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 육아 - 어느 조용하고 강한 내향적인 엄마의 육아 이야기
이연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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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끌렸다. 

엄마표 교육을 했다는 저자들은 어찌나 능력이 뛰어난지,

혹은 육아서를 내는 엄마들을 보면 에너지가 넘쳐서 읽으면서 나는 어쩌나, 우리 아들은 어쩌지하는 걱정부터 앞서게 됐는데, 이 저자는 내향적이라고 본인을 소개한다. 

저자의 기질이 내향적이라곤 하지만, 육아는 열정으로 가득찼다는 느낌이었다. 

자장가로 구구단을 외워줬다고?

유리 냄비 속을 물이 끓는 모습을 보면서 대류현상을 설명해 줬다고?

아는 것도 참 많은 엄마구나.,... 

아이가 영재발굴단이라는 티비 프로에 나올 만큼 똑똑한 건 그만큼 엄마가 많이 받쳐줬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솔직히 엄마의 기질이 내향적이다는 거지,

엄마 육아가 소극적인 건 아니다. 

제목만 보고 오해는 금물!!!


이 책에서 영재발굴단에 나올만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일상에서의 교육 팁은 유용하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그닥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데, 일단 내용이 산만하다.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면 차라리 나았을까. 엄마 스스로 본인은 내향형이다는 말이 너무 반복적이다. 

그리고 육아서를 꽤 많이 읽고 있는 육아서 덕후로 왠지 이 책은 저자 본인이 쓴 것 같지가 않다는 느낌이다. 내향적이 은근슬쩍 자신을 자랑할 수 있을까. 정말 저자가 본인이 100% 다 썼다면 굉장히 실례가 되는 말이란 걸 안다만. 읽는 내내 이건 이 사람이 쓴 게 맞을까?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 아마 "내향형 저자"라는 이미지가 확 꽂혀서 그런 걸까.

 


육아동지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부분들에 밑줄긋기 -----------------------

p65 모든 아이가 다르듯 모든 엄마도 다르구나. 모두가 타고난 영역과 살아온 세월, 체력과 환경이 다르니 당연한 일이다. 아이의 다름은 인정받지만, 엄마의 다름은 쉽게 간과된다. 아이의 기질은 세심하게 분류되지만, 엄마의 기질은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는다. 

어느 학자는 내향성과 외향성을 '기질의 남과 북'이라 칭했다. 이 스펙트럼의 어느 지점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성격, 선택과 행동, 삶의 양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하지만 엄마들은 줄곧 '엄마'로만 뭉뚱그려졌다. 


p145 페파피그(peppa Pig)나 찰리와 롤라(Charlie and Lola) 시리즈처럼 유캐한 책을 읽어주다 보면 거짓말처럼 기분이 나아졌다. 


p160-161 프랑스의 작가, 다니엘 페나크는 책 읽는 이의 권리를 이렇게 정리했다. 

책을 읽지 않을 권리, 건너뛰며 읽을 권리,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다시 읽을 권리,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마음대로 상상하며 빠져들 권리,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p315 쉽게 상처받는 사람은 잘 안다. 내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면 저 사람이 상처를 받을지, 그 상처가 그의 마음을 어떻게 괴롭힐지. 하여, 어떤 이유로든 아이에게 무례했던 날에는 밤새 끙끙 앓았다. 아가, 정말 미안해. 엄마가 힘들어서 그랬어. 잠든 ㅇ이에게 안고 하는 사과는 서글펐다. 


p333 그럼에도 '엄마는 아이가 잠들면 무조건 같이 자야 한다'는 말에는 백 프로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일찍 잠들고 잘 자는 게 중요함을 잘 안다. 실제로도 그렇다. 육아는 잠과의 싸움이니까. 

하지만 육아기의 무기력증과 우울감은 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불을 끄고 누웠는데 머릿속이 너무 시끄럽다면, 털고 일어나 뭐라도 하는 게 나았다. 기어코 자겠다는 결심을 버리는 것이다. 


p334 엄마가 되면 누구나 작가가 된다고 한다. 새로운 삶과 함께 쏟아지는 한탄과 감탄, 정신 승리를 글로든 그림으로든 사진으로든 남기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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