거 같아 무서운 거다.  책장을 덮기까지 진지하게 인간의 욕심과 미래,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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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책임지는 책 - 모두 안전하게 자라서 어른이 되자 채인선 작가의 책임지는 책 시리즈 1
채인선 지음, 윤진현 그림 / 토토북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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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아이들을 안전을 책임지는 책이라......  요즘은 참 아이들의 동화책이 나날이 발전해 간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과연 동화책이 어디까지 안전을 책임 질꺼나?  우리 꼬맹이에게 어떤 가르침을 줄까? 하는 의심을 먼저 가졌던 듯 한다.

 

 

책을 펼치니, 뭔가 툭툭 튀어나오면서 아이들의 안전에 대해 자세히 가르치고 있다.  길을 갈때는 앞을 똑바로 쳐다보고 허리를 펴고 걸어야 하며, 요즘처럼 핸드폰을 쳐다보며 걷다가 넘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하고, 칼을 함부로 조심성 없이 다루다보면 손을 베일 수 있다는 그림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고 있다.  실지 우리 꼬맹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설명을 해 주니, 또 말귀를 알아듣는다.  그림과 함께 하니 훨씬 효과가 두배인 모양이다.

 

 

집에 혼자 있을때의 대처 방법과 (그러고 보니 우리 조카 혼자 있을때 택배라고 했더니 그냥 문 열어준모양이더만...... 우리 조카도 교육이 절실하다.) 보이스피싱등의 사기전화가 걸려올때 대처 방안들도 두어장의 만화로 이루어져 있다.

오, 이 동화책 꽤나 유용하구나.

 

 

특히, 나도 사람 많은 곳에서 아이를 잃어버릴까 제일 불안한데, 여기선 아이와 미리 약속을 하고 들어가는 장면에서 아하~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 들어가기 전 혹시나 엄마나 아빠를 잃어버리면 어디 어디서 만나자. 라는 약속.  이거 정말 절실한 교육이지 않나 싶다.  아이들은 무작정 헤매고 보니 오히려 만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약속을 정해두면 그래도 아이가 거기서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아직 우리 꼬맹이 말귀를 제대로 못 알아들으니 조금만 더 자라면 이런 약속은 꼭꼭 지켜서 사람 많은 곳에 들어가기 전에 약속을 해야겠다.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에게도 교육을 시켰지만, 오히려 내가 많이 배웠다.  아이와 함께 할때 조심해야 할 것들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불이 났을때의 행동 요령등,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잊었던 부분들을 상기하고, 몰랐던 부분은 다시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우리 꼬맹이에게도 이런 이런 장면들을 보여주며 교육을 시키니 일석이조의 책이다.  요즘 동화책들 참 좋구나 좋아.  이 동화책은 정말 교육적으로나 뭐로나 유용하기 까지하다.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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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2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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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쳐 미쳐 미쳐.  진짜 나쓰메 소세키 옹 때문에 나는 한달에 한번쯤은 킥킥 넘어가 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에 읽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나를 홀딱 반하게 하더니, 이번에는 <도련님>으로 또한번 포복절도 하게 만든다.  어찌 이리도 앞뒤재지 않는 무모함의 도련님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세상물정 하나 모르는 정말 천둥벌거숭이 같은 도련님.  그런데, 어이할꼬.  나는 참 좋다.  좋으다.  이 도련님이 좋으다.  그리고, 그런 도련님을 만들어 내는 나쓰메 소세키 옹이 좋으다.  좋다.

 

 

어릴적 장난치기는 우리의 놀부 아저씨 저리가라고, 개구쟁이 짓이란 짓은 다 하고 자란 우리가 보기엔 귀여우나, 집안에서는 골치덩이인 도련님.  어디에도 얽매임이란 없고 자신의 생각대로 밀고 나가는 뚝심까지 있다.  그리고 참 바보스럽게도 타협이란 어디에서고 찾아 볼 수 없다.  장난을 치고 벌을 받더라도 비겁하게 도망가는게 없다.  그런 장난을 쳤을때는 벌을 각오해야하고, 그 벌을 받아야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웃기지만, 뭔가 뚝심마져 느껴지는 도련님이다.

 

 

그런 도련님을 집안식구 모두 외면해도 자신의 집에서 일을 봐주는 기요할멈은 너무도 사랑해 준다.  그래서 스스로는 왜 그런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 나는 어째 기요할멈의 맘을 이해할거 같다.  그의 개구쟁이 짓에 질리겠지만, 왠지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먼저 드니 말이다.

 

게다가 나쓰메 소세키 식의 유머에 홀딱 넘어가니, 그가 창작해낸 도련님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게다.  "앞뒤 생각없이 굴어 앞날이 걱정이라고 어머니는 말했다.  역시 제대로 되진 않았다.  보시는 대로 요 모양이다."  스스로를 보는 통찰력(?)이 굉장하다.  소세키 옹의 이런 표현이 나는 어찌나 즐겁고 유쾌한지.......

 

 

역자의 말마따나 학교 선생님이 된 도련님의 이야기지만, 학교를 다니는 개구쟁이의 일기장을 훔쳐 본 기분이다.  물론, 이번에도 역시 송태욱 역자님의 번역 또한 멋졌다.  옛것의 맛과 소세키옹 만의 글의 느낌을 잘 살려주신다.

 

책 내용을 깊이 파고 들자면, 100여년전에 씌여진 글임에도 불구하고 촌스럽지 않으며, 학교속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를 파악해 지금 현시대의 상황을 접목해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겠지만, 그리 깊이 파고들기엔 솔직히 내 지식의 깊이가 그리 깊지 않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단지, 이 책을 읽고, 무한 즐거움을 느꼈을 뿐이니,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권위와 점잖음을 내세우는 너구리나 약혼녀를 가로채는 간사함의 빨간셔츠나 그에 알랑거리며 온갖 아부를 떠는 알랑쇠나 무슨변을 당해도 그저 허허러움으로 적당히 넘어가버리는 끝물호박, 욱하는 성질에 그래도 의협심은 넘치는 산미치광이에 무한한 사랑을 안기는 기요할멈등 등장인물들 하나하나를 되짚어보면 지금의 시대와 따지고봐도 별반 다름이 없는 인간군상들이다.  지금도 권위, 권력에 그저 안주하는 사람들이 있고, 간사한 사람이 있고, 아부의 극치를 달리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말이다.  소세키 옹은 그런 인물들을 이 <도련님>이라는 책에서 열거하며 그들이 저지르는 일들을 비틀고 있다.  그게 킥킥대며 읽으면서도 보인다.  그들의 행태들이...... 그리고 그들이 저지르는 일들이.

 

 

또한번 멋진 그의 글의 진수를 맛보며, 이런 작가이기에 백년이 지나도 사랑받을 수 있는 거라는 느낌을 갖는다.  아, 진정 소세키 옹..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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