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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가 이긴다
신상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우연히 읽게 된 책이다. 그즈음에 내 기분이 우울했을지도 모르겠다. 제목을 보니 분명 자기계발서임에 틀림없고 이런 책을 읽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유머를 즐기며 산다고 생각했었기에 평소 같았으면 그냥 넘겼을지도 모를 책이었다. 한데 궁금했다. 유머가 이긴다 고 하니 유머를 즐기지만 유머스럽지 못한 내가 읽으면 유머스러워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그도저도 아니라면 이 책을 읽기 전에 개그맨 남희석의 유머스러움을 직접 봐서 일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나를 즐겁게 해주고, 나를 웃게 해주는 사람이 내게 주는 힘은 그 어떤 힘보다 크긴 큰 것 같다. 웃으면서 우울했던 생각들이 싹 사라져버렸으니, 그게 비록 그 순간 뿐이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나도 좀 유머스러워졌으면 좋겠고나, 늘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어쨌거나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잡상인이 혁대를 팔고 있었는데 1개도 팔리지 않았다. 그러자 잡상인은 이렇게 말했다.
"1개도 안 팔렸지만 저는 절대 좌절하지 않습니다. 저에겐 다음 칸이 있으니까요."
자기계발서가 나에게 도움을 줄 때는 희한하게도 항상 그런 때다. 어떤 일로 기분이 급다운 되어 있을 때나, 내게 보이지 않는 어떤 힘과 격려가 필요할 때다. 신기하게도 내 몸이 당이 필요하면 단 게 당기듯이 정신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위로와 격려, 힘이 되는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생전 거들떠 보지 않던 분야라도 저절로 눈길이 간다. 그래서 책이란 어떤 사람에겐 엄청나게 좋은 책이 되고, 또 다른 사람에겐 종이 아까운 책 취급을 받기 일쑤다. 하긴 어떤 책인들 취향의 차이가 있을테니 안 그렇겠냐마는 자기계발서의 경우는 그 정도의 차이가 심하게 벌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내가 공감한 부분들은 이런 거다. 착한 유머와 긍정적 부정, 적재적소에 유머를 사용하되 상대에게 '독'이 되지 않고 '득'이 되게 하는 유머들 말이다. 상대를 웃긴다고 내뱉은 말이 오히려 그 상대를 비참하게 만들거나 상처받게 만든다면 그건 이미 유머가 아니다. 또한 대화법에서도 부정적인 지시보다는 긍정적인 질문형 문장이 더 효과적이라는 거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이 상자를 절대 절대 절대로 열면 안 돼, 아저씨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 열지 마!" 라는 말과 "아저씨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돌아오면 우리 함께 열어보자. 알았지?" 의 차이는 수억 배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효과도 없으면서 사람 기분만 나쁘게 만드는 부정적인 표현들은 무의식중에 나올 수 있는 것들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런 적이 많았고,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다.
힘든 어떤 일이 생겨 그걸 상대에게 표현 했을 때, 유머가 있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에게 그 일을 전과하진 않을 거다. 전과한대도 기분 좋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겠지. 암튼, 기억력이 쇠퇴하여 이 책이 말하는 모든 것을 달달 외우며 바로 유머스러워진 것은 아니지만 유머가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든다는 것 하나 만이라도 알게 되었다는게 중요하다. 또 유머를 가진 자는 미인을 얻을 수 있고(개그맨들이 예쁜 여자들과 결혼하는 것만 보더라도^^), 징징거리며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보다는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조금은 알게 되었다나.
그럼, 나는 징징거리는 타입일까, 유쾌한 타입일까?!
"마라톤에 골찌로 들어온 친구에게 어떻게 달렸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까? '열심히 뛰었다'고 말하겠지? 그러면 1등으로 들어온 친구는 뭐라고 대답하는지 알아? '재미있게 뛰었다'고 말한다 고, 열심히 꼴찌만 하지 말고 재밌게 1등 좀 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