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는 일주일
조너선 트로퍼 지음, 오세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가족간의 끈끈한 정이라면 한국 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는데, 미국도 힘들 땐 역시 가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꾸역꾸역 모여든 4남매. 등장 인물들이 너무나 인간적이다. 엄마는 유명 양육박사지만, 자식들은 그렇게 사회적으로 잘 자란 것 같진 않다. 잘 자라다는 기준도 애매하지만. 그리고 동성애자로 커밍아웃. 큰 아들은 동생을 도우려다 개에 물려 운동 선수의 꿈을 포기해야 하고, 그리고 아내는 아기를 그렇게도 바라지만 아기가 없다. 둘째인 딸은 바쁜 남편에 아기 셋, 그렇지만 옛 애인과 섹스를 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게 도덕적으로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참... 당당하다. 그리고 셋째인 동생 저드도 이해할 정도이니. 실질적인 이 소설의 주인공인 셋째 아들은 어떻고. 그럭저럭 잘 산다 싶었는데, 아내가 그의 직장 상사와 불륜관계고, 거기다 자신의 딸을 임신했다고 하질 않나. 넷째는 이 여자 저 여자 바람둥이면서 이번엔 40대 상담사를 사랑한다고 집으로 데려왔다. 아이쿠야.... 참 바람잘날 없는 가족이구나 싶다.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길 읽다보면, 인생이란 게 그렇게 깨꿋하고 완벽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때론 너덜너덜하고 울퉁불퉁하게 산다. 그게 인생 아닌가.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하지만, 그 상황에서 가족이 서로 부딪혀 가면서 이 소설에선 주먹이 오고가면서 피를 흘리기도 하면서 치유해 가는 것.

 

나는 주인공 셋째 저드가 아내와 관계가 틀어지고 옛날 고등학교 때의 친구 페니를 만니는 장면에서 페니가 좀 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드야 자신을 찾아가고 치유해 가는 과정에서 페니를 거쳐가는 거지만, 페니는 무슨 잘못인가.

그리고 넷째 필립이 데려온 트레이시는 어떻고. 결국 가족들은 필립을 제대로 아니깐 트레이시에서 당신은 더 좋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떠나라고 충고한다. 여기서 미국과 한국의 차이점 발견. 한국이라면 시월드의 세계를 보여줬겠지. 엄마는 아들에게 더 잘하라고 구박하고 시누는 시기하고 ㅋ.

트레이시가 저드에게 한 충고가 요즘 내가 하는 고민이라 받아 적어본다.

"저드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했잖아요? 혼자 있기가 두려웠겠죠.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도 아마 배후엔 그 두려움이 숨어 있을 거예요.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사랑을 발견하려고 너무 초조해하지 말아야 해요. 때가 되면 자연히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겠죠. 혼자라는 것에 좀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요. 그러면 오히려 힘이 생길 거예요."

혼자 있는 건 더 이상 두렵지 않는데,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사랑이 올려나 그런 초조함은 있다.

그런데 이 말 역시 40대에 아직도 사랑을 찾지 못한 헛톡톡이 박사가 한 말이라서 ....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내가 이렇다는 것에 대해서 우울해 할 필요도 없고, 완벽해 보이는 남들을 부러워 할 필요도 없다. 그도 그냥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다. 뭐 그런 생각이 들게 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