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안녕 - 도시의 힘없는 영혼들에 대한 뜨거운 공감과 위로!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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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발 좋은, 나보다 '어린' 여자는 어떤 글을 쓸까 궁금했다. 팟캐스트에서 김현진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가인데, 녹즙 배달을 했단다, 그리고 직장 생활을 했단다, 그것도 잠깐 얼굴마담으로 한 게 아니라 생계를 위해 꾸준히. 뭔가 다르다 싶었는데, 역시 글을 읽는 내내 말을 재미있게 하는 재주도 있었겠지만, 내 20대가 생각나서 마음이 아련해 졌다. 나도 잊기 전에 내 20대를 기록해야지.

집 이사다니는 부분에선 나도 서울 와서 이사 다니던 생각도 나고, 하수구 막혀서 고군분투 하는 장면에선 나도 옥탑방 얻어 살때 한겨울 수도와 보일러가 얼어서 난감헀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집 주인과 아주 대판 싸우고는 1년을 못채우고 나왔는데 그 때 옆집에 살던 여의도 직장 다니던 언니는 그 참에 집을 사서 나갔고, 그 이후 들어온 홈쇼핑에 다니던 대구 남자는 자기가 그 동안 직장 생활해 모은 돈으로 부모님 도움 전혀 받지 않고 이 옥탑방에 들어왔다며 꽤 자랑스러워 했는데, 다들 잘 살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나도 그리 가난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고액연봉자도 아니여서 신림동으로 당산동으로 그리고 다시 신림동으로 전전하던 20대 시절이 있었다. 학교 다닐 땐, 다들 비슷비슷한 동네에 살다보니 "너 어디 사니?"하는 질문이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서울와서 "어느 동네 사세요?"라는 질문이 재산과 연결된다는 걸 알았을 때, 신림동에 산다는 대답이 왠지 부끄럽기도 했다. 반지하에 살더라도, 그게 옥탑방일지언정 "강남 살아요."라고 대답하는 것과 느낌이 좀 다르니깐. 그렇게 생각할 때도 있었다는 거고. 지금은 내가 꿋꿋이 잘 버텨온 20대가 나도 자랑스럽다.

작가처럼.

김현진 작가 참 맘에 드는 게, 어찌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질.구.질.하게 보일 수 도 있는 본인의 모습들을 참으로 떳떳하게 써냈다는 거다. 글이 그렇다는 건, 본인도 그런 마음 가짐이라는 거겠지.

 

당신도 나도 20대 시절, 참 잘 버텨냈어요~! 그렇게  30대도 잘 버텨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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