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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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질문이란 대개 쓸모없는 것들이야. 답이랍시고 돌아오는 것도 거짓말이거나, 믿고 싶지 않은 것들이고.”

_”슬픔은 힘이 세죠. 사람의 세계관을 바꿔 놓기도 할 만큼요.”

_때로 우리는 스스로를 구한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용서를 찾아 헤맨다. 그리고 세상은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그것을 베풀곤 한다.

_그 무렵의 내가 행복하게 지냈던 기억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행복을 잃고 나서 뒤늦게 행복했던 것을 알아차리는 경우는 자주 있게 마련이다.

_사랑은 중력 같은 게 아니에요. 그냥 늘 존재하는 거라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선 안 돼요. 그러니까 나는 계속 그렇게 기다릴 게 아니라, 마땅히 내 손으로 삶을 개척해야 했던 거죠.

_세상은 갖가지 크고 작은 방식으로 변해 버렸지만, 그중 어떤 것도 나를 바꾸지는 못했다.

_죽음이야말로 삶이 만들어 낸 가장 멋진 거예요. 나는 날마다, 매 순간마다 내가 죽을 거라는 사실을 되새기고 두려운 일에 도전해요.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숨이 거칠어지게 하는 일들 말이에요.

_이제 그들을 갈라놓은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권태였다.

_이루고 싶었던 모든 것을 다 이루지 못한 채로, 보고 싶었던 모든 것을 다 보지 못한 채로, 알고 싶었던 모든 것을 다 배우지 못한 채로, 그러나 한 여자의 삶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을 누린 채로. 내 인생은 하나의 호(弧)가 될 터였다. 시작과 끝이 있는.

_”죽음 없는 삶이 변하지 않는 삶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에요. 우리는 사랑에 빠질 때도 있고, 사랑에서 벗어날 때도 있어요. 연애든 결혼이든, 우정과 우연한 만남이든, 모든 관계에는 포물선이 있어요. 시작이 있고 끝이 있고, 살아가는 시간과 죽음이 있는 거죠. 엄마가 찾는 게 상실이라면 그게 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돼요.”

_”나는 여러 번의 삶을 살면서 이미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어. 어떤 것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으로 끝을 맺어야 하는 법이란다.”

_믿음의 문제란 모름지기 그 끝에 이르면 합리에 기반한 주장으로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게 마련이고, 거기서는 도약을 하는 수밖에 없다.

_ #켄리우 #소설 #호(弧) #어딘가상상도못할곳에수많은순록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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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 이 #소설 👍 #책 읽느라 #운동 을 놓쳤다. #단편 하나 읽었을 뿐인데 긴 삶을 살다온 기분이야.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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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 #신간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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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의 부탁 문학동네 청소년 49
진형민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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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도 담담하니 좋았고, 이 스토리도 재미있었다. 오해는 역시 대화로 풀어야 한다. 아이나 어른이나...(뜬금없는 밑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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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일기 - 우리가 함께 지나온 밤
김연수 지음 / 레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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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시작한 사랑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고, 그러니 어떤 사람도 빈 나무일 수는 없다고, 다만 사람은 잊어버린다고, 다만 잊어버릴 뿐이니 사람은 기억해야만 한다고, 거기에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그들은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고.(330)」

책을 구매하고 한참이 지났다. 에세이니까 하루면 뚝딱, 해치울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누구도 아닌 김연수 작가의 에세이니까 그리고 제목처럼 한 시절의 이야기를 글로 담아냈으니 얼마나 많은 나날들이 나의 시절과 함께 떠오르겠는가. ‘우리가 함께 지나온 밤’들이...

누군가는 아직도, 라고 말하지만 어떤 일들은 영원히 기억해야할 것들이 있지. 그게 사랑이든 이별이든 그 무엇이라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내게 혹은 이 세계에 일어났을 때, 내가 제일 먼저한 일은 뭔가를 끄적이는 일이었다. 이런 끄적임이 한 편의 글로 완성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게 어떤 글이든, 쉽게 쓰여지는 글은 없다.(8)」

‘쉽게 쓰여지’지 않았으니 쉽게 읽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쉽게 읽어나갈 수 없는 글들, 한 편 한 편 ‘읽어내는’ 글들마다 우리가 지나온 그 시절을 돌아보고 떠올리며 긴 숨을 내쉬게 하는, 밑줄을 긋고 문장에 공감하며 또 한참을 생각하다 그만 책을 덮을 수밖에 없는, 그러기를 여러 날이었다. 빠름과 가벼움과 쉬움이 화두인 요즘에 여러 날동안 펼쳤다, 덮었다 할 수 있는 책은 많지 않아 그래서 더 좋았던.

「변함없이 눈부신 그 여인의 말은 다음과 같다.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지극히 아름답지요. 그리고 늙으면 그 사실을 더 잘 알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 생각하고 기억하고 사랑하고 감사하게 돼요. 모든 것이 감사하게 되지요. 모든 것에.” (...) 할머니는 덧붙인다. “나는 악에 대해 잘 알지만 오직 선한 것만 봅니다.” 이런 할머니들이 있어 나는 또다시 장래를 희망하게 됐다. 그렇게 해소 나의 장래희망은, 다시 할머니, 웃는 눈으로 선한 것만 보는 할머니가 됐다.(31)」

악을 보고 그 악에 대해 말은 하지만 그 악에서도 선한 것을 찾아내보려는 노력. 침묵이 아니라 뭐라도 끄적이면서 지켜내고 싶은 기억. 그 기억들이 <시절일기>에 담겼고 그 일기를 읽으며..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관계와 사랑, 고통과 삶, 늙음과 젊음, 빛과 어둠, 진실과 망각 그리고 ‘세월’과 애도, 글쓰기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므로 긴 독서는 무죄!(-.-) 그 깊이만큼 함부로 쓸 수 없는 리뷰라고나 할까.

「이건 충분히 가능한 마음이리라. 어른들이 이런 가능한 마음을 꼭 붙들고 있는 동안, 그 소년은 어떤 꿈을 꿨다. 그러니까 소녀의 눈으로 멀어지는 자신을 바라보는 꿈. 가능한 마음들이 저마다 자기부터 이해해달라고 아우성치는 이런 세상에서, 소년은 그런 불가능한 꿈을 꿨다. 글쓰기에도 꿈이 있다면, 아마도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런 꿈을 꾸기 위해서 작가가 신이 될 필요는 없다. 아니, 그 누구도 신이 될 필요는 없다. 단 한 번만이라도 다른 사람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98)」

나만 좋으면 되고, 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더 어려운지는 우리도 잘 안다. 비단 글쓰기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이 그럴 것. 그 어려운 걸 해보고 싶다, 는 다짐을 <시절일기>를 덮으며 해보았다. 말은 쉽지, 쉽지 않음을 알면서도...

「타자의 고통 앞에서 문학은 충분히 애도할 수 없다.. 검은 그림자는 찌꺼기처럼 마음에 둘러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애도를 속히 완결지으려는 욕망을 버리고 해석이 불가능해 떨쳐버릴 수 없는 이 모호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문학의 일이다. 그러므로 영구히 다시 쓰고 읽어야 한다. 날마다 노동자와 일꾼과 농부처럼, 우리에게 다시 밤이 찾아올 때까지.(49)」

「이 인생에서 내가 제일 먼저 배웠어야 하는 것은 ‘나’의 올바른 사용법이었지만, 지금까지 그걸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걸 모르니 인생은 예측불허,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이런 형편인데도 불운한 일이 벌어졌을 때, 그게 다 ‘나’의 사용법을 몰라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게 다 다른 사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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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한창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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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개도 모자라는 글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의지와 생각을 보여주는
‘진짜 좀 멋있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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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지음 / 교유서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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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날의 사랑을 기억해내는 데 있어서도 남자와 여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즉, 여자는 연장되지 않은 사랑의 대상에 대하여는 깡그리 잊어버리고 현재의 사람에 관한 가까운 기억으로 대치시킨다는 것이며, 아니면 할머니나 삼촌이나 사촌 형제나 또는 어린 시절의 소꿉친구를 떠올리듯이 친근하고 일상적이던 추억을 간직한단다.

그에 비하면 남자들의 흘러간 사랑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이 퍼즐을 맞추어놓듯이 여자와 가졌던 에로틱한 순간들을 모아서 간직하거나, 좋고 나쁜 일에 대해서도 전체의 줄거리는 잊어버리고 어느 시간의 미세한 부분만을 곰살궂게 기억한다는 것이다.

흔히는 남녀가 그 반대일 것이라고 여기다가도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보면 맞는 구석이 많은 것 같다. 거친 세상으로부터 따로 떼어놓은 감각적이고 부질없는 순간들과 잠재된 욕정이 오히려 남자들의 옛사랑에 대한 추억의 본모습이라니, 어쩐지 수컷이 슬프게 여겨진다.

프로이트 선생의 말씀을 들지 않더라도 성욕과 식욕은 어릴 적부터 잠재되어 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지배한다. ‘남녀가 함께 밥을 먹으면 정든다’는 우리네 속담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영혼의 집』으로 유명한 칠레의 작가 이사벨 아옌데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와 같이 먹었던 요리에 대한 얘기로 책 한 권을 쓸 정도였다. _「기억의 고리, 그 시작의 끝」 중에서

 

_황석영 쌤의 이 책을 나는 이제서야 읽었다. 벌써 개정판이 두번이나 나왔던 책이라는데..

먹방이 대세인 요즘, 그런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로 가득하다.

읽다 보면 추억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나와 공유하는 음식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도

그 옛날 엄마를 통해 할머니를 통해 먹어보거나 들어봤던 음식들의 이야기가

황쌤의 추억과 맞물려 내 추억까지 끌어온다.

첵을 덮고 나니 그랬다. 엄마가 연탄불에 구워준,

어릴 때 먹던 꽁치가 먹고 싶어졌다. 엄마표 육개장이 먹고 싶었고,

엄마가 매콤하고 맛있게 만들어준 장떡이 먹고 싶었다.

그렇게 엄마가 보고 싶게 만드는 책. <황석영의 밥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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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6-03-15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기회에 일독해야겠습니다.

readersu 2016-03-15 17:47   좋아요 0 | URL
네! 좋아요^^
좀 옛날이야기라서, 걱정을 하며 읽었는데...(나이가 들었는지, 다 알 것 같은..)
또 여자라서 그런지 앞부분에 군대이야기를 해서 낯설기도 했는데..
읽다 보니, 점점 재미있어지고, 아, 좋다..막 그런 느낌도 들고...그랬어요.
그동안 빛을 못 본 작품이라는데..왜 그랬을까, 싶어요.^^